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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블로 사건, 최후의 승자는 왓비컴즈
게시물ID : humorbest_30300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ㄷㄷ
추천 : 51/10
조회수 : 5826회
댓글수 : 8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0/10/08 20:14:27
원본글 작성시간 : 2010/10/08 12:46:54
http://www.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3959
읽고 크게 공감해서 퍼왔어요.

타블로 학력 의혹 사건에 대해 경찰은 "타블로는 스탠포드를 졸업한 게 맞다"라고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경찰에서는 포렌식 시험을 통해서 타블로의 자료가 위조된 것이 아니라고 확인했고, 또한 출입국 기간도 철저히 조사한 결과 타블로가 스탠포드 졸업생이 맞음을 밝혔습니다.

이제야 타블로 논란은 "법적인 문제"에서  종결된 것 같습니다. 최소한 법정에서 타블로와 타진요가 만난다면 타진요가 패배할 것이라는 의미이지요.

이제 이렇게 진실이 밝혀진 이상, 타블로가 진정 승리를 한 것일까요?
과연 타블로 사건의 승자는 누구일까요?

타블로 사건은 시작부터 끝까지 지저분한 사건이 아닐 수 없습니다. 
몇 가지 드러난 문제에 대해 적어보지요.

1) 정말 이 문제가 끝난 것일까?

검찰은 22명을 추척해서 약 20명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합니다. 허나 타진요에서 타블로를 욕하던 사람이 결국 20명뿐일까요? 20명이 주동자일 수 있지만 20명에 동조하면서 같이 타블로를 몰아갔던 사람들은 그냥 또 인터넷 속으로 사라져버리고 말겠죠. 어제 기사만 보더라도 아직도 타블로를 욕하고 의심하는 사람은 한 둘이 아니었습니다. (링크: "타진요" 가 타블로를 믿지 못하는 네가지 이유 http://news.nate.com/view/20101007n20940)

   
    결국 그 20명은 처분을 받을지 모르지만 수많은 사람들은 또 어딘가 숨어서 인터넷에서 다른 악플을 달면서 키보드를 사용해서 남을 죽이는 일을 할지 모릅니다. 사실 현실적으로도 모든 IP와 아이디, 모든 댓글을 추척해서 범인을 잡는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러니 본인이 잡히지 않는 한 계속해서 악플을 다는 일은 없어지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인터넷 문화와 댓글문화가 개선되지 않는 한, 정책이 바뀌지 않는 한, 누가 "제2의 타블로" "제3의 타블로"가 될지 모르는 일입니다. 포털사이트나 블로그 등에서 댓글문화를 바꾸지 않는다면 이 문제는 끝난 것이 아닙니다.

2) 타블로의 상처는 어떻게 할 것인가?

어떤 사람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그 사람을 칼로 난도질을 한 뒤에 뒤늦게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 "몰랐어요"하고 말하면 모든 게 없었던 일이 됩니까? 칼만 안 들었지 그들은 키보드로 타블로를 "난도질" 했습니다. 사실상 정신적 고통이 신체적 고통에 비해 몇 배나 오래 갈 것입니다.

   
    미쓰라 진이 이야기를 말했습니다.
"만약 사실이 밝혀지면 그 보상은 어떻게 받아야 할까요?" 경찰조사 결과 타블로가 "승리"를 판정받았지만, 실제로 타진요는 멀쩡히 다시 자기들의 일상으로 (그것이 정상적이든 아니든) 돌아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타블로가 자신감을 회복해서 정상으로 돌아가는 데는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입니다. 우울증도 겪었다고 하고 대인기피증도 걸렸었다고 합니다. 이런 일이 없길 빕니다만 만약 타블로가 대중이 무서워서 대중 앞에 다시 서지 못한다면, 그 책임은 과연 누가 질까요? 이것이 과연 타진요 20명과 왓비컴즈를 처벌한다고 해결되는 일일까요?

3) 학력에 대한 집착이 아직도 남아 있는 사회

이 모든 문제를 "타블로가 방송에서 떠벌렸기 때문에"라고 타블로에게 돌릴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왜 이리 학력에 관련해서는 관대하지 못합니까?

타블로가 스탠포드 이야기가 아닌 다른 이야기로 소위 "허풍"을 떨었더라면 절대 이 문제는 커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 문제가 "학력문제"였기 때문에 이렇게 커졌을 것입니다. 한국 사회가 얼마나 학력문제에 관해서 지나칠 정도로 민감한지 알려주는 것이지요.

