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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혜성이 스쳐 지나간 단 하루를 못 잊은 채 빼곡하다
저승엔 해와 달 안 뜨랴 주야장천 하늘 숭상하고
빛 하나 없는 밤 외로우랴 별을 노래하고
가는 길 삭막하랴 무지개 스케치하고
나비나 꾀이라 꽃도 따다 글씨에 물들인다
추우랴 숯 지펴 그을리고
더우랴 빗물 받아 적는다
언어의 무덤으로 간다고 꿈속에서 소곤거렸다
단 한마디 기다렸던 두근거림에 용기 주러 청춘을 쓰고
잃어버린 장난감은 어디로 갔을지 궁금해 동심을 쓰고
모든 죽어 간 것들 다시 만나러 낙엽을 쓴다, 깨끗하게.
가장 많이 쓴 언어의 무덤으로 간다
나는 심해어가 되고 싶어 주로 눈물을 쓴다, 물속에선 운 거 모르게
멀리 나는 새가 되고 싶어 주로 바람을 쓴다, 맺힌 반짝임 안 들키게
특히 내게 빼곡함은 바보로 죽는 걸 허락한 일이다
가장 밝은 별이 뜬 새벽, 혜성처럼 스쳐 지나간 사랑은 천 년에 한 번 온다
생애 오직 아름다운 아침 갠 날이었으니
그 단 하루를 못 잊은 채 쓰고 또 쓰고
마음이 쓰디썼다
그래도 난 천국을 건설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