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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별과제]긍정적 인간관계의 시작인가 인간관계 혐오증의 시작인가
게시물ID : humorstory_29626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테무룬
추천 : 0
조회수 : 78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2/06/06 01:02:29
이야기는 쓰고 싶은데 딱히 알맞는 게시판이 없는듯해서 죄송합니다 

여기다 좀 쓸게요 이야기가 매우 깁니다 ㅠ 유머글도 아니고요 그냥 한풀이


부제 : 부정적인 남학생이 조별과제 하다가 빡쳐서 긍정적인 교수님이랑 싸운 이야기.


나는 복학을 하고 졸업반이 된 마지막 학기에 디자인과 관련한 교양을 듣게 되었다.

결론만 말하자면 난 그 수업을 듣지 말았어야 했다.

첫 시간 강의소개는 매우 만족스러웠고 교수님도 상당히 오픈된 마인드의 소유자 인 듯 보였다 

디자인 전공인 학생들과의 레벨 격차를 우려해서인지 성적에 있어서 다른 전공의 학생들은 따로 점수를 반영하겠다 미리 언급을 함으로서 센스 있는 교수님이라는 느낌을 받았고 난 마지막 학기의 교양을 잘 선택했다고 생각했다.


두. 번. 째. 강. 의. 시. 작. 전. 까. 지. 는


두 번째 수업이 끝난 후 교수님은 조별과제를 언급하셨다...
내가 대학생활을 해오면서 제일 싫어하고 혐오하고 배척하다 못해 증오까지 하는 그 조별과제라니! 


이게 무슨 소리요 교수 양반! 

이 수업이.. 이 수업이.. 조별과제라니!!!!

야메로!!! 이런 과제는 모 야메룽다!!!!!!!!!!!!!!!!!!!!!!


친절한 교수님은 실력의 갭이 있을 것이니 디자인 전공학생과 비디자인 전공 학생들을 적절히 섞어주신다는 말을 하고 계셨지만 그게 중요한가 지금?

나는 갑작스럽게 닥쳐 온 혼란을 진정시키고 집으로 향했다.

교수님은 분명 첫 수업에 수업과 관련한 건의나 요청은 얼마든지 좋으니 자신의 메일주소를 알려주며 메일을 보내라 하셨지... 

등짝!! 아.. 아니 편지! 편지를 쓰자!

편지의 주된 내용은 
 
4년의 대학 생활동안 수 많은 조별과제를 겪어봤지만 사람들과 조로 엮여서 하는 과제가 잘 된 적이 단 !!! 한번도 없었다는 것

전공 학생과 비전공 학생이 엮이면 전공 학생들이 조별과제의 부담을 대부분 떠맡게 될 것이라는 것

비협조적인 배째라 학생들이 부정적인 인식을 떠나서 현실세계에 정말! 너무! 많다는 것이었다.

나의 조별과제에 대한 부정적인 기운과 불신의 마음을 교수님은 전달 받으시고 
다음 시간에 과제에 대한 언급을 하셨다.

모르는 사람과 만나서 팀을 이룬다는 것, 
당장은 어색하기도 하겠지만 앞으로의 여러분에 인생에 있어서 지금의 이 만남이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지 모릅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고객이 될 수도 있고요 
사회에 나가면 어디를 가든 든든한 동료가 될 수 있다는 것 
이런 만남의 기회야 말로 마치 청춘의 아름다운 인연의 시작이라는 것이라는 뉘앙스... 

삐!!!!!!!!


삐!!!!!!!!


12등급 사이오닉 긍정의 힘이 감지되었습니다.


12등급 사이오닉 긍정의 힘이 감지되었습니다.


모든게 끝이야!!
헬게이트가 열리기 시작했어......
햄보카고 시픈데 햄봄칼수가 엄써 !!!!!!!!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 : 저 그냥 나갈게요

교수 : 신청할땐 마음대로 들어왔겠지만 조별과제는 아니란다


그렇다. 나갈수가 없었다.


긍정의 기운이 가득한 교수님은 나의 부정적 에네르기 메일을 가볍게 스킵했다.

교수님은 임의로 구성한 조와 조원의 목록, 각 조의 발표와 관련 된 책 한권을 알려주며 각 조가 해야 할 파트를 나눠주었다. 

기간은 학기가 끝나는 기말고사 전까지 나머지는 모두 자율에 맡겼다.

주제도 구성도 아무런 제약도 없는 이게 바로 자유도 높은 mmorpg 구나 씨발...

레이드도 아니고 1조의 구성은 무려 10명

다만 그 다음 주까지 각 조와 관련된 파트를 읽고 서로 어떤 내용으로 초점을 맞추면 좋겠는지 개설한 까페를 통하여 의견을 주고 받으라고 하였다.
나는 수업이 끝나자마자 학교 도서관에서 바로 책을 검색했고 같은 책 2권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한권은 이미 대출중 
한권은 아직 남아있다


나는 전력으로 도서관으로 가서 책을 구했고 과제에 성실히 임하였다

그리고 나의 조별과제에 대한 혐오증이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과연 이 사람들이 어떻게 나올까? 



궁금했다.



나는 제출 마감일까지 까페에 내 과제를 올리는 것을 미루었다.

이들에게 조별과제를 할 마음이 있는지 없는지 테스트 하고 싶어졌다.

수업 전 날 밤 나는 까페에 들어가서 우리 조원들이 올린 과제를 확인했다.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1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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