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콩과 참깨 등을 원료로 사용, 건강에 좋다는 이유로 최근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검은' 우유와 두유 등 유제품이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지적이 높아지고 있다. 콩과 깨의 거북한 맛을 없애기 위해 일반 우유에는 아예 없는 단맛을 내는 성분을 지나치게 많이 넣어 자칫 충치와 비만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롯데햄우유, 서울우유, 매일유업, 남양유업, 빙그레 등 우유와 두유, 요구르트 등을 생산하는 업체라면 예외 없이 최근의 '검은' 열풍에 편승해 관련 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검은 유제품은 20여종. 유업계는 이들 제품이 벌써 연 3000억원대의 시장을 형성했으며 지금 속도라면 내년에는 올해보다도 두 배 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 제품이 일반 백색 우유와 달리 당 성분을 포함하고 있다는 것. 검은 우유의 원재료 및 함량표를 살펴보면 어김없이 설탕을 물에 녹인 것과 성분이 유사한 액상과당이 첨가됐다.
업체들은 원유, 검은콩 등 건강에 유리한 항목은 한 눈에 알아볼 수 있게 큼직하게 표기한 반면 당 성분은 작은 글씨로 처리하고 함량도 표시하지 않고 있다.
휴먼치과의원 이준용 원장은 "설탕 등 단맛을 내는 성분은 충치의 원인균인 S-뮤턴스 균의 자양분으로 작용, 구강 내 충치 원인균의 성장을 촉진한다"며 "당 성분이 포함된 검은 유제품도 마신 뒤 바로 양치 또는 가글을 하지 않으면 충치를 촉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왕기내과의 조 원장은 "소아비만 등 비만환자가 당 성분을 과도하게 섭취하는 것은 건강에 치명적"이라며 "특히 세포 자체가 비대해져 어른이 되어서도 살이 빠지기 힘든 소아 비만환자가 우유에서까지 당을 섭취한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유업계는 '소비자의 선택'으로 모든 책임을 돌리고 있다. 유업계 한 관계자는 "검은 유제품처럼 100% 원유가 아닌 가공우유는 당 성분뿐 아니라 다양한 성분을 포함한다"며 "설령 몸에 아무리 좋은 제품을 만들더라도 맛이 없으면 팔리겠느냐"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