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2일 조선중앙TV를 통해 남아공 월드컵 개막전을 무단 중계해 ‘해적방송’ 논란이 일고 있다. 중앙TV는 오후 9시10분부터 1시간20분간 하루 전에 열린 남아공과 멕시코의 개막전을 녹화로 방송했다.
중앙TV는 ‘해적방송’ 비난을 의식한 듯 중계방송의 출처를 알아볼 수 없도록 하기 위해 원래 방송국 마크를 지우고 위, 아래 화면도 잘라내 화면이 16대 9 이상으로 길쭉하게 나타났다. 또한 원래 방송 해설자의 목소리가 나오지 않도록 하기 위해 현장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소리 크기를 줄인 뒤 북한 아나운서와 해설자들의 음성을 입혔다.
중앙TV는 16일 오전 3시30분에 열리는 브라질과의 첫 경기도 북한이 큰 점수 차로 패하지 않는 한 무단으로 녹화 중계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남아공 월드컵 중계방송의 경우 천안함 사건 등 남북관계 경색으로 한반도 지역 중계권을 단독 보유한 SBS와 북한의 조선중앙방송위원회 간 협상이 결렬됐고 SBS는 북한의 월드컵 중계가 ‘무단 방송’이라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