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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탄은 마침내 대중문화를 선택했습니다.
게시물ID : readers_2993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대양거황
추천 : 1
조회수 : 501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7/10/08 15: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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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에 젊은 시절을 보내신 분들이라면, 으레 그 시절의 분위기를 기억하실 겁니다.

당시는 1999년에 세상이 끝난다는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 같은 오컬트성 문화가 판을 치던 이른바 세기말의 분위기가 사회를 휩쓸었죠.

그래서 세상이 한창 뒤숭숭했는데, 그런 시대 분위기를 탔던 탓인지 1992년에는 저 위의 제목을 단 책인 '사탄은 마침내 대중문화를 선택했습니다.'라는 책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 책, '사탄은 마침내 대중문화를 선택했습니다.'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성경과 찬송가 외의 모든 문화들은 전부 사탄의 음모고, 그런 대중문화를 가까이하면 사탄의 꼬임에 넘어가 영원히 불타는 지옥에 떨어진다!"는 극히 허무맹랑한 주장을 담고 있습니다.

골수 개신교 광신도가 아닌 다음에야 동의할 수 없는 주장이지만, 당시 세기말의 분위기가 한창이던 시대적 분위기에 편승했던 셈인지 이 책은 무려 15쇄나! 찍었던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다는 점에서 지금 생각해보면 더욱 충격적이었습니다.

이 책이 그저 개신교 교회 안에서만 읽혔다면 대중 문화를 완고하게 배척하는 골수 광신도들이라고 비웃고 넘어갈 수도 있겠으나, 문제는 이 책에 담긴 극단적인 대중 문화 배척의 가치관이 게임과 만화와 노래 같은 대중 문화들을 심의하는 기구의 관계자들 중 상당수한테 큰 영향을 끼쳤다는 사실이죠. 한 예로 마이클 잭슨과 레이디 가가라는 두 슈퍼스타들의 내한공연을 반대하고 나선 사람들의 대다수도 바로 '사탄은 마침내 대중문화를 선택했습니다.'라는 책에 담긴 극단적인 가치관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마이클 잭슨을 사탄으로 몬 한국의 기독교인들 http://fivecard.joins.com/456
개신교 '사탄론'에 18세 판정...레이디 가가는 사탄일까?
http://media.daum.net/entertain/star/newsview?newsid=20120330164907846)

또한 한국의 문화 상품들 중에서 가장 큰 수익을 벌어다주는 게임을 집요하게 규제하고 탄압하려는 움직임의 배후에도 이 책, '사탄은 마침내 대중문화를 선택했습니다.'에 담긴 극단적인 가치관을 추종하는 개신교 원리주의 세력이 있다고 개인적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아래 링크를 보시면 실제로 근본주의 개신교 세력에서 게임 규제를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는 기사도 올라왔으니까요.

(게임을 규제하는 근본주의 개신교
http://www.thisisgame.com/webzine/news/nboard/11/?n=53654
http://www.thisisgame.com/webzine/news/nboard/11/?n=53705)

2017년이 된 현재에 이 책, '사탄은 마침내 대중문화를 선택했습니다.'는 완전히 절판되었기에 시중에서 구할 수는 없습니다(인터넷 헌책방에서는 살 수 있지만요). 하지만 이 책에 담긴 극단적이고 배타적인 가치관은 아직도 살아서 사회 구석구석에 판을 치고 있으니 어쩌면 나름대로 시대를 지배했던 베스트셀러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여러분께 이 책을 사거나 읽으라는 말은 도저히 드릴 수가 없습니다. 차마 이 책에 담긴 극단적인 가치관을 받아들이라고 말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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