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화
햇살이 비추는 길은 어제를 무사히 살아간 내가 오늘을 살아가고 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자연의 선물이다. 그런 아침햇살에 매일 감사함을 느끼며 등교를 해야 하지만 오늘은 한 소녀 덕분에 감사함 보다는 이유모를 챙피함만 느끼고 있었다.
"사야카-! 같이가~!"
등교길에 뒤에서 친구가 인사하는 목소리가 들려오면 보답해주는 것이 좋은 관계를 위해 꼭 필요한 예절이라고 생각하지만, 지금의 나는 그 예절을 지키려 했다간 오히려 친구와의 관계를 악화시키는 결과가 나올꺼 같아 애써 무시한채 등교길의 발걸음을 더욱 서둘러 옮겼다.
"같이 가자니-까!"
갑작스런 어깨동무에 밀어낼뻔 했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채 밀쳐지는 쿄코를 생각하고 필사적으로 내 팔을 잡아냈다. 그런 노력은 조금도 눈치 못챘다는 듯한 얼굴을 한 쿄코를 곁눈질로 확인한 나는 속으로 한숨을 낼 수 밖에 없었다.
"치사하게 안깨우고 맛있는 것도 혼자먹고 가버리냐?"
반박할 수 있는 수 많은 말들이 있었지만 내 마음을 알 수 없는 바보에게는 아무 소용이 없을꺼라는 생각에 또 한번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흥- 두고봐라,나중에 그대로 갚아주겠어! 아니야, 그대로는 부족하고 좀 더 확실한 방법이 없을까..교복을 숨겨버릴까, 아니면 새벽일찍 일어나서 기다릴까-아니 그러면 많이 못자자나! 그냥 사야카를 묶어두-면 내가 집에서 쫓겨나겠지...."
혼자서 중얼거리며 정신이 팔린 쿄코의 팔을 살며시 내려놓고 빠져나가려는 하는 찰나 다시 쇠사슬 같은 쿄코의 팔이 나를 옭아메었다.
"어딜 그렇게 혼자가려고해, 나한테 뭐 숨기려는 거라도 있어?"
나는 필사적으로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래..? 그럼 다행이고."
'이 순간만은 너가 바보인거에 감사한다..'
"아, 그런데 말이야 오늘 무지 신기한 꿈을 꿨다? 티비를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티비 속에서 먹을게 막 나와서 공중을 떠다니는거야, 그러곤 티비가 식탁으로 변하고 떠다니는 음식들로 진수성찬이 차려졌지. 그래서 '이게 왠거냐' 하면서 정신없이 먹는데.."
나의 칭찬이 다 끝나기도 전에 쿄코의 입에서 나오기 시작하는 '꿈'이야기에 나는 경직 될 수 밖에 없었다.
"갑자기 너가 나타나서는 이 따~아~만한 만두를 두개 주는거야. 다른 맛있는 것도 많았지만.. 너,너가 준 만두라서 다른 음식들 다 밀어 내고 맛을 봤는데 너무 맛있는 거야, 그래서 다 먹을려고 하는데 만두들이 막 도망치는거 있지."
내 머릿속에 들어오는 쿄코의 목소리가 많아 질수록 그만큼 더 몸이 떨려 오기 시작했다.
"그런데 내가 누구겠어, 미타키하라를 지키는 마법소녀 중 가장 쌘 내가 만두 따위를 놓칠리가 없자나, 바로 잡아서 만두를 먹는데 먹어도 먹어도 만두가 안사라 지더라구! 맛도 있는데 사라지지도 않는 만두라니!! 현실에서도 그런 만두가 있..."
나는 새로태어나면서 다시는 사람들을 다치지 않게 하리라고 맹세했다. 그런데 그 맹세가 내가 절친이라고 생각한 아이덕분에 3일만에 깨졌다...
너는..정말로 바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