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일전에..
외모가 제 이상형이 아닌 분께 순간 반해서 두근두근한 마음을 못이겨 오유에 글로 올렸다가
얼떨결에 글이 베오베까지 오르게된 여징어(자꾸 작성자 남자였으면좋겠다고 하시던데 남자든 여자든 그게 뭐가 중요허다요..맛만^^..읍읍)입니다.
평소의 저라면 '아 오늘 좀 설렛다 ㅎㅎ'하는 마음으로, 좋은 기분으로, 시간이 지나면 잊었을 일인데
제 이상형이 아님에도 심쿵한게 신기하기도하고 두근거려서 일기장에 쓰듯이 쓴 글이
많은 분들께서 읽어주시고, 궁금해하시고, 저조차 다시 떠오른 그때의 상황에 마음이 계속 콩콩 채워서 뛰길래
구실을 하나 챙겨서 오늘 오후 그 약국에 다시 갔습니다 ㅋㅋ
안그래도 요새 편도가 많이 붓고 재채기에 기침까지 나와서 오늘 데이 퇴근하자마자 목감기로 내과 진료를 받고
처방전을 들고 병원 바로 코앞에 있는 약국을 지나쳐 30분 떨어진 그 약사님이 계신 약국을 갔어요!
막상 들어가려니까 아무도 저 모를텐데 괜히 쑥쓰럽고 머뭇머뭇 하길래 마인드 컨트롤하고 들어갔습니다.
그때 들었던 그 목소리로 "어서오세요~"만 들었는데 왤케 심장이 뛰던지..
얼굴은 못쳐다보고 안녕하세요 하면서 처방전을 드리니 친절한 목소리로 잠시 기다려 달라더니 조제된 약을 보여주시면서 설명을ㅠㅠ
'가글액은 원액 그대로 헹구시기엔 좀 독할 수 있어서 여기 이 생리식염수에 따라 붓고 사용하시면 별로 독하지 않게 또 오래 쓰실 수 있으실거다, 약은 3일분 처방났는데, 여기 이 가운데약은 항히스타민제 성분이 있어 졸음이 올 수 있으니 이렇게 표기된대로 저녁 식후에 드시면 된다... '그 때 그 목소리, 말투, 눈빛 그대로 상냥하고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셨어요ㅠㅠ
사실 설명따윈 들을 필요도 없던게 전 제가 진료받은 병원의 간호사인데다가ㅋㅋㅋ 처방받은 약, 가글원액, 생리식염수 모두 병동prep med로 구비되있어서 차고 넘치거든요..
그래도 전 아 그렇구나~'ㅇ'!~ 하는 눈빛을 보내면서 고개를 끄덕끄덕하고 계속 눈을 쳐다봤어요.
그리고서 제가 계산하려고 카드를 내밀고 약사님이 봉투에 약을 담을 때 이대로 나가긴 너무 아쉬워서 ㅠㅠ
"저번에 모스키토 스프레이 추천해주신거 잘썼어요!"
하고 느닷없이 내뱉고는 혹시 기억하는지 기대하는 눈빛으로 쳐다봤는데
"..?아! 잘쓰셨어요? 어디 놀러 다녀오셨나봐요~"
하고 기억한다는 얼굴로 웃으셨어요 ㅎㅎ
" 네! 친구들이랑 펜션가서 밤에 밖에서 바베큐 구워먹었는데 모기 하나도 안물렸어요! ㅎㅎ"
" 그쵸~ 그게순해보여서 효과가 덜한게 아니냐는 분들도 있는데 괜찮더라고요~"
" 그 때 약사님이 설명을 잘 해주셔가지고.. 되게 친절하신거 같아요! 상냥하구! 여기만 올거같아요 ㅎㅎ"
" 아 감사합니다...손님이 좋으신 분이라 그래요 ㅎㅎ 말이 길다고 좀 귀찮아하시는 분들도 많아요"
" 정말요? 아닌데 전 완전 좋은데! 계산만 하고 그냥 주고받는 곳도 많은데 전 좋아요 !"
" 아 정말요ㅎㅎㅎ.. 음 혹시 이 동네 사세요?"
" 음 아니요.. 전 ㅇㅇ동 사는데"
" ? 아 그럼 ㅇㅇ대 학생이시구나 ㅎ"
" 음, 거기 졸업해서 지금은 일하고 있어요 ㅎㅎ"
" 아 학생이 아니세요? 아.. 그렇구나 어려보이셔서..머리도 그렇게 짧으신데 되게 잘어울리세요 예쁘게.."
전 원래 작정하고 뛰어들면 철판깔고 말 태연하게 잘하거든요! 근데 갑자기 받은 칭찬에 얼굴이 빨개져가지고 하
바보같이 웃기만하고 "더워져서 옆에 좀 더 쳐버리려고요 하하"이딴 병신같은 말이나 하고
또 수고하세요 하고 급하게 나와버렸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
많은 새로운 사람들 상대하는 일을 하면서 처음 보는 사람하고도 곧장 이야기 잘 나누고
외적인 칭찬에 별로 동요하지도 않고 그냥 짧게'감사합니다'하고 제 할일만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의식해서 그런가 이제와서 오늘은 아 곱씹을수록 오늘 창피하네? 옆머리 쳐버린다는 소리는 왜했지 ㅎㅎㅎ
다음에는 우황청심환 사러 가서 한병 그자리에서 까먹고 말 붙여봐야 할까봐요 아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