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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름달처럼 입가 씩 번져 기껍다
그믐달처럼 할퀸 난 상처 아문다
그믐달처럼 감긴 눈 속에 여긴다
웃고 진통하고 기념하는
이다지 순정을 담았듯이
그믐달은 채울 애절한 몫들로 빈 게라
못 잊을 초상 그리라며 여백을 내준다
밤이 멍든 날엔 딩딩 부은 보름이 훤해서
적적한 방 안에 혼자 자는 초라함 비춘다
제도권에 닿기 전 녹을 빛이 되어 슬픔 비껴가달라
내 정체 발각시키지 않는 아슬한 명암이 편한 거다
가냘프고 빈 미완의 달만이 혹시나 기적도 생겨봄직한 여지로 관여한다
달빛이 어찌나 명백하면 환상도 깨져서 사랑의 불가적 현실이 드세진다
꿈인지 아닌지 어렴풋한 경계에서
불면으로 기생한 그리움 들끓음이
내 한 정인께 충직한 방법 다일 터
사모했던 경위 속절없이 되새기는
그 잠 못 든 밤의 진상을 심문하듯
큰 달아 내 기거 민낯 밝히지 마라
어쩌다 그이 볼 궤도엔 얼씬 안 할
그다지 마음 쓸 준비 많이 덜 됐다
자백 털 거라곤 피폐해진 몰골뿐
바라 마지않을 재현의 가망 끝난
그 잠 못 든 밤의 진실 보란 듯이
일부러 굉장하겐 밝지 마라 달아
아직도 마음의 준비가 안 내킨다
우연을 가장한 재회의 끈까지 놓친
그런 완전한 결별은 맞이 않았다고
미련인들 조금만 더 착각하고 싶다
벼랑 끝에서 멀리 향하여 볼
그게 다라도 기껏 누릴 사랑
야수가 우는 언어 뜻 모르듯
가슴을 찢어 쓴 이 갈김같이
헛소리 토해야 살 내 생리다
숨어서 짖는 야수처럼
나는 보름에 동요했다
밤이 멍든 날엔 보름 팔할이 녹아 쇳물로 끼얹쳐도 좋으니
다시 미완으로 기능하라고 염치없이 추잡하게 울부짖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