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일상 소반사
게시물ID : lovestory_2978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르샤
추천 : 1
조회수 : 1002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0/05/04 00:12:56
제목 학원을 이수 못해서;;;
저게 맞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

최근 몇 달간 있었던 일을 적으려 합니다.
아마 3월 중순 이었을 거에요.

가경동에서 용암동으로 동부 우회도로를 타고 올 때 였습니다.
비가 많이 내리지는 않고 약간씩 내리는데 보슬비 정도?
저녁 시간인데 막히지는 않았습니다.

그냥 그냥 소통 원할하게 되는 상황이라 우회도로 끝에 무사히 도착하고 원봉공원 보일 쯤 집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어머니 : 아들 어디여?

아르샤 : 다 왔어 엄마 앞에 원봉 공원 보여.

어머니 : 저녁은?

아르샤 : 아직이요

어머니 : 순두부 찌개 해 놨다 비오는데 얼렁 들어와라

아르샤 : 아싸 순두부 좀 있으면 가요.

그렇게 통화를 끝내고 
원봉공원 쪽 사거리 지날 무렵 
공원 입구에 서성이는 한 가족이 보였습니다.
중년 남자분 한분, 중년 여자분 두분, 할머니 한분, 그리고 여자 어린이 1명

일가족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비를 맞으며 택시를 잡고 있었습니다.
그냥 일가족이 택시 잡는 구나 하고 그냥 지나치려는데 

여자 어린이 (초등학생 4~5학년)가 우산을 들고 아빠로 보이는 사람한테 씌워주는것을 보았습니다.
왜 저러지 하고 자세히 보니 아저씨 한분을 여자분 두분이 부축 하고 있는 상황 이더군요.

아;;;;

그 모습을 보고 지나치는데 뭔지 모르겠지만 이대로 지나치면 안 될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침 앞에 신호도 걸려 있겠다 그냥 불법 유턴 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유턴 해서 일가족 앞에 정차한 뒤 창문 열고

아르샤 : 저기 무슨 일 있으세요?

여자분1 : 예?
 
아르샤 : 아니여 택시 잡으시려고 하는것 같은데 비도 오고 여기 택시 잘 안 잡힐것 같아서요.

여자분1 : 예 택시가 잘 안 잡히긴 하네요.

아르샤 : 타세요 아저씨 몸이 좀 불편해 보이시는데 어디 가시는지 모르겠지만 태워 드릴게요.

여자분1 : 에? 

여자분이 망설이시더라구요. 

그때

할머니 : 총각 혼자유?

아르샤 : 네 할머니 

할머니 : 아유 그럼 신세 좀 져도 될까?

아르샤 : 아 예 타세요.

그렇게 조수석에 할머니 뒷자리에 나머지 일가족 태우게 됐습니다.

알고보니 아저씨가 할머니 아들이신데 약주 하신 상태에서 발을 접지르셨더라구요.   

할머니 : 아유 세상에 비가 이렇게 오는데 택시는 한 대도 없지 에구 총각 때문에 덕 보네 

아르샤 : 아니에요 저도 가다가 손녀? 할머니 손녀 맞져? 손녀분이 아빠한테 우산 씌워주는 
         모습이 너무 이쁘더라구요 그래서 상황 보니까 아저씨가 부축 받고 계시길레 헤헷 ^^;;

여자분2 : 00가 원래 아빠한테 잘해요

할머니 : 아유 그럼~ 우리 00 만큼 아빠한테 효도하는 딸도 없지 

여자분1 : 00야 아저씨가 우리 00칭찬하네 고맙다고 해야지

00 : 고맙습.... (부끄러운지 제가 무서운건지 아니면 끝까지 못들은 건지;;)

얘기하다보니 병원 가기에는 너무 늦었고 집에 데려다 달라고 하시길레
야간 응급 처치 당번병원이 있으니 물어보면 된다고 했습니다.
근데 사양하시더군요.

병원은 내일 가도 되고 총각한테 미안하다고 하시면서
그냥 집에 바래다 달라고 하시길레 알았다고 했습니다.
근데 집이 차로 원봉공원에서 1분 거리도 안되는 현대 2차였습니다.
(신호 걸리면 3분 정도 이지만)

도로폭이 좁아 유턴 못해서 주공 들어갔다가 다시 나와서 현대 2차 들어가는 중에 할머니가  
연락처를 가르쳐 달라고 하시길레
그냥 어려운 일 한것도 아닌데 조심히 들어가시라고 했습니다.
근데 이번에는 여자분 2와 함게 달라고 하셔서 또 웃으면서 거절 했습니다.

근데 할머니가 

할머니 : 아유 우리가 미안해서 안댜 총각 연락처 뭐여 명함 있으면 한장 줘봐봐

할머니 목소리 톤이 올라가시더라구요 ㅡㅡ;;
그래서 명함 드렸습니다. 여자분 2한테도 드렸습니다.

집에 가시는거 백미러로 확인하고 차 돌려서 집에 왔는데 

엄마 : 원봉공원 이라매?

아르샤 : 그러게요 좀 늦었네 

엄마 : 밥 차려놨다 찌개 데워서 밥 먹어

아르샤 : 네에~~ 아 엄마 엄마 나 왜 늦었냐면

사정얘기 쭉 했습니다.
그냥 칭찬 한마디 해 주시더군요 (불교를 믿으셔서 그런지 선을 쌓았다고 하셨나? 암튼)
그로부터
몇 일이 지났지만 연락은 없었습니다.

뭘 바라고 한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약간은 씁쓸하네요.
근데 만약 그때 제가 안 도와 줬더라도 다른 누군가가 도와줬을거라 생각합니다.

초등학생이 몸이 힘든 아버지를 위해 까치발로 팔을 높이 치켜들어 우산을 씌워주는걸 보노라면 
그냥 누구라도 저절로 도와줬을 거라 생각이 되네요. ^^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