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에 들어가면 담임이 가장 먼저 하는 질문. '여려분은 누굴 가장 존경하나요?' 그러면 대답이야 뻔하다. 이순신 장군, 세종대왕, 안중근 의사, 안창호 선생 등등. 가끔 특이한 놈들은 이렇게 말하기도 한다. '우리 집 강아지가 아플 때 고쳐주는 수의사 선생님이요.' '제가 응가하고 휴지가 없어서 곤란할 때 옆 칸에서 휴지를 건네주는 친구요.' 더 특이한 놈들은 이렇게 말한다. '전 매국노 이완용을 가장 존경해요. 저도 매국하고 싶어요.' '전 이토 히로부미를 가장 존경해요. 전 장래에 조선반도를 침략하고 말거에요.' '전 모든 일본 우익 꼴통들을 존경해요. 누가 뭐래도 독도는 일본땅이에요.' '저도 일본 보수 우익 꼴통들을 존경해요. 동해(East sea)라는 표기는 잘못되었으니 일본해(sea of japan)라 고처야 마땅해요. 천황 폐하 만세!' '저도 일본 골수 우익 꼴통들을 존경해요. 사실 저희 집이 조상 대 대로 친일파거든요. 어떠한 일이 있어도 대동아공영은 반드시 이루어 져야 해요. 그것만이 아시아가 살 수 있는 길이에요. 그것을 위해서 우리나라는 일본에 협력을 해야만 해요. 그런 의미에서 제가 황국신민서사시 한번 읽어 보이겠습니다.' 물론 이 놈들은 국가의 안전을 위해 쥐도 새도 모르게 제거되었다. 다음날 학교에 와보니 절반정도의 학생이 급사했더라. 지금도 이들이 왜 죽었는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국가 안보를 위한 비밀 결사 단체에서 암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을 뿐이다. 사실 이 놈들이 급사하지만 않았어도 내 손에 죽었을 것이다.어떻게 한 반 학생 중 반 이상이 친일파일 수가 있는 거냐? 내가 다닌 초등학교지만 정말 이상한 학교다.뭐, 지금은 폐교됐지만 아무튼 누구를 가장 존경하느냐는 질문은 나에게도 주어졌다. 난 당당하게 대답했다. '전 킬러를 가장 존경합니다.' 담인은 놀라며 물었다. '왜지?' 난 아까 일본 우익 꼴통들을 존경한다고 말한 놈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런 놈들 쥐도 새도 모르게 없애버릴 수 있으니까요.' 내 말을 들은 담임과 학생들은 일제히 박수를 쳤다.(친일파들 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