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어는 좁고 축축한 동굴 안에서 눈을 뜬다.
눈을 뜨기 전부터 폐에 가득히 들어찬 메캐한 연기에 목이 매웠다.
어디선가 기괴한 음악이 들려온다.
끝없이 되풀이 되는 음악 속에 나는 가만히 정신을 차려본다.
'나는 누구지?'
어찌된 영문인지 나 자신이 누군지 알 수 없었다.
내 앞에 푸른 드레스를 입은 누군가가 보인다.
아니다.
그것은 누군가가 아니다.
푸른 드레스 자락 아래로 허연 다리뼈가 선연했다.
그것은 앨리스의 송장이었다.
나는 침을 삼키고 그것에게 다가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