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쁘지요? 저희집 햄스터에요.아가야라고 불렀어요.
2년동안 키우던 아가야가 오늘 무지개다리를 건넜어요.
애초에 업어올때 부터 예상했던 일이기는 한데, 막상 닥치니까 차라리 머리가 멍해졌어요.
오늘 야자끝나고 집에 와서 애기 들여다 봤을때만 해도 분명히 숨 쉬고 있었어요
늙어서 그러려니 자고있구나 싶어서, 깨우기 싫어서 그냥 숙제하고 있었는데
정말 세시간도 안됐어요.열두시 반쯤 애기 들여다 보는데, 자는것처럼 누워있었어요
그런데 애기가 숨을 안쉬어요. 너무 놀라서 집을 툭툭 쳤는데, 꼼짝도 안해요.
진짜 믿기 싫었는데... 결국 애기 꺼내서 손에 들었거든요
근데 너무 빳빳한거에요. 빳빳한건 차지하고 애기가 너무 차가웠어요
정말 너무 미안해요 애기한테
혹시라도 저 마지막으로 보고 가려고 숨 쉬고있던건 아닐까 하는 뜬 생각도 들었고
제가 그 세시간중에 한번이라도 애기 들여다 봤으면 혹시나 그래도 가는건 지켜볼수 있지 않았을까
2년동안 같이 있었으면서 어떻게 애기 가는거 하나도 못 지켜봐줬나
너무 서럽고 미안해서 어떻게 해야될지를 모르겠어요.
가족중에 유일하게 제편 들어주는 애기였는데 저는 아무것도 못해줬네요
애기 울때마다 손에 올라와주던게 아직도 생생해요.이제는 어쩌지요...
정말 믿기 싫어서 애기 꺼내들고 한참을 손에 보듬고 있었어요
혹시나 번쩍 눈 떠서 다시 손 핥아주지는 않을까 싶어서,
혹시나 다시 숨 쉬어줄까 싶어서 한참을 보듬고 있었는데 숨을 안쉬어요.애기가 너무 차가워서 미안했어요
그동안 집청소 하면서 귀찮다고 투덜댄것도 너무 미안해요
밥 챙겨주는거 동생한테 시킬때 짜증낸것도 너무 미안하고 바쁘다는 핑계로 애기 많이 못 돌봐준거 너무 미안해요
너무 미안해요 혼자 보내서.
정말 너무 멍해서 눈물도 안나와요.이렇게 빨리 갈줄 알았으면 좀더 잘해주는건데,
애기 안고 밖에 바람쐬러도 나가보는건데 그걸 못해줬어요.좋은데로 갔으면 좋겠어요 정말로.
갑작스레 일 당하고 너무 얼빠지고 억장이 무너져서 오유에라도 글 쓰러 컴퓨터 켰어요
애기 좋은데 가라고, 이 글 읽으시는 오유인분들도 한번만 조용하게 빌어주세요.
진짜 너무 고맙고 이쁜 애기였어요.조심히 가고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