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움 이야기가 많이 올라오길래 어린시절 봤던 인상깊었던 싸움구경이 생각나서.. 글을 끄적여본다.
난 중학교 다닐 때 남중과 남고가 붙어있는 그런 학교를 다녔었다.
당시 난 매점에서 파는 고기만두에 미쳤었고,
그날 또한 따끈한 고기만두를 먹으러 친구들과 쉬는시간 종이 치자마자 매점으로 달려갔을 때였다.
때마침 고등학교가 점심시간이었던지라.. 매점 근처에서 고등학생들이 웅성대고 있었는데
잘 보니 고등학생 두명이 싸움나기 일보직전이었다.
재미있는 구경거리가 생긴 나는.. 친구들과 함께 뒤에서 몰래 지켜보기로 했다.
싸우는 상대는 키가 꽤 컸던 A군(아마 180cm는 넘은 오우거 스타일의 학생이었다.)
과 그당시 중학교 2학년 생이었던 나와 체격이 별반 다를바 없던 B군(170cm 가량 되고 왜소했다.)
이 시비가 붙은듯 했다. 질펀한 욕설이 난무한 후에
A군이 밑의 사진의 김제동처럼 교복자켓을 벗는 순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저 상태의 A군에게 B군이 달려들어서 때렸던 것이다.
팔을 쓰지 못한 A군은 마치 펭귄처럼 팔을 빼지도 못하고 파닥파닥 거리다가
인페르노에서의 야만용사처럼 맥없이 쓰러졌고..
그 위에 올라탄 B군이 얼굴을 거침없이 때리다가 다른 학생들이 붙잡아 어이없게 끝이 났다.
난 그 당시도, 아직도 그들이 왜 싸웠는지..
그리고 나와 체격이 비슷했던 그 형씨는 어떤사람인지 잘 모르겠다.
다만 싸움은 덩치로 하는게 아니며, 뻘짓거리 하다가는 쪼매난 친구에게라도 맞을 수 있다는 것을
그날 이후로 깨달았던 것 같다.
10년이 훌쩍 지났지만 나는 아직도 덩치 큰 오우거의 교복 반틈만 벗고 파닥대는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