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우리는 이야기 합니다. 북한하고 통일이라도 되면 간도와 같은 불법적으로 잃어버린 옛 영토에 대해 당연히 영유권을 주장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입니다. 그것을 위해 어떤 준비라도 해야 하지 않느냐고 말입니다. 하지만 한 번 생각해 볼 문제가 있습니다.
정작 그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우리의 생각에 얼마나 큰 찬성을 해주고 지지를 해줄지에 대해서 말입니다.
아무리 우리가 그 땅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움직이던지 말입니다. 결국 그 땅에 대한 권리를 가지고 있는 것은 그 곳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뭐가 어찌 되었던 그 땅에서 태어나고 그 땅을 일구며 살아왔던 사람들에게 우선적인 권리가 존재하게 마련이니까요.
하지만...
지금 우리가 조선족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어떻습니까?
태국... 말레이시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등등...
이 나라에서 들어온 외국인 근로자들과 조선족 사이에 어떤 간격이 존재할까요?
네. 아무런 간격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조선족이나 저 나라에서 건너온 외국인 근로자들이나... 우리는 아무런 차이 없이 바라보고 있는 겁니다.
네. 알고 있습니다. 최근 많은 조선족들 자신들이 북한이나 남한과는 아무런 연고도 없는 중국인이라고 여기며, 우리를 상대로 온갖 못된 범죄를 다 저지르고 있다는 사실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사실 때문에...
그들이 북한에 의해 만들어진 국경 때문에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한 동포들이며, 우리에게 외면받아 고립당했던 독립운동가, 이주민들, 그리고 분단되기 직전의 조선인들이었다는 사실은 절대 잊어서는 안되는 겁니다.
왜 그들이 그들 스스로를 조선인이 아닌 중국인이라 여기게 되었습니까? 왜 그들이 우리를 그렇게 적대적으로 여기게 되었습니까? 이게 누구의 책임입니까?
네. 북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 그리고 대한민국이라는 두 나라의 책임입니다. 북조선은 전쟁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땅덩어리를 팔아 넘겨 잘 살던 조선인들을 순식간에 중국인으로 만들어 버렸고, 국경을 세워 그들이 고향으로 돌아오는 것을 막았으며 남조선은 나라의 사정을 핑계 삼아 돌아오기를 원하는 그들을 그대로 '조선족'으로 남겨 두었습니다.
그걸로 끝났으면 차라리 모르겠습니다. 이후 과도적인 경제성장이 시작되며 나라 사정이 나아져 그들이 이 땅으로 돌아오기 시작했을 때... 우리 나라는 말입니다. 그들을 '중국에서 건너온 외국인'으로 취급을 했습니다. 네. '조선인'이 아닌 '조선족'으로 취급을 했죠. 말이 좋은 법을 앞세워 그들에게 '불법' 딱지나 붙여 대기에 바빴습니다. 조선인으로 태어난 조선 사람을 '중국인'으로 못을 박아 버린 것이죠.
입장을 한번 바꿔놓고 생각 해봅시다.
독립운동 한다고, 일제 수탈을 견디지 못하겠다고 떠난 사람들... 거기에 원래 거기에서 살아가던 사람들...
막상 해방이 되자 돌아오려고 보니... 전쟁이나 일으켜서 나라를 반쪽을 내놔... 그것도 모자라 땅을 팔아먹어 순식간에 다른 나라 사람을 만들어 버려... 그것도 모자라 모국 덕 좀 보자니 끝까지 중국인 취급 밖에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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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조선족에 대한 글들을 보면 말입니다. 도대체 왜 그들이 조선족이라는 이름으로 남게 되었는지를 까맣게 잊어 버리고 글을 쓰는 분들이 너무 많더군요. 그러면서도 간도니 어디니 잃어버린 땅에 대한 애착은 상당히 심한 분들도 꽤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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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에 대해 권리를 주장하고 싶으면... 권리엔 항상 책임과 의무가 존재한다는 것, 그리고 어떤 권리든 나보다 우선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것 정도는 인식해두고 이야기를 해도 해야 될텐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