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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소아과
게시물ID : humorstory_2974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K양
추천 : 25
조회수 : 621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03/09/29 21:02:33



얼마전 하나뿐인 자식의 두돌이었습니다.

고슴도치도 제 새끼 털은 함함하다죠, 

저 또한 고슴도치과인지 제자식이 너무 사랑스럽기만 합니다.


추석 연휴 첫날입니다.

아들의 온몸이 부어오르기 시작하더니 고환에 물이 차기 시작했습니다.

연휴가 끝나고 부랴부랴 병원으로 달려갔고, 

일반 소아과에서는 진단이 힘드니 대학병원으로 가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모병원은 2주나 지나야 진료가 가능하다는 말을 듣고 바로 고대안암 병원으로 달려갔고,

증세가 심각하니 바로 입원을 해야 한다는 판정을 받고 바로 입원을 했습니다.


두돌바기 아기에게 병원복을 입혀 놓으니 마음이 무겁더군요.

무슨 큰 잘못이 아닐까 걱정도 이만저만이 아니고, 

떨리는 손을 진정시켜 가며 입원수속을 마치고 입원을 시켰습니다.

 

첫 진료실에 들어가는 순간 입니다.

이상하게 부모를 진료실에 못들어오게 하더군요.

낮선곳에서 부모가 안 보이면 아이가 불안해 하는건 당연할텐데, 

불안한 마음에 밖에서 기다리니 아이가 링겔을 맞고 나오는군요.


아하, 팔뚝에 여기저기 주사기로 찔른 자국이 보입니다.

어린아이라 혈관이 잘 안보이는 관계로 여기저기 찔러대야하니, 

부모 가슴 아프지 말라고 들어오지 말라는 것이었군요.


이해하고 넘어 갔습니다.


그런 진료 문제로 난리치는 부모들이 많으니 

부모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아이를 마구 찔러 대나 봅니다.

 

그런데 아이 링겔 주사 꼽은 곳에서 피와 물이 나옵니다.

간호사를 불렀습니다.


아무것도 아니랍니다. 붕대만 다시 칭칭 감아 주는 군요.

이번엔 흥건해질 정도로 물이 나옵니다.

간호사를 부르니 이번엔 테입만 칭칭 감아 줍니다.

그리고 이런 사소한 문제로 자꾸 부르지 말라는 말도 친절히 해주고 갑니다.


이를 어쩌나.

미안해서 부르긴 싫지만 링겔약이 뚝뚝 흐르는 관계로 어쩔수 없이 다시 불렀습니다.

링겔 놓은 곳을 무관심하게 꾹꾹 눌러 봅니다.

아이가 아프다고 소릴 지르니 그제서야 붕대를 풀러 봅니다.

이런 바늘이 살을 빠져나와 구부러져 있군요.

아직 철이 없고 어린 제자식이 그 바늘 찌르는걸 못참고 소리를 질렀나 봅니다.


그제서야 다시 바늘 꽂고 붕대 감고 해주는 군요.


뭐, 이런 문제야 이 병동에 입원해 있는 아기들 모두에게 다반사로 일어나는 일이니 이것도 이해 합니다.


어제 새벽엔 옆침대 아기 아빠가 간호사실을 쌍욕을 하며 뒤집어 놨다는 애기를 들었습니다.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쯧쯧 조금만 참으시지 바쁜 간호사 님들인데......

 

우리아기는 검사도 많이 받아야 한답니다.

저녁부터 금식을 했습니다.

아침엔 관장을 하고, 아이가 지쳐 합니다.

문제의 검사시간입니다.

방사선 사진을 찍어야 하므로 아기가 자고 있어야 한답니다.

방사선 사진 찍는 선생님이 너무 바쁘고 스케쥴이 많기 때문에 

꼭 그 시간에 맞춰서 찍어야 한답니다.

 

아이에게 뭔가 주사를 놓습니다.

아하! 수면제군요, 

그 바쁜 선생님 스케쥴에 맞추기 위해 두돌 아기에게 수면제를 놨습니다.

삼분후 간호사님이 다시 들어옵니다.

"아직 안자요?"

흠, 또 한방을 놨다는군요. 

(제가 거기 없었습니다 아마 있었다면 다 때려 부셨겠지만)


그래도 안잡니다.

어허 사진찍는 선생님 바쁘신데,

수면제를 또 놨다는군요.


두돌된 아기가 전날부터 금식하고, 수면제 세방을 맞았습니다.

