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어떤 기사의 이야기-1
게시물ID : lovestory_4382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서언
추천 : 0
조회수 : 95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2/06/14 21:05:55
용과 영웅들이 번성하던 그 옛날,
세계의 중심에 하나의 탑이 서 있었다.

그 탑이 언제, 누구에 의해 지어 졌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확언할 수 있는 것은 거기엔 주인이 살고 있다는 것.

그 주인은 어떤 일족(一族)이었는데,
신이 적손(嫡孫)에게 물려 준 지식과 언어를 지키며
비밀스러운 생활을 살고 있었다.



끝간 데 없이 높은 그 탑의 정상,
땅을 밟고 사는 사람들의 시선으로는 닿지못할 그 곳은
그야말로 신의 좌(座)라 불리는 성역.

그 정상에 있는 것이 무엇이든, 그것과 닿을 수 있는 자격은
신의 일족에게만 허락되어 있었다.


땅을 밟고 사는 사람들은 불을 찾아내고, 먹을 것을 짓고,
위대한 군주를 섬기고 도시와 금화를 만들었지만
언제나 탑의 주민을 동경할 수 밖에 없었다.


이윽고 지상의 왕이 명령했다,



                      "저 탑의 최상층을 눈으로 확인하고 오는 자 와는
                       내가 가진 모든 지식과 부와 영광을 함께 하겠다."




곧이어 수 많은 사람들이 탑에 도전했다.
그러나 곧 사람들은 깨닫게 되었다,

어째서 지상의 인간들이 
지금까지 이 탑을 정복하지 못했는가.


우선 탑에는 입구나 창문이라는 게 없었고, 
억지로 부수려 하면 반드시 그 도구가 먼저 부러졌다. 
무엇보다도 오르면 오를 수록 탑은 그 높이를 더해갔던 것이다.


앞선 도전자들의 실패담에도 굴하지 않고,
탑을 오르려는 자들은 끊임없이 몰려왔다.
어느 새 '탑의 시련'은 지상의 인간들에게는 하나의 관례가 되었다.



그런데 이들 가운데 얀미르Yahnmirr라는 기사가 있어,
오직 그에게만은 한 가지 희망이 있었다.

그가 탑을 오르는 도전을 계속하는동안 
어느 새 탑의 주민인 한 처녀가 그를 사랑하게 되었으니까.


처녀는 탑을 오르는 얀미르가 듣도록 속삭였다.


                                 "나는 당신의 마음을 원합니다,
                     내게 그 마음을 준다면 당신의 원하는 바를 이루어 드리겠어요."


여기에 얀미르는 시원스레 답했다.


                            [좋소, 이 탑의 정복을 도와준다면
                      이 마음과 몸을 모두 당신과 함께하는데 쓸테니.]


얀미르의 대답을 들은 처녀는 그의 약속을 
두 번 세 번 확인하고서야 그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 


                              "..이 탑은 신이 우리에게만 허락한 유산,
                    신과의 맹약에 묶여 있기 때문에 탑의 주민이 아닌 그 어떤 자의
                                 침입이나 정복도 허락하지 않는답니다.

                             난 당신에게 그 맹약의 언어를 가르쳐 드릴거예요, 
                          물론 당신은 신이나 탑의 주민이 아닌 지상의 인간이기에
                           그 언어를 통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자기 자신 뿐입니다.

                      그러니 기사여, 당신은 내가 가르쳐 준 이 언어로 스스로에게
                          신이 탑에 부여한 신념보다 더 강한 맹세를 해 주세요.

                          맹약의 언어는 당신의 영혼이 성취할 수 있는 최대치,
                      그 이상의 의무를 부과하며, 꼭 그것을 완수하게 할 테니까."


처녀에게 언어를 배운 기사 얀미르는 차고 있던 검을 뽑아
허공에 예의 맹약의 언어를 그리고, 그것을 큰 소리로 읽었다.


                           [어떤 도전이라 하더라도 내 그것을 받아들인 이상,
                         그것을 이루기까지 죽지 않을 것이며, 물러나지도 않으리!]



이것으로 그는 탑을 오르는 것을 포함한 
자신에게 닥친 모든 시련, 도전에 대해 불퇴(不退)의
맹약을 한 것이다.


하지만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탑은 변함없이 오르면 오를 수록 스스로 그 높이를 더해 갔다.



그것을 알면서도, 이제
스스로의 맹약을 어길 수 없게 된 얀미르는
그저 하던대로 묵묵히 탑을 기어올라 갈 수 밖에 없었다.
꼬릿말 보기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