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마음을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은데, 너 참 못났다는 이야기를 들을까 싶어 어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그런 맘. 그래서 이 곳이 있는 거겠죠 ?
문득 오랜만에 PC로 네이트온에 들어가봤어요. 우연히 쪽지 탭을 보니 한달 전쯤 헤어졌던 그 사람과의 쪽지가 보이네요. 그 사람과 안 좋게 헤어졌던건 아니지만 아니 .. 그런건 없으려나요. 안 좋게 헤어지지 않았다고 믿고 싶은 그 뒤에 저는 마음이 그렇게 단단한 사람이 아니라 그 사람 관련된 건 거의 다 지웠어요. 그런데 이 쪽지들을 간과했었네요.
안 보고 지워야겠다고 생각했지만, 괜찮겠다 싶어. 열어봤어요. 그 사람과의 나눴었던 이야기를 행복한 기억으로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일부러 그렇게 생각하려는 마음도 있구요.
하나하나 보는데요. 내가 왜 저랬나 싶을 정도로 닭살스럽기도 하더라구요. 보면서 .. 예상은 했었지만 씁쓸한 미소가 떠올랐어요. 그렇게 하나하나 보다 더 이상은 안 되겠다 싶어 그 사람과 나눴던 쪽지와 함께 다른 분들과의 것들도 지워버렸네요.
마지막에 그 사람은 제 연락을 안 받았거든요. 그 사람과의 기억은 참 행복했었기 때문에, 나를 좀 속상하게 하기는 했어도 그 사람 참 멋진 사람이었거든요. 고맙고 그동안 참 미안했다라는 메일을 하나 보내고 그렇게 제 연애를 끝냈어요. 제 손으로. 이미 그 사람은 자신이 먼저 끝냈을지도 모르겠지만요 ㅎ 그 사람과 함께 해서 속상한 마음은 없어졌지만 생각보다 그 사람은 제 생활속에 많이 묻어있었네요. 그 사람과 함께 할때의 네이트온 비밀번호를 무심코 누르거나 절친한 친구와 연락할때 그 사람 번호를 무심코 누를때 ..
그동안 공중전화로 목소리나 한번 들을까, 나인걸 알면 어떡하나라며 그만두고. 지인의 휴대전화로 또 목소리나 한번 들을까, 그 사람이 나인걸 알까봐 또 그만두고.
흔적을 안 남기고 그 사람이 요즘 사는걸 들여다보는 방법은 싸이월드 미니홈피 밖에 없네요. 그 사람 참 꼼꼼한 사람이라 자신이 무언가를 사면 꼭 미니홈피에 올려두거든요. 머리속에 남아있었던 그 사람 미니홈피주소를 치고 들어가봤는데, 헤어지기전 한동안 업데이트가 없던 그 홈피에는 이제 다시 글들이 올라와있네요. 잘 지내는 거겠죠.
좋아하던 게 많았던 사람이에요.그래서 좋았어요. 그리고 그래서 그 사람이 좋아하는 것만 봐도 그 사람이 생각나요. 좋아하는게 많았던 그 사람이 미워요. 그 사람 덕분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던 축구화. 헤어질 무렵 메시가 광고하는 아디다스 축구화 광고는 정말 보기가 힘들었어요.
자신은 살아가는게 참 즐겁다고 하는 사람이었어요. 그런 그 사람이 참 좋았어요. 지금도 미련을 버리기가 어려울정도로, 이런 글을 쓰면서 안 그러려고 하는데도 눈물을 뚝뚝 흘릴정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