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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gomin_30303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프다.
추천 : 0
조회수 : 414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2/03/16 18:52:49
작년에 재수를 했었습니다.
현역 때에 비해서 엄청나게 성공을 했고,
현역 때는 꿈도 꿀 수 없는 대학교들을 원서에 적을 수 있었습니다.
원서에는
가군. 고향에 있는 제법 취직 잘 되는 대학교 하나와,
나군. 서울에 있는 가고 싶은 대학교,
다군. 그냥 부모님이 적으라고 해서 적었던 인서울 대학교,
이렇게 적었구요,
나군은 떨어지고 가군은 장학금 받고 붙고 다군도 붙었습니다.
저는 솔직히...
제 고향을 너무 사랑하고 ㅠㅠ 제 친구도 모두 고향에 있고 ㅠㅠ
게다가 그런 감성적인 부분을 집어치우고 이성적으로 생각해봐도
인서울 하위권을 가는 것 보다는 고향에서 취직 잘 되는 학교를 다니는게
돈도 아끼고 취직도 잘 될 거라 생각했기에,
고향에 있는 대학교를 다니고 싶었습니다마는...
부모님 생각은 아니더군요.
무조건! 서울로 가거라!
서울을 한번 봐라!
큰 세상을 경험해봐라!
이러면서, 무조건 서울로 가라고, 서울로 가라고 하시더군요.
부모님이랑 한동안 실랑이를 벌이다가 결국은 뭐, 부모님 뜻대로 됬어요.
서울에 있는 대학교를 와버렸지요.
와버렸지만... 그냥 싫더군요.
학교 자체도 너무 작고 외진 곳에 있고,
학교 풍도 저와 전혀;; 맞지 않고 애들도 저랑 전혀 맞지 않고;; 과 공부에도 흥미가 없고
게다가,
여길 붙어버려서 고향에서 떨어져 지내야 되잖아!!! 하는 마음에
괜히 학교가 밉기까지 하더군요.
그냥 싫었어요. 그냥 학교가 싫더군요.
너무... 싫어서. 부모님보고 자퇴하게 해달라고, 제발 여기 다니기 싫다고 빌었는데
그냥 다녀라!! 넌 큰 세상을 알아야되!!! 하면서 자퇴 조차 허락 안 해주시더군요.
싫은 학교를 잘 다니기도 싫고. 그냥 다니는둥 마는둥 하다가 1학기를 끝냈는데,
사람들이랑 제대로 어울리지도 못하고 거의 폐인처럼 살다보니까
정신병에 걸려 버린 것 같더라구요.
고향에 처음 돌아왔을 떄도 친구들이
너 왜 그러냐고;; 애가 좀 이상해졌다고;; 말도 앞뒤가 안 맞고, 이상하게 한다고 그러고...
그 때 좀 이상해서 부모님 보고 정신병원에 가면 안되냐고 했는데
부모님은 절대 안된다고하시더군요.
그리고 그냥 학교에 잘 적응해보라고... 계속 공부해보면 재밌을거라고 하시는데...
너무 싫었어요. 진짜 ... 고향에 있으면 너무 행복한데
거길 내가 왜 가야되는지 모르겠고... 있는 순간 순간이 진짜 지옥 같고.
그래서 그만두면 안되겠냐고 몇번이나 빌었는데 안된다고 하시더군요.
결국 방학 끝나고도 다시 학교로 돌아갔죠.
너무 다니기 싫어서 몇번 나가다 안 나가고, 부모님 몰래 휴학 원서를 제출했어요.
그리고 부모님 몰래 수능을 준비하기 시작했죠.
그때쯤 되니까 여기만 떠나면 그냥 뭐든지 다 해결될 것 같더군요.
아무런 목표 없이 그냥 거기서 도망치기 위해 수능을 준비하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그때 워낙 제정신이 아니어서 그런가...
수능 공부가 손에 잡히지 않더라구요.
그렇게 어영부영 세월을 보내고 수능은 망치고.
넣어놓은 대학교는 다 떨어지고.
휴학한거 들켜서 부모님한테 혼나고.
새학기가 시작되서 다시 학교로 돌아오게 되었죠.
솔직히 지금... 학교 다니기 싫어요.
함께 할 사람들도 없거니와, 그냥 멍하니 듣고 있는 수업도 싫고,
가끔씩 엉망으로 다니는 내 모습을 볼 때마다 진저리 칠 정도로 역겹고 뭐 그래요...
그리고 솔직히 지금 제가 미친 것 같아요.
고향에서는 여기저기 잘 싸돌아 다니고 사람들이랑도 이야기 잘 하고 그랬는데
여기선 그냥 집에 가만히 누워서 씻지도 않고 멍하니 컴퓨터만 보고 있네요.
몇일 동안 씻지 않는다니... 옛날의 내가 지금 나를 보면 진짜 기겁할 모습을 지금
아무런 감흥 없이 하고 앉아있네요.
게다가 글이든 말이든... 적으면 진짜 말도 안되는 횡설수설한 걸 적고 앉아있어요.
원래는 이빨 잘 털고 글 잘 적는게 제 장기였는데...
말을 잘 하지도 않는데 말을 하면 앞뒤 다 연결 안되고 이상하게 꼬인 말 하구요,
글도 지금 적어논거 보면 엄청 읽기 힘든 괴글을 적어놓거나, 심하면 단어만 나열해놀 때도 있어요.
그런거 보면 무서워요... 진짜 내 자신이 미쳐가는 것 같아서.
집에 한 사람 정신 병자가 있거든요.
제 형제가 정신병자라서 4년간 치료 받고 있는데..
그 형제가 미쳐가는 모습을 제가 생생하게 다 옆에서 봤던 사람인데,
그 코스를 제가 그대로 밟고 있거든요.
점점 씻지도 않고 찌질이 같이 입고 다니고 나한테 신경 안 쓰기 시작하고
망상증 생기기 시작하고 말이 얽히고 섥히고 글도 비정상적으로 쓰기 시작하고
하나하나 그 순서를 밟아가는 거를 보니까 무서워요.
그래서 학교를 그만두고 일단 내 정신이라도 추스리고 싶은데
부모님은 작년 한번 방황했으니 됬지 않냐고 그냥 학교에 붙어서 공부 하다가
편입을 하든지 학교 프로그램 따라서 유학을 가든지 하라고 하시고..
모르겠어요, 지금이 거의 마지막 같은데.
지금은 그래도 내가 이상하다는 것도 알고 나를 추스리려면 어떻게 해야할 지도 알 것 같은데
1년 더 학교를 억지로 다니다 보면 진짜 제 형제처럼 제대로 정신이 나가버릴 것 같거든요.
근데 이런 내 상태를 또 부모님한테 말씀드리자니 부모님 걱정 끼쳐 드리는 것 같아서 죄스럽고.
어떻게 해야되지요?
내가 지금 어떻게 해야되지요?
혼자라도 정신병원을 찾아봐야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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