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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친이랑 헤어진 후에 처음 알게 된것
게시물ID : freeboard_59955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고양이냥
추천 : 1
조회수 : 756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2/06/09 14:26:09


원래 남친 사귀고 이런 것을 별로 안 좋아해서 25년 동안 제대로 된 애인 따위 없이 피시방에서 케릭 덕질을 하며 게임을 애인삼아 살아왔음. 그런데 이번년도 초 애인이 생김 친구들에게 말하니 여자, 남자사람 친구들 모두 경악하고 특히 발렌타인 초콜렛을 줬을 때 주변인이 모두 지렸음.

사실 애인이 한번도 없다가 생기니 뭔가 좋긴 했음. 둥지가 생긴 기분이랄까ㅇㅇ
남친이 좀 멀리 살았는데 장난안하고 초반에는 일주일 내내 보고 금요일 날 만나서 일요일 밤에 헤어지기를 반복. 거기다가 얘는 만난지 2주쯤 됐을 때부터 나랑 결혼할거라고 노래를 부름. 나는 결혼은 지 혼자 하나싶었지만 귀여워서 우쭈쭈거림. 애인 30 나님은 25살 하긴 저도 결혼을 슬슬 생각해야 할 나이긴 했음.
아무튼 그렇게 만나는데 사람과 사람이 만난거다 보니 시간이 지나니 슬슬 거슬리는 것이 보임.

나님으로 말하자면 사귀는 동안이나 만나는 동안에는 절대 헤어지자는 말을 남발하지 않음. 근데 한번 헤어지지자고 하면 정말 레알 끝인 사람임. 사귀는 동안 몇 번 맞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결국은 이별통보 함. 그게 100일쯤 되었을 때임. 생에 첫 연애가 끝나고 기분이 우울하다거나 그런 건 없었음. 오히려 뭔가 후련한 기분. 그런데 딱한 가지 버스커버스커 노래를 꽤 좋아했는데 그놈이 노래 부를 때 부를 때 완전 버스커 빙의인 거임. 노래도 레알 잘 불러서 만날 노래방 가고 난 내가 먼저 선곡하고 어서 불러라 농노야 하면서 노래를 요구했음.

그런데 헤어지고 몇 일 안됐을 때 친구랑 카페를 갔는데 버스커 노래가 막 흘러나오고 있었음. 그런데 그 노래들으니 뭔가 그놈이 생각나서 좀 당황함. 그런데 당시 버스커 노래가 좀 많이 나옴 여수 밤바다. 라던지ㅇㅇ
그래서 친구한테 물어봄

야, 금마랑 헤어지고 아무런 생각 없었는데 버스커 노래를 들으니 얼굴이 생각나고 놀던 게 생각난다면서 이거 뭐지?

하니까 친구가 말해줌.

그게 추억임ㅇㅇ

와 시발 이게 추억이었구낭. 새로운 깨달음과 함께 뭔가 소름이 돋음. 아직까지 한번도 연애를 안 해봐서 몰랐네.

연애를 끝내면 남는 게 뭐가 있냐고들 하는데 추억이 남음. 아무것도 남지 않는 게 아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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