해외에서 사는 거주자들끼리 이야기할 때 보면 "타블로가 무슨 학교를 나왔는 게 무슨 상관이야? 노래만 좋으면 됐지"라고 합니다. 실제로 타블로의 음반을 산 사람들 중에, 타블로의 책을 산 사람들 중에서 단지 타블로가 "스탠포드를 나와서" 책을 산 사람은 얼마나 많을까요?

아마 타블로가 스탠포드를 졸업하고 자기가 스탠포드를 졸업한 것을 요즘만큼 후회한 적은 없었을 것입니다. 차라리 한국의 대학을 나왔더라면 아니면 미국의 아무도 모르는 대학을 졸업했더라면 이런 일이 절대 없었을 것입니다.

4) 내가 알고 싶은 건 알아야 할 "알 권리"

사실 연예인은 공인도 아닙니다. 단지 얼굴이 방송에 많이 나오는 그러한 "유명한 사람"일 뿐입니다. 그들이 그렇게 이미지를 팔고 산다고 해서 대중이 그들의 모든 것을 다 알아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타블로 사건 때 대중들은 마치 타블로가 "당연히" 공개해야 하는 것처럼 말했습니다. 타블로는 "어쩔 수 없이" 공개해야 하는 것이지 "당연히” 공개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마치 연예인은 모든 것을 대중에게 알려야 하는 사람처럼 그렇게 몰아가는 문화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만큼 개인정보가 잘 소홀히 다루어지는 곳도 드뭅니다. 김연아 사건에서도 드러났듯이 학생의 개인적인 문제를 너무 서슴없이 공개하고, 별 것 아닌 것처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습니다.

그놈의 "알 권리"가 무엇일까요? "알 권리"는 주장하면서, 그것을 알려고 노력할 때나 알고났을 때 당사자가 받는 상처에 관해서는 전혀 생각하지 않습니다. 타블로 사건으로 이러한 문화는 조금 바뀔까요?

그렇다면 이 사건의 최후의 승자는 누구일까요? 과연 타블로가 최후의 승자일까요?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최후의 승자는 왓비컴즈입니다. 검찰은 왓비컴즈가 미국에 살고 있다고 했습니다. 왓비컴즈는 미국 시민권일자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그를 체포하는 과정이 더 복잡해질 것입니다. 첫 번째로 현실적으로 검찰이 정말로 그를 잡기 위해 미국까지 갈 것인가 하는가도 관건입니다. 두 번째는 만약 가더라도 그가 미국 시민권자이면 미국 쪽에서 그를 잡아가는데 허락을 해야할 것입니다. 그 법적 절차는 복잡할 것입니다.

오히려 그렇게 되면 벌을 받는 것은 타진요 20명이 될 것이고 가장 큰 주동자이자 가장 악질적인 왓비컴즈는 그냥 또 사라지면서 다른 연예인을 아이디 바꿔서 욕할지도 모를 일이지요. 책임은 면했고 "타블로 죽이기"라는 목적은 달성했으니까 왓비컴즈가 최고 승리자겠죠? 더럽고 비열하고 추찹하며 남의 삶을 망쳐놓는 것이 그의 목표였으니까요.

   
    타진요가 결국 법적으로 졌고 이제 책임을 져야할 단계까지 왔지만 결국 생각해보면 패배자는 타블로입니다. 그는 도대체 이 사건을 통해서 무엇을 얻었습니까? 스탠포드 나왔다는 증언과 그로 인해서 타블로를 지지하는 세력이요? 그러기에는 타블로가 그 동안 겪었던 시련은 가혹하기 그지없었습니다. 그의 가족과 말 못하는 아기에게 돌아오는 욕까지 말입니다.

인터넷에서는 그 많던 타블로를 비난하는 글들이 사라지고, 타블로를 옹호하는 글만 다시 나오기 시작합니다. 타진요 중 아직도 걸리지 않은 사람들은 또 무슨 음모를 내놓을지도 모르고요. 아니면 이제는 다시 "갈아타서" 타블로를 찬양하면서 "모르는 척"하고 넘어가면 그만일 것입니다.

참 씁쓸한 사건이자 황당한 마녀 사냥이 아닐 수 없습니다. 왓비컴즈의 비난에 귀를 기울일 것이 아니라 비난의 글을 쓰기 전에 조금만 더 신중했더라면, 이런 일은 충분히 막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이 일을 계기로 댓글문화에 관한 사람들의 마인드가 제대로 바뀌지 않는 한, 제2, 제3의 타블로는 계속될 것입니다.

타블로에게는 씁쓸한 위로를 전합니다. 그 동안 당신을 지지한 사람도 굉장히 많고 믿어준 사람도 많습니다. 그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그리고 당신을 망가뜨리고 당신이 이대로 무너지기를 바라는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마음 잘 추스려 꼭 재기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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