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년땐 아니었는데 복학하고 한동안 이런저런 고민에 빠졌습니다. 그건 성적 때문인데요. 제가 1학년때만 해도 절대평가를 유지하였는데 지금은 모조리 상대평가로 바뀌었습니다. 고등학교때도 상대평가가 늦게 반영되었지만 큰 생각은 안했거든요. 잘하는놈은 잘하고 못하는 놈은 못할테니까...(공부하는 사람은 하고 안하는 사람은 안하죠)
하지만 어마어마한 등록금을 내고 학점으로 장학금을 따야 하는 저는 이번 상대평가가 너무나 크게 다가오네요.
동기나 후배들이 수업에 안나와서 결석체크되거나 과제를 안내거나 쪽지시험에 망하면 속으로 기뻐하는 나를 발견합니다.
1학년때만 해도 동기가 못하면 가서 같이 공부하고 도와주고 별로 안친하더라도 애가 좀 힘들거나 결석을 하면 감싸주고 그랬는데 제대하고 와보니 상대평가...상위 일부만 A학점만 주게 되었더라고요 그걸 안 순간부터 이렇습니다.
아 나는 그렇지 않아도 공부하고 있는데 쟤네들이 못하는만큼 내 학점은 더 올라가는구나 장학금 받아서 부모님께 효도할 수 있겠구나....
이 생각을 하게 된 순간부터 정말 친한 애들 빼면 동기든 후배든 선배든 뭔일이 있어도 감싸주지도 않고 별로 도와주지도 않고 겉으로는 '힘내라!' 하는 식으로 하지만 속은 '좀더 학교 빠지고 공부하지 마라 나 학점 잘 받게...' 이렇게 생각하게 됩니다.
나도 모르고 있다가 요며칠전 개총 후 술마시고 못오거나 과제를 못해온 애들이 있어서 결석자가 속출했는데 그때 강의실에 몇 없는 사람들 보면서 '안심'이 되더라고요. 그 순간 '내가 이렇게 나쁜 새끼였나...' 하게 생각하게 되고요. 내가 1학년때만 해도 내 동기들도 그렇고 서로 잘해주고 분위기 좋았는데... 요즘은 강의실 가면 철모르는 1학년들 빼고는 예전처럼 저런게 없는거 같습니다... 오늘 친구랑 술마시는데 친구가 자기가 이러이러하다고 고백하길래 음 그렇냐고 하면서 들었는데 전부 저랑 같은 이야기더군요...제 이야기는 안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