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양현종이 류현진에 비해 초라하고, 김광현에게도 상대가 안 되는 건 사실입니다. 방어율? 양현종의 방어율은 4.03이죠. 그리고 방어율 순위는 10위입니다. 양현종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저 4.03이라는 수치가 매우 높고, 방어율 순위도 고작 10위이기에 다승왕 자격이 없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그런 분들에게 몇 가지 자료를 소개하고 싶군요. 다음은 역대 다승왕 순위에서 일부분입니다. 7위나 8위도 많이 있지만,(물론 1위가 제일 많습니다만) 여기서는 10위 이하의 선수들만 뽑아와 봤습니다.
87년 김시진(삼성) 23승 6패 3.12 방어율 순위 18위 88년 윤학길(롯데) 18승 10패 3.15 방어율 순위 12위 92년 송진우(빙그레) 19승 8패 3.25 방어율 순위 11위 09년 윤성환(삼성) 14승 5패 4.32 방어율 순위 12위 09년 조정훈(롯데) 14승 7패 4.05 방어율 순위 9위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양현종이 봉중근이나 장원삼보다 뛰어나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마찬가지로 저 위의 투수들도 다승왕의 자격이 없다는 말도 아닙니다.
작년부터 시작된 타고투저 현상에서 양현종의 활약은 충분히 다승왕의 자격이 있다는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운? 물론 운도 있겠죠. 그러나 운만으로 모든 게 결정되나요? 다승왕을 운만으로 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정말 듣기 싫어서 이런 글을 올립니다. 덧붙여, 올해의 류현진은 신급이고, 김광현도 대단하죠. 그런 그들과 비교되어 폄하받는 양현종이 너무 안타깝더군요. 저는 양현종 팬도 아니고, 그와 이야기를 나눠본 적도 없습니다. 다만 이런식으로 까여야 할 선수인가는 궁금합니다. 단순히 기아가 싫어서 까고 있는 건 아닌가요? 저는 작년에 윤성환과 조정훈에게 어떤 욕도 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의 실력이 다승왕이 되기에 충분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지요. 지금 마음 같아선 차라리 양현종이 다승왕이 안 되었으면 하는 마음까지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