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0화]꿈.bgm
게시물ID : databox_3020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케미호무라
추천 : 0
조회수 : 13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4/11 20:57:11
 
(*표시는 한개가 과거회상의 시작 두개가 과거 회상의 끝입니다.)
 
0화
 
 나뭇가지 위에 새들이 있다. 많은 새들이 있지만 먼 기억속 아침의 새처럼 지저귀지 않는다.
그저 처음부터 하나였다는 듯한 큰 눈으로, 카멜레온 처럼 사방을 두리번거리고 있을 뿐이다.
큰 눈으로 무엇을 찾는걸까, 나처럼 기억을 유지하는 존재? 아니면 마도카의 존재를 아는사람?. ■■■의 생각만큼이나 알 수 없는 존재다.
이제 익숙해 질만한 풍경이지만 다시 새 때문에 생긴 잡생각을 정리하고 익숙함을 느끼기 힘든 아침의 첫 일을 시작 했다.
 
"쿄코. 쿄-코, 어서 일어나 쿄코, 이대로면 지각이라고!"
 
"...아....흠메에......캬류루르..........."
 
"정말, TV 그만보고 자라고 말했는데 또 새벽까지 봤지?"
 
"이거...이것만 먹고 잘께...으-흥...으헤헤헤헤...."
 
 *
 3일전,
 눈 뜨자 그립지만 다시는 볼 수 없으리라 생각했던 천장이 나의 새로운 첫 아침을 맞이해줬다.
그런 천장은 나에게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단걸 알려줬다.
누운채로 잠시 머리속을 정리한다. 내 숨소리만 들리는 고요함 속, 고요함이 익숙해질쯤 모든 혼란스런 기억을 정리했다.
 그렇게 길고도 짧은 1분만에 마도카를 찾아야 한다는 생각만으로 방에서 뛰쳐나가려던 나는 온몸을 휘감는 이질감에 상체만 세운체로 멈출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나는 떨리는 손으로 반신불수에서 일어난 사람이 몸을 더듬듯 온몸을 더듬었다...그리고 나는 한가지 사실을 확인하게됐다
 
 '지금 나는 육체를 가지고 있다.'
 
 처음 마도카와 함께 가졌던 개념으로써의 존재가 아닌, 육체를 가진 인간,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육체를 가지고 있다.
어쩌면 갇혀 있는건지도 모른다. 마도카와 이어져 있을 때의 초월체로서의 감각은 모두 사라지고 오감만으로만 주변을 인식 할 수 있지만
어딘가 마도카가 있을 꺼라는 육감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렇게 두번의 혼란에 멈춰 있던 나는 맞은편에 있던 육체를 가진 또 다른 존재 덕분에 세번째 혼란에 빠졌다.
나보다 작은키에, 자신의 키보다 큰 창을 자유자제로 다룬다고 생각하기 힘든 가는 팔과 다리..그리고 작고 도톰한 입술만큼 붉은 머리카락을 가진소녀.
 나는 내 기억속 소녀의 모습을 되세기고 익숙하지 않는 몸을 이끌며 그 아이가 누운 침대로 다가갔다...
나에게 이기심을 가르쳐준 소녀, 나의 마지막을 함께해줬던 소녀, 나의 두번째 마음을 가져간 소녀, 사쿠라 쿄코.
 그녀는 여전히 변함없는 모습으로 알 수 없는 꿈 속 세상의 미소를 보여주며 잠들어 있었지만 나는 그런 얼굴을 애써 외면한채 어깨를 흔들어 깨우기 시작했다.
 
"쿄코, ....쿄코, 어서 일어나봐."
 
 그렇게 10여분간 하루 아침만에 애엄마가 된 기분으로 쿄코를 깨웠다. 예상은 했었지만 이정도 일줄이야...다시 인(忍)자를 머리속에 새겨 두개가 될때쯤 좀비처럼 쿄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아..뭐야..."
 
 "일어나봐, 물어볼께 있어."
 
 "...응?, 아직 아침 아니자나...새벽부터.. 뭘, 물어봐야 하는데...?"
 
잠결에 일어나 숙여진 몸 때문에 앞으로 모아진 그녀의 손가락에서 반짝이는 반지를 잠시 확인한 나는 다시 물었다.
 
 "너, 왜 여기에 있어? 언제부터 있었던거야? 아니, 어떻게 여기 있는거지?"
 
 소녀 사야카가 맘속에 두었던 말은 가두어두고 마법소녀 사야카가 생각한 날카로운 말을 쏟아내자 쿄코는 된장국 맛 포키를 바라보는 듯한 눈초리로 나를 바라봤다. 숨소리가 진정될 정도의 시간이 흐르자 쿄코는 다시 풀린눈을 하며 나에게 물었다.
 
 "어... 나, 더 자도 돼?"
 
