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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꼴찌탈출> 1화. 들뜨다 못해, 어딘가 근질거리는 투
게시물ID : animation_30043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야도미진타
추천 : 18
조회수 : 6756회
댓글수 : 15개
등록시간 : 2015/01/16 12:31:19
프롤로그: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animation&no=300412&s_no=300412&page=1
안녕하세요. 야도미진타입니다. 라노벨 작가들이 이 말 쓰는 건 주로 소설 끝 아니었나 다른 분이 이 제목의 소설을 쓰시는 것 같은데 뭐 서로 베낀 것도 아니면 상관없겠죠? 그 분은 오토코노코물이고... 저는... 음... 굳이 따진다면 판타지? 그런 거에요. 나름 떡밥도 깔고 있으니 지겨워도 끝까지 보시면 정말로 감사할 것 같습니다. 아 참, 맞춤법 지적은 정말로 감사하지만, 띄어쓰기는 일일이 수정할 시간이 없어서 지적하셔도 수정은 힘들듯합니다. 그럼 하지마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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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장에 가지 않은지는 1년이 넘은 것 같다. 사실 작년인 2015년만 해도 꼴지였지만 영 못 볼 정도는 아니었다. 나는 친구들과 거의 일주일에 한 번씩 야구장에 찾아가며 인내심을 길렀고, 가끔씩 찾아오는 승리에는 마치 "그 행위"를 한 것보다 더 큰 희열을 느낄 정도였다. 뭐, 내가 한화 골수 팬이니 양해해달라고. 하지만, 올해 2016년은 그렇지 않았다. 시즌 초 한화는 2연승을 시작으로 해서 내심 기대도 했지만 승패를 반복하더니 현재는 27연패 중이다. 나는 16연패 쯔음에서 야구장에 더 이상 가지 않게 되었고,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는지 (그래도 신경쓰여서 본) tv중계에서는 주말임에도 한산할 지경이었다.

"오빠. 나 준비 다 했어." 소라는 들뜨다 못해, 어딘가 근질거리는 투였다.
"3시 경기니까 아직 시간은 4시간이나 남았어."
"그럼, 같이 밥 먹으러 가자." 
"좋아. 일단 시내로 나가볼까?"

시내로 나갔다. 유리로 지은 세련된 건물과 낡아서 검은 때가 낀 건물 사이에 있는 분수대를 기점으로, 가족과 커플들로 거리는 북적였다. 높이 뜬 태양에서 내리쬔 햇빛이 분수대에서 나오는 물방울과 섞여 마치 그림에서 보던 광경이 펼쳐졌다. 물가 주변인데다가 바람도 서늘하게 불어와 조금 맺혔던 땀방울을 식혀주었다. 이유없이 기뻤다. 
"소라야, 뭐 먹고 싶어? 모은 돈 좀 있는데.."
"그냥 대충 김밥x국 어때? 데이트 하는 것도 아니고." 
여친을 안사겨봐서 데이트를 어떻게 하는 지를 모른단 말이지... 근데 학생이면 김밥x국에서도 데이트 하지 않나?
"그래? 그럼 그러자."
식당에 들어가서 대충 라면과 김밥을 주문하고는, 계속 묻고 싶던 것을 물어보았다.

"근데 넌 갑자기 왠 야구냐? 그것도 여자애가 이런 나이에?"
"오늘은 왠지 한화가 이길 것 같았거든. 오빠가 기뻐할 것 같아서." 소라는 농담조로 말했다.
"뭐라고?" 나는 어이가 없어 되물었다.
"아냐. 그냥 가끔씩은 오빠랑 같이 다니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아서그래." 정말로 고마웠다.
"으이구 계집애야... 넌 친구도 없냐, 이런 꾀죄죄한 오빠랑 같이 놀러다니고?" 미안하다. 난 이렇게밖에 감사함을 표현할 수 없었다. 하지만 소라도 대충 내 마음을 읽을 수는 있을 것이다. 늘 그래왔듯이. 그러고보니 남자 츤데레도 묘하게 모에하니까 내 팬아트도 만들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갑자기 드네.
"으이구, 고마운 줄도 모르고..." 역시나. 내 솔직하지 못한 답변의 본심을 알아차린 소라는 웃으면서 말했다.
"..." 갑자기 소라의 얼굴이 어두워지더니 갑자기 엎드렸다.
"....혹시 상처가 됐다면 미안." 설마 진짜 친구가 없었던 거냐.
"..." 소라는 말없이 울음을 참으려고 하였지만, 이미 콧등은 벌개진 뒤였다.
"미안해. 하지만 다른 애들이 어떤 짓을 해도 언제라도 나는 네 편이..." 나는 당황한 나머지 나중에 들으면 엄청 부끄러울 말을 하고 말았다. 무의식 속에 본질이 있다고, 어쩌면 그게 내 본심일지도 모른다. 물론 나는 시스콘이 아니다. 그저 힘든 시기를 소라와 같이 겪었을 뿐.
"그런 거 아냐" 가까스로 눈물을 멈춘 소라는 언제 그랬냐는듯이 웃으며 말했다. 정말로 그런 건 아닌지, 아니면 내가 걱정할까봐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내가 말을 더 꺼내봤자 그리 좋을 것도 없다. 그냥 넘어가자.
"오빠, 날씨 참 좋다..." 그만둬! 그건 대화 소재가 고갈났을 때나 쓰는 거야! 하지만 이대로 말을 멈추고 있는 건 더 나쁜 일이다.
"그러게. 맞다? 너 만두 좋아하지? 내 라면에 있는 만두 먹어줘." 나도 어찌어찌 대화를 이어나갔다. 아까운 내 만두를 잃긴 했지만 그래도 공기마저 침묵하고 있는 어색한 분위기보단 낫잖아? 1)어느 라이트노벨에 나오는 주인공은 이런 분위기를 가식이라고 까지만 이건 가식이 아니라 배려지. 그렇고말고.

