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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난 연대생들? 못난 사람들!
게시물ID : humorbest_29848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오래된푸딩
추천 : 54
조회수 : 7364회
댓글수 : 8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0/09/15 10:52:05
원본글 작성시간 : 2010/09/15 03:59:35
안녕하세요.

전 연대에 재학중이고 오유에 자주 접속하는 한 학생입니다.

눈팅만 하던 제가 이렇게 글을 쓰게 된 이유는 베오베에 올라와있는 연대관련 글을 보고 참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9월 10일~11일에 연고전이 있었습니다.
전 학생회에 속해있는데 몸이 아파서 참석은 못했습니다만 분위기가 어떤지는 알고 있습니다. 난장이죠.
글쓰신 분은 거기서 나쁜 경험을 하신 것 같더군요.

우선 글에 나온 연대생들은 나쁜 놈들 맞습니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인간 쓰레기들이죠.
단적인 예를 들자면 한때 논란이 되었던 이도경씨의 발언과 다를게 없습니다. 극히 자그마하고 자기중심적인 기준으로 인간을 평가하는거죠.
저도 글을 읽으면서 분통이 터졌습니다. '아직도 이런 인간들이 존재하는구나...'하구요.

그런데 댓글들을 읽어보자니 만만치 않더군요. 원래 연고대생들이 그렇다느니 연부심이라느니 하는 댓글들도 보이고 몇몇 분들은 아예 대학교를 싸잡아 욕하시더군요.
그런 분들에게 여쭤보고 싶은 게 있는데 연세대 가면 6달만에 모든 사람들이 연세대인으로 교정되어 나오나요? 무슨 인간을 유압기에 찍어내나보죠?
성격은 개차반이지만 고등학교때 공부를 잘 해서 연세대를 다니는 사람이 있을 뿐인데 그걸 열심히 '연세대'라는 틀에 끼워 맞춰서 일반화시키시는 꼴들을 보자니 그저 안타깝습니다.
댓글들을 보는데 딱 지역감정드립치는 사람들이 연상됐습니다. '전라도'라는 세글자만 나오면 자기가 겪은일에서부터 친척,친구들이 겪은 일까지 전부 들먹이며 '전라도 사람들은 믿을게 못된다.'라고 일반화시키는 사람들요.
제가 보기엔 규모와 정도의 차이만이 있을 뿐이지 근본적으로 똑같은 사상을 기준으로 사람들을 판단하시는 것 같네요.

그 와중에도 몇몇 연세인으로 추정되시는 분들은 자성하는 댓글을 다시고 추천을 받고 몇몇 분들은 다 그렇지는 않다는 내용을 쓰셨다가 반대를 드셨더군요. 자성해야하는 건 옳습니다. 학벌이 강한 힘을 지니는 한국 사회에서 다른 대학들이 치고 올라오지 못하도록 '연고전'이라는 걸 계속 하는 학교도 반성해야하고, 그게 옳은거라고 진짜로 믿는 극소수의 사람들은 진짜로 반성해야합니다.
저도 이런 글들을 볼때마다 제 손이 닿는 범위 내에서라면 사람들의 사고를 뜯어 고쳐주고 싶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몇몇 폭풍반대를 드신 분들의 댓글처럼) 글에서 나온 것 같은 사람들은 연세대 내에서 극히 드물다는 겁니다. 그리고 학생들끼리도 그런 사람에게 좋은 대우 안해줍니다. 왜냐구요?
막말로 연세대가 별겁니까?
연세대 다니는 학생들도 연세대가 대한민국에서, 그리고 세계에서 어느 정도의 위치에 있는지 알고 있습니다.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 서울대, 포항공대, 카이스트와 같은 대학에 비해서 인지도가 (많이) 떨어지는게 사실입니다.
그리고 꼭 이런 유명한 대학들과 비교하지 않더라도 막말로 '나 연세대 나온 사람이야!'하고 허세 부리고 다닐 정도의 대학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연세대 다니는 학생들도 이런 것 다 알고 있고 그에 맞춰 노력하면서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맨날 술이나 먹고 다른 대학교 무시하면서 깽판 부리고 다니는게 연세대라고 생각하시면 큰 오산입니다. 연세대 학생들도 대부분 생각이란 걸 하면서 자기 인생 보람차게 살고 있습니다.

끝으로 이런 말 하면 한편으로 언짢으실 수 있겠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이런 글이나 댓글들이 나오는 건 직접 경험해보지 못했기 때문일겁니다.
사람들은 자기가 겪어보지 못한 일에 대해서는 자신이 평소 생각했던 것을 적용시켜서 판단하고는 하죠. 고대 각국의 사람들이 각자 자신들이 세상의 중심이라고 생각했던 거나 연세대를 다녀보지는 않았지만 연세대 사람들은 자기 대학에 대한 자부심 쩔고 다른 대학들 무시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게 단적인 예입니다.
사람들이 바다 너머에 있는 새로운 땅을 발견하고 지구가 둥글다는 걸 서서히 깨닫게 된 것처럼 언젠가는 자신의 생각과 기준만으로 다른 사람들을 함부로 평가하지 않는 세상이 오기를 기대합니다.

그리고 글쓰신 분에게 한마디만 드리자면 미친 개한테 물린 셈 치고 잊으시길 추천드립니다.
세상은 넓고 또라이는 많습니다. 일일히 상대해주자면 피곤해서 과로사할정도로요.



글이 마음에 드시면 추천, 안 드시면 가차없이 반대를 눌러주세요. 설사 반대를 먹고 이 글이 없어지더라도 그때까지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이 계신다는데 의의를 두겠습니다.
생각나는대로 두드린 글이라 두서가 없고 감정적이네요. 끝까지 봐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사족으로 고대 까는 현수막 얘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그거 다 장난입니다. 제가 알기로는 지하철 3호선 입구에서 대학교 정문까지의 길, 즉 연세대학교 학생들이 주로 다닌다고 볼 수 있는 길에만 붙어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무지 쪽팔렸는데 보기 언짢으시더라도 일종의 유머로 받아들이시면 속편하실 것 같습니다.
'아 쟤네들은 대학생이나 되서 아직도 저러고 노네 ㅋㅋㅋ'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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