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연세대에서 샌델의 강연이 있었습니다. 노천극장에서 했고 6시 50분까지 입장이었고 선착순으로 커피를 나눠주었습니다. 커피를 받고서 자리를 잡는데 일정 구역은 줄로 막아뒀더군요. 언론들의 자리도 있었는데 그건 적고 나머지는 뭐땜에 막아둔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귀빈이라봐야 한줄 정도 찼던것 같군요. 샌델과 눈을 정면으로 마주칠 수 있는 곳은 막아두고 어떤 사람들만 골라서 들여보내주더군요. 조금 기분이 언짢았습니다. 그러더니 갑자기 줄을 풀렀고 사람들이 벌떼처럼 달려가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럴거면 왜 막아놨을까요? 샌델은 기본적으로 새치기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먼저 온 사람이 좋은 자리를 잡을 권리를 가진 것을 부당하게 빼앗았기 때문이죠. 연세대 주최측은 샌델의 책을 한번도 보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주최측이라면 적어도 초청하는 사람의 사상에 부합하는 모습을 보였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자리는 가득차고도 모자랐습니다. 1만명정도를 수용하는 노천극장이 가득차더군요. 우리 나라에서 정의를 갈구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강연이 시작되었고 재밌는 주제들이 토론되었습니다. 인센티브, 암시장, 국방의 의무 등 이런 것들은 과연 시장의 논리가 정당할 수 있는가에 대해 다뤄졌고 샌델 특유의 강의방법으로 토론이 진행되었습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국방의 의무였습니다. 예로 가수 비처럼 해외에서 인기있늠 팝 스타가 자신의 소득의 50%를 기부하여 사회 약자들에게 제공된다면 국방의 의무를 면제받을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이 있었고, 거의 95% 이상의 사람들이 반대에 손을 들었습니다. 여성분들도 상당수 있었는데 말이죠. 찬성측의 주장은 비와 같은 사람은 소수이기 때문에 그다지 문제되지 않는다고 요약되고, 반대측의 주장은 소수일지라도 국방의 의무는 신성한 것이어서 그 돈으로 설령 전투기 한대를 더 사더라도. 국방의 의무는 다른 것과 바꿀 수 없으므로 타락시키는 행위이다라고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샌델은 바로 이 점을 짚어 물질적인 재화는 시장의 논리가 타당할수 있으나 비물질적인 재화는 과연 시장의 논리가 타당할지 충분한 대화와 토론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상당히 유익한 시간이었고 무엇이 옳은가에 대해 숙고하게 해주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우리나라도 이런 교수님이 나왔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