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날씨는 맑았다 이제 모든 별들이 앞쪽으로만 몰려들어 멀리 별들의 무지개가 떠오른다 대 마젤란 은하가 모든 별들을 중력 렌즈로 모아서 저들을 수많은 여럿으로 만들어 보인다 아 현란한 별들의 무지개의 파도여! 있고 없음이 저 안에 있고 저 안에는 없음마저도 잔상의 빛을 뿜고 있도다 안드로메다까지는 15년 161일 남았다 어떻게 13년을 달려왔는지 이미 지구에서는 100만년이 흘렀으리 은하를 벗어난 지도 2년이 지났다 지금 내 우주선의 속도는 광속의 99.9999999999452% 나는 나의 생을 우주선 안에서 보내기로 한 이후 이제 최대의 절정기를 맞이한다 중력의 렌즈에 맺혀져 오는 만상의 빛 속에서 영원의 한순간 순간이 튀어나오며 나를 저의 속으로 꽂아 넣는 것이어니 나는 이제 아무도 본 적이 없고 아무도 알지 못하는 우주의 건너편 해안에 이 작은 배를 대어야 한다 영원의 바다에 점 하나 찍으며 나의 생은 흐르지만 이제 나는 나만의 것이 아니고 우주 또한 저 홀로 있지 아니하여서 또 다른 우주의 생명이 내게로 흘러 들어오리 그리하여 모든 것은 다시 시작되리라 빛이 우주를 다 돌아와서야 저의 의미를 이루듯 나는 안드로메다에 이르러 다시 시작하는 아침을 일구리라 내 생명 시계는 지구에 도착하면 멎으리 내 돌아가면 지구는 어떻게 변해 있을까 앞으로 41년 161일 남았다 360만년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