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고 34일째인 19일 오후 전남 진도군 팽목항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 최근 실종자 수색이 장기화되면서 실종자 가족이나 자원봉사자들이 하나 둘씩 집으로 돌아가 남아있는 실종자 가족들의 심리적 공백이 점점 커지고 있다. 2014.5.19/뉴스1 (※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가족 천막 앞 관광안내도 배경 기념사진도
세월호 사건 이후 진도 팽목항을 찾는 ‘관광객’이 늘고 있다. 추모를 위해 찾는 이들도 많지만, 일부 방문객들은 ‘관광객 티’를 지나치게 내는 탓에 실종자 가족과 자원봉사자들의 마음에 또 한 번 상처를 주는 일이 잦다.일요일이었던 18일 한눈에 봐도 관광객임을 알 수 있는 이들이 팽목항으로 들어왔다. 이들은 자원봉사자 천막과 가족대책본부 천막 등을 둘러본 뒤 다시 차를 타고 떠났다. 가슴에 노란 리본을 달고 조용히 현장을 둘러보고 떠났지만 일부 관광객들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형형색색의 아웃도어 복장에 선글라스를 쓴 단체 관광객들은 큰 소리로 대화를 나누며 팽목항을 거닐었다. 카메라를 든 한 남성은 미니스커트에 하이힐을 신은 여성의 손을 잡고는 “저 너머가 사고가 난 곳”이라고 했다.가족대책본부 천막 앞에 서 있는 ‘진도 관광 안내도’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는 이들도 있었다. 가족대책본부 천막에는 ‘실종자 가족을 위해서 경건한 분위기를 유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벽보가 한 달째 붙어 있다.일부 관광객들은 실종자 가족과 자원봉사자들의 식사를 제공하는 천막에 들어와서는 “식사 되나요? 얼마에요?”라고 묻기도 한다. 자원봉사자 정아무개(31)씨는 “주말이 되면 한눈에 봐도 관광객임을 알 수 있는 이들이 부쩍 늘어나는데, 실종자 가족에 대한 배려를 찾아볼 수 없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단원고 학생 또래의 중·고등학생 자녀와 함께 항구를 찾는 추모객들도 뜻하지 않게 아직 아이를 찾지 못한 실종자 가족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범정부사고대책본부는 주말을 앞둔 22일 “실종자 가족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행동을 삼가 줄 것을 부탁한다”고 했다.진도/박승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