 "안돼! 나에겐 정말 중요한 거야, 대답해줘!"
 
 "..나보단 너가 더 자야 할 꺼 같은데..같이 자자."
 
 좀전의 졸린 모습은 확인할 세도 없이 갑작스럽게 나를 당기는 쿄코에게  마법소녀로써의 몸놀림은 모두 잊어버리고 부모님 품속에 안기는 아이처럼 폭- 하니 안겼다. 내 귀가 쿄코의 머리카락보다 더 빨개졌을 꺼라는 생각에 품을 빠져나오려 했지만 좀 전에 봤던 가는 팔은 그 어떤 쇠사슬 보다 나를 강하게 잡고 있었다.
 
 "너, 지금 얼굴이 어떤지 알아?, 그런 표정으로 질문하는 너에게 대답을 해주면, 너는 어떤 행동을 할지 모르기 때문에 대답안할꺼야."
 
 다시 품에서 벗어나려던 나는 쿄코의 말과 함께 느껴지는 미미한 떨림에 멈출수 밖에 없었다....이제는 머리속에서 소녀 사야카가 하고싶은 말들이 나오려 했지만 따뜻한 쿄코의 품에 안긴 나는 어느세 아이가 되어 있었다. 그렇게 가슴에 얼굴을 묻은채로 나는 두번째 삶을 맞이하였다.
 
 '나의 마지막과 새로운 시작을 함께해준 내 최고의 친구...'
**
 
 물론 지금은 나의 둘도 없는 응석받이로 변해서 나를 아침마다 힘들게 하고 있지만 익숙하지 않은 이 세상에서 부모님보다 더 의지가 되는 친구다.
 
*
세상이 바뀐지 2일째 되던날, 등교길 한가운데서 자연스럽게 차를 마시고 있는 ■■■를 만나 물었다. 어떻게 마도카의 마음을 배신할 수 있냐고, 이 세상을 어떻게 할꺼냐고. 그러자 이제는 기억나지 않는 말을 중얼거리던 ■■■는 박수 치듯이 손을 흔들자 나에게 남아있던 마도카의 흔적이 모두 사라지는게 느껴졌었다. 그리고 조금씩 변해간다는 허전함을 자연스럽게 채워가는 익숙함에 두려움을 느낀 나는 도망칠수 밖에 없었다. 지금 생각하니 ■■■가 나에게 남아있던 마도카의 흔적을 모두 가져가고 기억을 바꾼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왜 내 기억의 일부를 남겨둔건지는 알 수가 없다. 내가 기억을 조작당했다는 기억을 남겨둘 필요가 없을탠데... ■■■의 생각은 알 수가 없구나.
**
 
 "쿄코, 안일어 나면 밥 없다!"
 
 나와 쿄코의 침대위의 이불을 사이에 두고 매일마다 벌어지는 전투의 끝은 언제나 밥없다는 최후의 통첩에 나의 승리로 끝난다. 그렇게 의기양양 미소지으며 쿄코를 바라보고 있던 나는 갑작스럽게 느껴진 오싹한 기운에 마수라도 나타났나 주위를 둘러봤지만 소울잼 조차도 반응을 안했다. 그리고 다시 앞을 바라본 나는 눈이 반쯤 뒤집힌채로 달려듬과 동시에 외치는 쿄코의 함성에 놀라 침대에서 굴러떨어졌다.
 
 "으으...만두만 먹고 잔다니까!!!"
 
 라는 외침과 함께 내 품속에 달려든 쿄코는 앞에 있는 만두라고 생각되는 내 가슴을 꼭 먹겠다는 기세로 물어뜯기 시작했다. 당황한 나는 어떻게든 쿄코를 때어 내려 했지만 먹을것 앞에서 더 쌔지는 아귀힘에 때어내지 못하고 그대로 당할 수 밖에 없었다. 졸지에 가슴을 먹히게 된 나는 고통반 부끄러움 반에 다시 쿄코의 얼굴을 때어내려 하지만 오히려 손만 물리고 나머지 가슴도 번갈아 가며 물어대는 쿄코에게 가슴을 내어준채 얼굴을 감쌀 수 밖에 없었다.
 
'나의.. 최고의.. 바보...'
 
 그렇게 정신없이 먹던 쿄코는 배가 불렀는지 내 가슴에 얼굴을 묻고 다시 규칙적인 숨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하아..."
 
 다시 쿄코를 침대에 눕히고 깨우는걸 포기한채 화장실에서 침과 이빨자국으로 범벅이된 가슴을 확인했다. ...그래도 베어먹지는 않아서 고맙구나...
쓰라린 가슴을 안고 나오는 나를 본 어머니가 '무슨 일이니?' 라고 물어보지만 '쿄코가 먹었어요.' 라고 대답하지 못하고 나중에 샵에 가야할꺼 같다고 얼버무렸다.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