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그 후임은 그렇게 던파가 하고 싶었을까?
게시물ID : dungeon_29703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팔콤
추천 : 16
조회수 : 769회
댓글수 : 13개
등록시간 : 2014/01/21 10:34:14
 밀게에 올려야되나 던게에 올려야 되나 하다가 던게에 적어봅니다.

 06군번으로 저는 입대를 하게 되었죠. 306보충대로 입대를 하여, 흔히 말하는 메이저부대로 떨어졌습니다.

 입대 3개월 전 미친듯이 마비노기를 하고, 입대를 하고 나서도 마비노기를 하는 행정병 후임과 친해졌죠.

 때는 07년도 3개월간의 파견근무를 끝내고 자대로 돌아왔습니다. 마비노기를 하는 오덕의 오라가 풍기는 옆중대 부사관과 친해졌을 때였으니까요.

 사격훈련을 마치고 돌아오니 저희 중대로 신병 두 명이 들어왔습니다. 동반입대라고 하더군요.

 한 명은 1소대에, 나머지 한명은 제가 있는 3소대에 배치받았습니다.

 저는 군번이 꼬여서 그 때 소대에 후임은 이등병 병영생활도우미를 하고 있는 일병 하나 뿐이었고, 저는 상병을 단지 얼마 안 됐습니다.

 신병은 들어왔고, 우리는 사격훈련을 마치고 왔기 때문에 총기를 정비해야 했습니다.

 할 일 없는 신병도 '너도 총이나 정비해'라는 선임의 말에 제 옆에서 총기를 분해해서 정비하기 시작했습니다.

 다들 아시겠지만 총이라는게 쏠 때는 재밌어도 정비는 진짜 귀찮습니다.

 근데 이놈의 신병이 총기분해도 제대로 못하는 겁니다.

 저는 짜증을 냈죠. 훈련소에서 안 배웠냐, 제대로 해라, 등등.. 

 사실 별로 갈군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냥 짜증섞인 말 몇 마디?

 대놓고 갈군것도 아니고 그 정도 짜증은 군대에서 갈굼 당한 것도 아닌 거 다들 아시잖아요.

 일주일쯤 흐르고 저는 포상휴가를 나가게 되었습니다.

 휴가기간동안 열심히 마비노기를 하고, 저녁쯤 부소대장에게 안부전화를 하니 뜻밖의 말을 하더군요.

 그 후임이 탈영을 했다는 겁니다.ㅋㅋㅋㅋ 중대가 발칵 뒤집혔다더군요.

 저는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저 복귀해야 합니까?"

 다행이 복귀하란 말은 하지 않고, 휴가 잘 보내고 오라고 하더군요.

 복귀를 하고보니 소대 분위기가 말이 아니었습니다. 

 소대에 한 명있는 이등병 병영생활 도우미인 제 후임이 저를 부르더니 따로 말을 하더군요.

 병영생활 도우미이다 보니까 신병과 이야기를 하게 되었는데, 선임 중 누가 제일 무섭냐고 했더니 저를 지목했다는 겁니다.

 탈영사건이 있고 헌병대에서 조사를 나왔다고 하더군요.

 A4용지를 나눠주며, 탈영한 이등병과 나눈 대화를 모두 적으라고 했다는 겁니다.

 그런데 요 깜찍한 후임이, 그 이등병이 제가 제일 무섭다고 했다는 말은 적지 않았답니다.

 탈영한 후임은 결국 잡혔습니다. 어디서요? 피시방에서요. 동반입대한 동기와 자주 가던 피시방이었다더군요.

 거기서 던파를하고 있었답니다.ㅋㅋ

 그 후임은 결국 부모님의 간곡한 부탁과 이등병이라는 점을 감안하여 옆대대로 가게 되었습니다.

 옆대대의 대대장이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 대대장이 앞으로 군생활을 잘하라며 특별히 외박을 보내줬답니다.

 물론 탈영한 후임의 아버지와 함께요.

 그런데 이 후임이 찜질방에서 아버지가 잠자는 틈을 타 또 탈영한 겁니다!

 여러분 탈영하지 마세요. 금방 잡혀요. 어디서요? 전에 잡힌 그 피시방이요.

 짧은 기간에 두 번이나 탈영했으니 어찌 됐겠습니까. 

 나중에 듣기로는 훈련소부터 다시 군생화를 하게 되었다고 하더라고요.

 아시잖아요. 훈련소는 취침시간이 되면 중대의 막사 문을 모두 자물쇠로 잠궈버립니다. 절대 탈영하지 못하지요.

 그 일이 있고 나서 한달쯤 후가 되었습니다.

 그 뭐더라. 기억이 잘 안 나는데, 자기화기에 대해 집중적으로 교육하는 주간이 있습니다.

 저는 K-201유탄수였기 때문에 1중대로 가서 교육을 받게 되었습니다.

 1중대 부사관이 제가 3중대라는 사실을 알고 묻더군요.

 예전에 탈영한 그 놈 어떻냐고. 잘 모르겠습니다, 라고 했더니 표정이 영 안 좋은겁니다.

 1중대 부사관이 그러더군요.

 "아, 나 휴가신청했는데, 그 놈이 훈련소 끝나고 우리 중대로 온대. 또 탈영해서 휴가 짤리는거 아냐?"

 에이, 설마, 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일주일 후 그 일이 실제로 벌어졌습니다.

 주말 아침. 갑자기 중대원을 모두 깨우더니 뒷산 수색을 시키는 겁니다.

 그 놈이 탈영한거죠.

 여러분, 탈영하지 마세요. 금방 잡혀요. 어디서요?

 버스안에서요.

 이 용의주도한 놈은 밥 먹으러 식당에 갈 때 담장을 유심히 쳐다보고는 한 밤중에 윤형철조망에 군복을 덮고 넘어간겁니다.

 그리고 버스를 잡아타고 튄거죠.

 저는 그 놈이 탈영한 시간, 바로 전의 동초근무였습니다. 근무시간이 한시간 뒤이고 잡았으면 포상이었을텐데 아쉽네요.

 그런데 어떻게 잡혔냐고요?

 버스 기사가 전역한 군간부였거든요.

 그 뒤로 그 후임의 소식을 들은 적은 없습니다. 들리는 말로는 구속 되었네, 2년 동안 감옥갔다가 군생활 다시 해야 하네, 하는데 잘 모르겠어요.

 여러분. 던파가 아무리 하고 싶어도, 탈영은 안 됩니다.
 
 군대 가보시면 알지만, 마음만 먹으면 탈영하기 무지 쉬워요. 허술하고. 

 탈영을 못할만큼 삼엄해서 못하는게 아닙니다. 안하는거죠.

 그리고 전 지금 던파를 하고 있습니다.

 그 후임 보고 싶네요..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