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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단 소리 못 듣는다. 내 이름은
게시물ID : readers_2982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빗속을둘이서
추천 : 3
조회수 : 270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7/09/29 11:3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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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사람이 여인네 휘날린 머리칼엔 반하고서

왜 난 예쁘단 소리 못 들었다

눈 띄지 않는 고독 아는가

그림자마저 발가벗긴 투명한 살갗병 타고나

세상 혼자 떠도는 느낌 아는가


유령이듯 외로워 좀 봐달라 애써

낙엽과 터럭 일어 옷 입기도 하고

꽃잎 쓸어 향수처럼 흩치기도 했다


장옷 삿갓이고 수고나 식히시게 제쳐
하늘빛을 눈동자 담아주려 소행 쳐봤고

나비랑 와 한눈팔게 한 사이

심술부려 애 연 빼앗거나
호롱 꺼 겁 먹인 장난도 했다

지천 열매 씨 뉘 뿌렸고

팔도 제일 곡주다 너스레 떨었어

살뜰히 항구 챙겨 고기도 많이 먹였다

나라 수난이면

민족 핏기로 외적 침소 침투해

뒷골 채어 암살 도모하고


여차 산 나이 궁금할 땐

옛 깎아둔 지반 들러

어디 더 깨졌나 훑어 어림잡았지


햇살 잘게 부수는 나뭇잎 그늘이

호수 우 일렁인 양 떼 소풍이

철새 배웅한 절기가 다

그저 그림자 한번 갖고 싶어 본 흔적이었다

정적을 동적으로 전령 자처하면서

정작 제 형상은 없고 마는 바람이라던 자요


비를 휘어 울었다

꽁꽁 닫힌 창 밤새 두드린

빗줄기가 내 운 눈물 방향인 거 아느냐


먼저 창피함 텄으니

그냥 털어놓듯 말해보라

여인네 휘날린 머리칼엔 반하고서

그 바람이 예쁘다 한 적 있는지

날 느끼면서도 딴생각뿐 아녔던가


바람은 비를 휘어 우는데

적시는 것만 가련해 뵈지


곡주穀主 :곡식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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