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때 우리 반 반장이었던 그녀는 모두에게 일을 부탁받아도 싫은 얼굴 하나 하지 않고 모두 도맡아하는 매우 착한 아이였습니다. 그 덕에 모두들 그녀에게 일을 부탁하곤 했지요. 나와는 그다지 친하지 않았지만, 두세번 정도 말을 섞었을 때는 무척 평범한 느낌 뿐이었습니다. 중학교 3학년 1년 동안 반장은 계속 그녀가 맡았습니다. 그렇게 모두가 의지하는 사람이었다보니, 졸업식 때는 반 전원이 롤링 페이퍼를 써서 전달했을 정도였습니다. 그녀가 그것을 소중한 듯 안으며 웃던 것을 나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졸업식으로부터 3일 뒤의 일이었습니다. 나는 고등학교를 체육 특기생으로 입학하게 되어, 보름 정도 전부터 체력을 위해 밤에 조깅을 하고 있었습니다. 평소 달리는 코스대로, 급격한 비탈길을 올라 호젓한 산길을 빠져나와, 교차로를 반환점으로 돌아옵니다. 거리로는 4km 정도일까요. 산길이라고는 해도 가로등이 드문드문 있었기에 달리는 것에는 별로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 날, 나는 산길 안 쪽의 숲에서, 반장을 보고 말았던 것입니다. 그녀는 무엇인가를 막대기로 때리고 있었습니다. 시간은 이미 밤 11시를 넘은 후였습니다. 뭔가 이상하다고 느낀 나는 반사적으로 멈춰섰습니다. 원래 그다지 친하지는 않았던데다 모범생이던 그녀가 이렇게 늦은 시간에 숲 속에서 무엇인가를 때리고 있다는 이상한 모습 때문에 차마 말을 걸 수 없었습니다. 다행히 그것에 열중하고 있는 탓인지, 내가 그녀를 발견했을 때는 아직 나를 발견하지 못한 듯 했습니다. 나는 그녀가 무엇을 때리고 있는지 궁금해져 몸을 숨기고 다가갔습니다. 그리고 나는 보고 말았습니다. 졸업식 때 받았던 졸업앨범과 롤링 페이퍼, 그리고 교복 등 중학교에 관련된 수많은 것들이 바닥에 흩어져 있고, 그녀는 그것을 때리고 있던 것이었습니다. 너무나 큰 충격에 나는 움직일 수가 없었습니다. 그녀가 나를 돌아보았을 때조차 말입니다. 그녀는 숨을 헐떡이고 있는 것인지 어깨가 위아래로 크게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나를 보고서도 다가오지 않고, 단지 그 장소에 멈춰 있을 뿐입니다. 그리고 천천히 기묘하게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뭐라고 해야 할까요. 다리는 딱 붙인 채 양손을 위로 높이 들어 꺾고, 묘하게 웃는 얼굴을 한 채 목을 미친듯이 좌우로 움직이는 모습이었습니다. 도저히 무서워서 더 보고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나는 온 힘을 다해 왔던 길을 돌아가 도망쳤습니다. 그녀가 무엇 때문에 증오에 가득 차서 그것들을 때리고 있었는지는 대충 상상이 갑니다. 하지만 어째서 그런 괴상한 움직임을 보였던 것인지는 아직도 수수께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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