그럼 바로 자게 될까요?


그때부터 저희 아기가 쇼크 상태에 빠졌습니다.

온갖 비명을 지르면 경련을 일으키고 벽에 머리를 박기 시작합니다.


애 엄마와 할머니가 진정시켜 보지만 이미 늦었습니다.

쇼크상태에 빠지기 충분한 양의 주사를 맞았으므로,

제 아기의 광분이 시작 됐습니다.

두돌 아기가 그 큰 어른들을 다 밀어내기 시작하고, 

칭칭 감아논 링겔은 팔에서 빠져 피가 흥건히 침대를 적십니다.

겁먹은 간호사들은 옆에서 어쩔줄을 모르고,


오호, 그래서 내린 처방이 신경안정제랍니다.

두돌 아기에게 이번엔 신경안정제가 투여됩니다.

정말 좋은 약이죠?

 

결국 한시간을 쇼크 상태로 발작을 일으키다 잠들었습니다.

 


간호사님들께 묻고 싶습니다.


본인들 아기였다면 검사시간에 맞추기 위해 수면제를 투여 할수 있는지,

만일 꼭 필요해서 맞았다해도 십분만 엄마가 안고 있으면 잠드는 애한테

굳이 세방이나 맞힐수 있는지,

그리고 쇼크가 왔다고 그렇게 무책임하게 신경안정제를 투여할수 있는지,

 


방사선 사진 찍는 의사선생님께 묻고 싶습니다.


본인 스케쥴이 그렇게 빡빡하고 바쁜지,

그렇게 스케쥴 빡빡하신분이 그렇게 한가롭게 병원 복도를 돌아다니고 계신지,

외래도 아닌 입원 환자인데, 그렇게 분초를 맞춰서 사진을 찍어야 하는지

 

고대병원에 묻고 싶습니다.


한두돌된 아기들 식단에 김치, 깍두기와 육개장이 도대체 왜 나와야 하는지, (7,000원 이랍니다)

(저희 아기는 염분을 섭취하면 안된다는 판정 입니다, 결국 저희 아기가 먹을 반찬은 없습니다)

 

홈페이지에는 왜 사람들이 건의하고 볼수있는 게시판이 하나도 존재 하지 않는지,

(하긴 병원에 있어보니 게시판을 안 만든 이유를 알겠습니다)


 


치사하고 더러운 얘기 한가지


제아들 보다 제가 복이 많은건지,  저희 부친은 모처 고위 간부 십니다.

저희 어머님이 같은 병원에 입원했을 때는 대접이 달랐습니다.


궁금합니다.


과연 저희 부친의 입김이 미쳤을때도 지금과 똑같이 대접을 받았을지,

아니면 빽도 힘도 없어 보여서 그런식의 진료를 받아야 하는건지,

 


저희 아기는 차도가 나아지지 않고 점점 악화되어만 가는군요,

이모님이 문병 오셨습니다.

회진 도는 선생님께 이모님이 아이가 어떻냐고 묻습니다.

의사 선생님이 친절히 답해 주시는군요.

"당신은 또 누구야?"

참고로 그 의사, 아니 레지던트 저보다 어려 보입니다.

아마 이모님도 그 의사 이모님뻘 될겁니다.

어이가 없더군요.

그러더니 도대체 몇번을 얘기해야 알아들을 거냐고 되묻습니다.

뭘 얼마나 친절히 설명했습니까?

이곳 의사들이라고 회진 돌면서 아직 확실히 모르겠다, 내지는 

아기가 심각하니 걱정 많이해야 할거다.

라는 말밖에 들은 말이 없습니다.

 

왜 반말 하냐고 항의 하는 이모님과 싸우더니 

결국 이모님 멱살 까지 잡았다는 군요.

(어쩌면, 일련의 사건들이 남자가 병실에 없을때만 일어나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이가 없습니다.

모 선생님 당신은 직업을 잘못 택한것 같군요.  

사람을 고치는 직업보다는 주먹을 쓰는 직업이 더 어울릴것 같습니다.

 

한바탕 소란이 일어나고 그날밤 그 레지던트가 

저희 집사람에게 사과를 하러 왔다는군요.

근데 그 사과의 요지란게 더 어이가 없습니다.