라면 국물까지 한 방울 남김없이 먹고는, 가게에 있는 박하사탕을 양심에 찔리지만 5개 쯤 챙긴 뒤 다시 거리로 나간다.
"자 여기, 너도 사탕 먹어라." 
"고마워."
보통 라이트노벨이라면 여동생이 "뭔 잘난척이야"하면서도 맛있게 먹곤 하겠지만, 우리는 그런 사이가 아니다. 그리고 요 근래, 여동생이 너무나도 착해졌다. 이런 친절은 부담스럽기도 하고, 혹은 집착이 아닐까 걱정도 된다. 그러나 나는 애써 동생을 믿어본다.
"이제 뭐하지? 아직 3시까지는 좀 많이 남았는데." 시계를 보니 1시였다.
"야구장 가는 게 어때? 전개를 너무 질질 끌면 소라와 독자들은 슬퍼할지도.."
"벌써?"
"응. 표도 끊어야되고."
"에이, 한화 망해서 표는 금방 끊을 수 있어." 그렇게 툴툴거리면서도 나와 소라는 야구장으로 가는 지하철을 타고 있었다.
"빨리 보고 싶다" 
소라는 들뜨다 못해, 어딘가 근질거리는 투였다.

토요일 점심의 지하철은, 사람이 많은 것도 아니고 적은 것도 아니고 어중간했다. 작가한테 내가 서술을 해줘야되는데 힘드네. 어쨋거나 소라와 나는 앉아서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듣고 있었다. 나는 모x가타리 시리즈의 음악을 좋아한다. 소라는 ClaXXX를 좋아한다고. 얼핏보니 ConnXXX?같았다. 2)남매끼리 오덕인 건 어딘가 안좋은 사례를 봤는데... 설마.

야구장에 도착해서 표를 끊고는, 자리를 잡으러간다. 아직 시작하기도 전이고 한화는 앞서말했듯이 27연패 중이라서 경기장은 한산했다. 야구장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자리는 1루수 정도 지점의 3층 자리다. 투수와 타자를 자세히 보지는 못하지만 탁 트여있어서 경기장을 한눈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역시나 좋다. 맑은 하늘에 빛나는 태양, 그리고 시원하게 부는 바람, 거기에다 초록빛 잔디까지 마치 치유되는 느낌이다. 언제였을까? 이 자리에서 다른 사람들과 같이 파도타기 응원을 할 때, 한창 전성기의 김태균 선수가 거대한 홈런을 쳐서 가족들끼리 환호성을 지른 기억이 난다. 돌아가신 부모님 생각에 괜스래 눈이 뜨거워졌다. 소라가 내 상태를 보더니,
"다이죠~부데스요." 아마도 나를 위로해주려고 드립을 친 소라였지만 그 역시도 옛날 생각이 나나보다. 억지가 다분히 느껴지는 미소가 왠지 가슴 아팠다.
"야 같이 뭐 먹을꺼 사러갈래?" 
"좋아."
적절한 대화를 하며 먹을 것, 특히 치킨을 사서 자리로 돌아온다. 시계를 봤다. 2시 30분. 아직 30분이나 남았다. 휴대폰을 꺼내려는 찰나,
"오빠!"
"왜 그래?"
"경기, 왠지 이길 것 같아."
"그래그래." 나는 귀찮다는 투로 말했다.

"경기, 빨리 시작했으면 좋겠다.."
소라는 들뜨다 못해, 어딘가 근질거리는 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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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역시 내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의 히키가야 하치만
(2) 내 여동생이 이렇게 귀여울리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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