마치 영화 주인공같이 나타난 경찰관은 즉시 손님의 호주머니를 뒤지더니 핸드폰을 꺼내 손님의 집으로 전화 연결! 순찰차의 안내를 받으며 손님 집 앞에 가니 부인이 나와서 기다리다가 다소곳이 절하며 나에게 대리운전비를 주고, 순찰차는 손을 흔들며 떠나 가고... 환상이었습니다. 내가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게 왜 꿈같은 이야기냐구요? 제 이야기를 들어보시지요. 박정희, 전두환같은 미친 인간들 밑에서 험악한 세월을 살았던 50대 남자의 이야기입니다.
마침 오늘 서프에서 전두환 동영상을 보니 이 글을 쓰지 않을 수가 없었다는 거.....
어린 시절에 제가 일제 시대를 생각해 볼 때 이해가 안 되는 일이 하나 있었습니다.
수천명이 사는 동네 주재소에 일본인 순사는 겨우 한두 명이었다지요. 그런데 그 놈들 때려 죽이는 일이 왜 불가능했을까......
백범 김구 선생은 실제로 하나를 때려 죽였었지요. 그러나 그런 일은 그 양반이니까 가능한 일이었고....
지금 젊은 세대는 아마 전두환 동영상을 보면서 제가 일제 시대를 이해 못했듯 전두환 시대를 이해를 못하고 있을 것입니다.
전두환에게 절하는 연예인을 보며 비웃고들 있지 않을까요....
좀 더 커서야 저는 알았습니다. 대중의 공포가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를....
군대 가서 시범 케이스의 위력을 보고 나서 깨달은 진리였지요.
한 놈만 거의 죽을 정도로 패버리면 전체 내무반을 다스리는 것은 식은 죽 먹기라는 것을....
노무현 대통령께서 6.10 항쟁은 겨우 절반의 성공을 거둔 것일 뿐이라고 일갈하셨습니다. 며칠 전에는 한나라당이 집권한다는 것은 끔찍한 일이라고도 하셨고....
지금 누리는 이 자유와 이 평화가 공고한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젊은 분들 보시기에 전두환에게 쩔쩔매던 그 당시 사람들이 우스워 보입니까?
지금이라도 대통령이 바뀌어 시범케이스로 몇 놈만 죽지 않을 정도로 패 보십시오.
알아서 설설 기게 되어있습니다.
박정희, 전두환 시대로 되돌리는 것, 식은 죽 먹기인 것이지요.
요즘 경찰서에 가 보십시오. 경찰들이 민원인을 상전 모시듯이 합니다. 얼마나 친절한지 모릅니다. (대리기사도 할만 합니다. 이런 점에서...)
하지만, 하지만 말이죠, 대통령 한 사람 바뀌는 순간에 모조리 도로아미타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저는 압니다.
경찰들은 다시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민원인들에게 쌍욕을 해 가며 벌레 취급하듯 하고, 조금이라도 불평불만을 이야기하면 유치장에 가두기부터 할 것이라는 것을 저는 쉽사리 상상할 수 있습니다.
지금의 이 자유, 이 평화가 얼마나 깨어지기 쉬운 것인가를 저는 안다는 것이지요.
끔찍한 일이, 너무나도 어처구니 없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젊은이 여러분, 공안 정국이란 말을 아십니까?
수구 꼴통이 대통령이 되어서 "공안 정국!" 이라고 한마디만 하면 저는 20년 전의 그 암흑 시대로 지금 당장 되돌아갈 수 있다는 것을 압니다. 시범 케이스로 몇놈만 죽을 정도로 패버리면 말이지요.
정신 차립시다.
끔찍한 일이 내년 초 새 대통령 취임과 동시에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전두환 동영상에 나오는 그 웃기는 인간들이 바로 지금도 우리 옆에서 천연덕스럽게 숨쉬며 살고 있는 사람들인 것을 잊으면 안 된다 이 말입니다. 저들은 순식간에 돌변합니다. 그리고 저들이 돌변하면 우리는 막을 길이 없습니다. 다시 피를 흘려야 한다는 말이지요. 오래 동안....
(요즘 노대통령에게 엉기는 저 기자협회가 전두환 생일축하를 하던 바로 그 기자협회라는 것을 아시지요? 저들은 수시로 돌변합니다.)
저는 그런 시절이 다시 온다는 상상도 하기 싫지만, 올 연말의 대선이 그것을 결정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