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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gomin_29808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복학생Ω
추천 : 2
조회수 : 534회
댓글수 : 5개
등록시간 : 2012/03/07 22:54:26
남들보다 일년정도 늦게 입학을했다.
왜? 라는 질문에, 답을 하자면 사실 난 대학을 갈 생각이 없었다.
학교성적이 나빠서도 아니고, 수능을 망쳐서도 아니고, 사교성이 없어서도 아니었다.
단지, 가야만 하는 이유를 느끼질 못했었다.. 그때는..
그래서 남들 다 대학원서 집어 넣을때, 원서자체를 쓰질 않았었다.
그리고 바로 일을 시작했다. 별별일을 다해봤는데, 나름 쪽팔려서 애들한테는 속이면서 일을 해왔었다.
그렇게 3개월정도 일을 하자, 주변에 친구들이 대학을 간다며 들뜬 표정으로 인사를 했다.
'그래, 열심히 해' 라는 말을 웃으면서 건냈지만, 뭔가 씁쓸한 기분이 맴돌았다.
단지 객기와 오기로 바로 사회생활을 한다 그런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말해서, 어린나이에 일을 하다보니 무시도 많이 당했다. 주변에 또래들은 고등학교 졸업자체도 없었고,
같이 일을 하며 친해지긴 했지만, 나도 모르게 허세를 배워가는 듯했다.
그때 나눈 대화는 주로 "여자" "무용담" "술" 이게 전부였던것 같다.
이건 아니다 싶었다. 겉으론 태연한척했지만 속으로는 혼란스러웠다. 머리가 터질것 같았다.
어느날 대기를 하며 애들하고 담배를 피는데, 거울속에 내 모습이 그렇게 찌질해 보일 수가 없었다.
"나 여기서 뭐하고 있는거지.. 내가 원한게 이런건가..." 라는 생각이 머리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결국 일을 그만 두었다. 그리고 대학을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대학이 어디든지 그건 상관없었고,
다시 평화로운 울타리 속에서 지내고 싶었다. 그래서 도서관을 다녔다.
아침먹고 도서관을 가서 저녁 별을 보며 돌아왔다. 드문 드문 학원을 다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나만의 사고를 명확히 할 필요성을 느껴서.. 그냥 혼자 공부했다.
얼마 안 있다가, 수능을 봤다. 나름 성적이 괜찮게 나와서 졸업한 고등학교를 찾아가
"그때 왜 원서를 안썻냐는.. "시선을 받으며 대학 입학 원서를 처음 써봤다.
어디를 갈까 고민을 하다가, 충북대학교 경영학부에 입학했다. OT에 참여할까.. 하다가 귀찮은데 무슨..
이란 안일한 생각으로 학교에 들어갔다. 처음에 만나서 반모임을 하는데,,
나랑 동갑이고.. 사회경험도 없는... 그야 말로 평범한 애가 선배티를 팍팍 냈다.
사실 당연한건데,, 내 나이도 모를 뿐더러 만약 알더라도 학번제 일수도 있잖아. 그리고 평범한 대학생이
무슨 사회경험이 있겠어.. 라는 생각을 그때는 어리석게 못했었다.
그래서 중간에 자리를 나왔다. 친한 친구 몇명만 모여서 수업을 듣고 학교 생활을 했다.
아니 사실 학교 자체를 가질 않았었다. 성적은 당연히 떨어지고 경고도 받았다.
학교생활은 내 안중에 없었다. 여기서도 일하고 학교안다니는 애들을 만났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 겨울이 찾아오고.. 군대나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군대에 들어갔다.
군생활은 뭐라그럴까 우울하지만 할만했다. 생활을 하다 오느니, 온몸에 문신이 있는 후임이 들어와도
오히려 일을 같이 하다보면 친해지고, 완전 나 명문대야 하는 후임이 들어와도 원래 사교성이 떨어지진 않아서,
매일 억지로 붙어있다보니 친해지고... 이리저리 친해졌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전역을 했다.
전역을 하고도 다시 복학을 하려면 들어가는 돈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일을 했다. 판매직도하고.. 쇼핑몰 촬영 보조도 했다.
일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만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근데 대부분 중졸이다. 어쩔수가 없다.
잠깐 일하는 대학생을 받아주는곳도 아니고,, 경험이 없는 사람들을 받아주는곳도 아니니까..
이때 만난 형들은 이빨이 장난이 아니다. 만나서 술을 먹으면 하루만에 절친한 사이가 된다. (표면적으로..)
이렇게 일을하다가 솔직히 저 대학교 복학 준비하고 있다고 말을 하니까, 형들이 말한다.
"대학은 왜 갈려는건데? 야,, 다필요없고 남자는 돈만있으면되.. 그냥 너도 일찍부터 일하면서 경험 쌓으면 30 정도 되고 니 가게 하나 내면 월급쟁이들 1년동안 벌거 한달만에 벌어 "
솔직히 이 말 자체는 구라가 아니다. 요번 겨울은 경기가 안 좋아서, 매출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지만, 하루 매출이 1500정도 될때도 있었다. 그리고 사장들도 다 형들처럼 일찍 사회생활 시작한 사람들이다.. 물론 망하는 곳도 많지만..
내 안목으로는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평소 트렌드에 관심이 많아서.. 내가 셀렉한 디자인들은 호흥도도 좋았고 아저씨들이 하는 것처럼 뒤쳐지지도 않을 자신이 있었다.
그래도 복학은 해야지.. 라는 생각에 죄송하다고 인사를 드리고 학교에 복학했다.
그나마 친한애들은 뒤늦게 군대를 가고, 혼자 수업을 듣는다. 흔히 말하는 "아싸' 라고나 할까..
학교에 다닌지 얼마 안됬지만.. 뭐하고 있나 라는 생각이 자꾸 머리속을 다시 맴돈다..
나는 완전 공부만하는 학생도 아니고 사회생활만하는 그런사람도 아니고 중간에서 정체해서..
이도 저도 아닌 .. 제일 싫어하는 사람이 되버린것 같다.
그래도 동아리도 들고, 공부나 열심히 일단 하다보면.. 길이 보이질 않을까 라는 생각에...
노력은 하고 있지만.. 외롭다..
사람들을 만나도 외롭고, 웃어도 외롭다. 언제 부턴가 가슴깊은 곳에 공허함이 떠나질 않는다.
복학생이니까 먼저 다가가야한다는 청주까지 내려와서 말해준 친구들의 말들이 너무나도 공감이 되지만..
실천하기가 참 어렵다.
내가봐도 참 찌질하다. 남자는 자신감이 첫번째라고 누누히 말하던 내가 반대로 역행하고 있는 기분이다.
내가 여기에 왜 이런 글을 적고 있는지도.. 지금 사실 잘 모르겠다.
" 나 외로우니까.. 누가 좀 위로좀 해주세요.. 술이나 한잔 하실래요"
하는 생각으로 적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냥 누구에겐가 말하고 싶었고.. 키보드의 자판을 한글자씩 눌러가며 내 머리속에 복잡한 사고 또한 눌러버릴려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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