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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 같은 할아버지。
게시물ID : lovestory_2257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엔젤문
추천 : 1
조회수 : 63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07/02/11 16:46:29
얼마 전 다섯 살배기 큰아들과 함께
시장에 갔을 때의 일입니다. 

쌀쌀한 날씨였지만 시장 주변 예식장에는
쌍춘년과 황금돼지해를 겨냥한
결혼식이 많이 있어 분주했습니다. 

화사하게 차려입은 하객들, 
고운 한복의 할머니, 
어색한 양복차림의 할아버지 등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지요.

그 때 제 아들 태양이가 
"엄마 저기 봐. 할아버지가 애기 같아요."
하며 웃는 거예요.
아들이 가리키는 곳을 눈으로 따라가니
중절모에 버버리 코트를 입은 할아버지의
모습이 저만치서 보였습니다. 

흔히 꼽추, 곱사등이라고 낮춰 부르는 모습으로요.
120센티가 될까 싶은 작은 키에 
허리가 구부정하게 굽어있는 모습을 보고
보통은 "엄마 저 할아버지는 등이 왜 저래?"
하고 물었을 법한데 애기 같다고 생각하며 
호호 웃는 아들의 말에 
전기가 찌릿하고 오더군요.^^

나 또한 장애인들의 모습을 이상하게 
생각해왔던 게 아니었나 싶어 뜨끔했고
그런 모습을 이상히 여기지 않고
오히려 애기 같다고 생각하는 
아들의 고운 눈이 감사했습니다. 

다섯 살 난 아들이 그렇게 
자랑스러워 보일수가 없었습니다.
그 말을 듣고 보니 할아버지는 
정말 애기같이 사랑스러워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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