"내가 레지던트 1년차라 아무것도 모른다 이해해 달라"

"남들은 환자 7-8명 정도만 맞는데 난 20명이 넘어 짜증나서 그랬다"

"앞으로 아기가 상태가 않좋아서 조직 검사까지 들어가야 할 것 같은데 

 아마 그럼 사람 반 죽게 될것이다"


뭘 이해해 줘야 합니까?

레지던트 1년차는 환자 보호자의 멱살을 잡아도 됩니까?

담당 환자가 20명이면 그렇게 무신경하게 해도 상관없나 보죠?

 

옆 침대 아이가 골수 검사를 하러 갑니다.

들어오지 말라고 하는것을 아이 엄마가 우기고 우겨서 들어 갔다는 군요.

오호~  골수 담는 병이 깨져 줄줄 새고 있는데, 

의사들은 옆에서 자기들끼리 잡담을 하고 있더랍니다.

엄마가 난리난리를 치자 그제서야 

"어? 이게 왜 새지?" 라는 말과 함께 병을 교체했답니다.

"뭐 그런일은 처음이니 그냥 믿고 계세요" 라고 의사들이 말했답니다.

"글쎄요, 가끔은 믿고싶어도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일도 생기는군요" 라는 말을 해줬다는군요.

 

저희 아이는 상태가 점점 나빠져 갑니다.

부종은 심해지고 무슨 약인지 이약저약 마구 바뀌는 군요.

조직검사를 해야 할것 같다는 말이 자꾸 나오고,

 

결국 병원을 옮기기로 했습니다.

이유요?

고대병원 자체를 이제 도저히 신뢰할수 없으니까요.

 

혜화동에 위치한 모대학 병원으로 진료를 갔습니다.

고대 병원에서 줄기차게 찍어댄 각종 사진들은 펼쳐 보지도 않습니다.

그때 고대 진료 기록을 보던 그곳 담당 주치의가 

옆 의사에게 조용히 하는 말을 분명히 들었습니다.

"왜 아기한테 이런 처방을 했지?"

 

피가 거꾸로 솟더군요.

그러더니 처방을 해줍니다.

집에 가서 약만 먹으랍니다.

걱정이 된 애 할머니가 물어 봅니다.

"입원 안해도 되나요??"

"입원요? 심하지도 않은데요 뭘, 약 먹으면 일주일 만에 다 나을 거예요"

 

저희 가족은 

어이 없음에 입만 벌린채 한동안 자리에서 움직이질 못했습니다.


그곳 의사는 돌팔입니까?

그 선생님 처방대로 약먹인지 이틀째,

현재 저희 아기는 부종은 빠지고 단백뇨 수치가 현저히 떨어졌습니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고대 병원에 비어 있던 침대들,

그 침대를 메우기 위해 우리 아기가 선택됐던 것은 아닌지.

불경기에 모자라는 행정비를 메우기 위해 우리 아기 방사선 사진을 그렇게 마구 찍어 댄건 아닌지,

인턴들 조직검사 하는 법을 가르치기 위해 우리 아기를 실험해 보려던 것은 아닌지,


제 생각이 심한 겁니까?

 

레지던트 1년차인 모 선생님,

우리가 아기에게 수면제 과다 투여 했다고 따지자, 

당신 자식이라면 수면제 백대라도 놓겠다고 말했다죠?

당신 자식 낳으면 연락 주십시요.

제가 직접 찾아가서 당신자식에게 수면제 백대 놔 드리겠습니다.

 


어쩌면 이것이 당연한 이야기라고 치부할수도 있겠죠

종합병원의 무신경함과 무감각은 이미 겪을대로 겪어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 하지만 소아과는 좀 달라야 한다고 생각 합니다.

보송보송한 아기 팔뚝 여러군데나 있는 무심한 주사 자국을 볼때마다 

부모 가슴에도 구멍이 나는것 같습니다.


더 화가나는 건 병원에서 스스로 정화하고 자정할 의지조차 없다는 것입니다.

게시판조차 없는 고대 병원 홈피에서 느낀 어이없는 감정이 또 떠오르는 군요.


도대체 얘기를 하고 시정 약속을 받아야 합니까?

만일 그때 병원을 옮기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지금 생각해도 끔찍합니다.


고대 병원에 부탁 드립니다.

환자는 돈벌이 수단이 아니요, 실험용 모르모트도 아닙니다.

절박한 마음에 신뢰감을 가지고 찾아 가는게 종합병원 입니다.

 

최소한 하얀가운을 입었다면 한번 더 긴장해 주시고, 

환자에게 최소한의 신뢰감이라도 주실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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