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날이 개어 해가 쨍쨍 내리쬐는 오후에 베란다에 나가 담요 한 장 두르고 내 무릎에 기대어 누운 여왕님이 헝클어진 머리를 살살 어루만지고 있으면 여왕님이
간만에 날씨도 좋으니 낮잠이라도 한 잠 푹 자면 개운하겠구나 라며 도로롱 작게 코를 고실 때
내가 미리 준비해둔 빗질 도구를 살며시 늘어 놓고 개빗으로 빗을까 왕빗으로 빗을까 고민하고 있을 때
아직 잠들지 않은 여왕님이 슬그머니 품 속에서 참빗을 꺼내 내 손에 쥐어주시면서
어디 한 번 반할만큼 멋지게 빗어 보아라 라고 하시는 모습에 감동받아
이미 반했어요 라고 소리 치며 와락 끌어 안는 상상읗 하며 따사로운 햇살햇살 무당벌레 고요히 우는 평화 속에서 여왕님 머리를 만지작 거리며 빗으로 빗어드리면 차암 조켓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