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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 위 핀 꽃 한 송이 둔 채
바람과 그림자가 대화 나눈다
느껴지지만 보이지 않는 게 외로웠을까
선명하지만 통과되고 만 게 외로웠을까
그 하나는 다른 걸 닮고 싶다
한 번만이라도 모습 보였으면 해
다른 하나도 상대에게 똑같다
한 번만이라도 온도 느꼈으면 해
나도 너처럼 모든 것 끌어안을 수 있다면
계절마다 색이란 걸 입고 얼마나 좋을까
꽃은 맺힌 이슬 아가 재우듯 잔잔하게 흔들린다
그게 한쪽의 대답이었다
나도 너처럼 세상 무엇이든 될 수 있다면
나란히 걷고 함께 쉰단 건 얼마나 좋을까
꽃은 떨어진 이슬 잘 자라 덮어주듯 달빛 가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