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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게시물ID : lovestory_3025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샌후란
추천 : 1
조회수 : 668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0/06/13 18:55:57
어느 추운 겨울이었다
거리를 걷다가 그애와 마주쳤다
물론 그애는 날 알아보지 못했다
나는 혼자 걷고있었고
그애는 친구와 웃으며 걷고있었다
그때당시 나는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때를
보내고있었다
내가 그때 버틸수있었던건 언젠가 딱한번
그애가 나를 향해 미소지어준것때문인지
아니면 순수한 두근거림이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졸업식날 그애에게 끝내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내가 아는건 단지 그애의 이름
그리고 그애가 자주가던 그 거리

그후 고등학교에서 1년반을 보냈다
축제가 열렸다
남고여서 그랬는지 성격이 바뀌었는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그땐 친구들도 많이 알고 지냈었다
사실 나는 그때당시 축제에는 관심도 없었다
단지 학교에서 나가고싶다라는 생각뿐이었다
다른학교에서 놀러온 아이들도 있는지라
북적거리는 아이들을 피해 걷던 그 복도에서 그애를 다시 만났다
늘 그렇듯 그애는 날 알아보지못했다
여전히 난 작았다
그애는 남자친구로 보이는 아이에게
나에게 보내준 미소를 똑같이 짓고있었다
여전히 난 작았다

갑자기 유학아닌 유학이 결정됬다
평소에 못가던 비싼 노래방도
그렇게 좋아했던 PC방도
모두 흥미를 잃어버렸었다
전학오기전 알고지낸 친구들을 만나고
예전 내 불안한 음정을 막아주던 그 시끄러운 기차소리덕분에
노래를 흥얼대면서 과외로 갔던 길도
한 아이와 막연한 약속을 하고 또 기다렸던 그 학교앞도
이따금씩 비행기가 하늘위로 지나갔던 내 예전 학교도
모두 가봤다
깊은밤 약한 가로등을 의지한채
어두움은 간신히 면하고있던 운동장 벤치에 앉아서
나는 비행기가 지나가는것만 바라봤다
8번째 비행기가 지나갔을때
갑자기 그 거리가 생각났다
하지만 오늘은 너무 늦었다고 생각했다

내가 그애와 만나서 뭐라고 얘기할지
또 그애가 남자친구와 함께 있다면 어떻게 행동할지
준비는 하지 않았다
그냥 무작정 걸었다
나는 그애와 다시 만나길 바랬다
기다리고
다시 돌아갔다
그리고 다시 기다렸지만
나는 끝내 그애를 보지못했다

비행기에 타기전
나는 마지막으로 공항을 눈으로 훑어보았다
크고 따스한 눈
건강하게 그을린 피부
단발머리에
착하게 보였던 아이는 보이지않았다
난 늘 용기가 없었다

이제 미련함과 잡생각은 태평양에 떨어트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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