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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화]꿈.bgm
게시물ID : databox_3021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케미호무라
추천 : 0
조회수 : 23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04/11 21:59:14
 
 
 "달그락, 달그락."

 "후룩."

 "냠냠..."

 보통 사람이 규칙적인 식사를 한다면 하루에 아침, 점심, 저녁해서 3끼를 먹는다. 그 중 아침식사는 잠으로 체온이 낮아진 몸의 회복을 돕고 원활한 활동을 위해 먹는 중요한 식사로 거르게 되면 뇌기능 저하로 사고능력 감소, 장기능 저하로 인한 변비 등이 쉽게 찾아온다. 어릴적에는 부모님의 도움과 교육으로 머리로 이해를 하고 먹었지만 중학교에 들어왔었을 때 부터는 체득으로 느끼고 있었고 새로 시작한 삶에서도 잊지 않고 꼭 아침을 먹고있다.
 하얀 쌀밥, 향긋한 봄 나물, 노릇노릇 적당히 구워진 생선에 구수한 된장국 까지, 맛있는 아침식사는 건강뿐만 아니라 즐거움까지 선사 해주기에 좀 전의 생각만 해도 부끄럽고 얼굴이 화끈해지는 기억은 모두 잊고서 기분좋게 아침을 먹을려고 했는데... 지금, 좋은 향을 내던 봄나물이 지독한 악취를 내는 독초로 변한듯한 상태로 젓가락에 매달린체 내 앞 입주변을 떠다니며 나의 즐거움은 물론 건강까지 위협하고 있었다.

 "자, 아-앙~."

 사실 나물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 독버섯 처럼 알록달록한 색을 띄는 것도 아니고, 엄마가 좀 전에 조리한 것이라서 상할일도 없었다. 진짜 문제는 나물을 집고있는 젓가락질의 주인이고 그 주인이 오늘 아침 침대에서 부터 내 입속에 나물 외에 다른걸 집어넣...

 "..커,콜록,콜록,콜록...."

 "사야카! 괜찮아?! 아, 혹시 물이 필요 했던거야? 잠깐만."

 컵에 물을 따르기 위해 허둥대는 쿄코의 모습에서 드라마에서 흔히 봐오던 예비 애아빠의 모습이 보이자 갑자기 해본적도 없는 입덧을 할 것 같은 메스꺼운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우리 둘의 모습을 신기한 표정에 반짝이는 눈동자로 바라보시는 아빠,엄마의 모습에 두통까지 같이 밀려와 아침부터 머리를 감싸쥐고 싶었다.

 '여기서 쿄코에게 화 냈다간 안그래도 이상한 상황에 부모님들이 무슨 일이냐고 물어볼탠데, 있는 그대로.. 키,키스 했다고 대답 할 수도 없는거고 그렇다고 이대로 하는 행동들을 다 받아들이자니 아까전의 일들이 자꾸 떠올라 얼굴이 빨개지고 쿄코의 얼굴을 제대로 살펴 보지 못하는 이상한 내 모습에도 무슨 일 있냐고 물어볼 탠데..'

 머리속에서 정리한다고 풀릴일이 없는 상황에서 무의미한 생각만 반복하던 나는 여전히 예비 애아빠의 얼굴을 유지한체 물컵을 들고오는 쿄코의 모습에 두통으로 기절할 수는 없을까 하는 작은 소원을 어느 여신에게 잠시나마 빌어보았다.
 
 "자, 물 마시자."
 
 "어, 고마워 잘 마실..."
 
 쿄코에게 고맙다고 하며 몸쪽에 있던 물컵을 받으려던 나는 컵을 놓지 않으려는 쿄코의 손에 좀 전의 말을 다시 떠올리게 됐다.
 
 '어... 물 마시자..? 마시자는 피동사인가..? 피동사 맞는데 왜 물 마시자...'
 
 라고 생각하던 나는 자의가 아닌 타의로 입에 가까워지는 물컵에서 마시자의 의미를 서서히 깨달아가며 공포를 느끼며 말을 더듬을 수 밖에 없었다.
 
 "아.. 무,물 정도는 혼자 마실수 있어. 오늘따라 왜 그럴까 아, 아.하.하.하.하.."
 
 '언제 나물은 혼자 못먹었니.'라고 질문하는 듯한 부모님들의 시선을 애써 외면한체 다가오는 물컵을 저지하기위해 손을 뻗었지만 요즘따라 더욱 강해진 듯한 쿄코의 힘은 이길 수가 없었다. 잠시 동안의 힘겨루기가 이어지고 나도 필사적이기에 다행이 물잔은 중간에 멈춰있었다. 그렇게 긴장의 분위기가 감도려는 찰나 갑자기 쿄코가 힘을 빼는 바람에 컵과 함께 쿄코에게 안길뻔 했다. 허우적 대며 손을 휘저어 겨우 자세를 바로 잡으려 하는데 쿄코가 아까 전과는 다른 차분한 표정으로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나는 언제나 사야카에게 감사함을 느끼고 있었어. 고아나 마찬가지, 아니 고아인체 떠돌던 나를 아무 조건없이 받아들이고 집에서 재워주며 이렇게 맛있는 밥을 해주시는 아주머니와 보살펴주시는 아저씨와 같이 살게해주었자나. 그런데 이런 감사한 마음을 나 혼자만 알고 있어서는 아무소용 없었어. 마음은 말로 표현 해야 그 사람에게 전해지더라고. 예전에는 내가 표현해야하는 이유를 몰랐고 그 때문에 고아가 됐지만 이제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기에 똑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을꺼야. 그래서 아침에 일어나자마 오늘부터 내 마음을 너에게 전하기 위해 너에게 모닝ㅋ.."
 
 예전에 마법소녀로 변신해 마녀와 싸울 때는 가끔씩 음속을 넘는 경우가 있었다. 빠르게 움직이며 칼을 휘두르면 빠른 칼놀림에 소리보다 먼저 휘둘러진 칼 덕분에 놀랄 때가 있었는데 지금은 마법소녀로 변신을 안해도 어떻게든 쿄코의 목소리보다 빠르게 입을 막아야 한다는 절박한 마음에 내 손은 마법소녀 때보다 빠르게 쿄코의 입으로 움직였다.
 
 "오늘따라 쿄코가 말이 많네. 아침에도 늦장 부려서 늦었는데 어서 학교에 가야겠다. 그래? 너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오늘따라 마음이 잘 맞아서 다행이야. 그럼..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매 초마다 변해가는 나와 쿄코의 모습에 얼빠진 표정을 한 부모님과 맛있는 아침밥을 뒤로 하고 쿄코는 어깨에, 가방은 한손으로 두개다 해서 양쪽에 짐짝을 든체 배고픈 등교를 시작했다.
 
 '여신이여, 저에게만 주어진 두번째 삶에 대한 시련인가요. 아직 새로운 삶이라는 것을 느끼질 못했는데 왜 이런.. 짐짝을 같이 주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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