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르르륵 한 남자가 수레를 밀며 복도를 지나가고 있었다. 수레 위엔 천으로 덮인 무언가가 있었다. 연구 자료를 정리하다 잠시 쉬러 복도에 나온 치프가 그를 발견하고 다가갔다. "어이. 그건 뭐야?" "L-12 입니다. 치프" 수레를 밀고 가던 남자는 치프의 물음에 가던걸 멈추고 대답했다. 치프는 그의 대답에 혀를 찼다. 치프는 수레 위에 있는 것을 손가락으로 찔러보았다. 그것이 꿈틀거리는 것이 느껴졌다. "또인가? 이녀석은 항상 말썽이군. 벌써 12번이나 반복됐군. 마취상태인가?" "네. 아주 골칫덩어리예요. 도대체 뭐가 문제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치프는 천 위로 튀어나온 귀를 뒤집어 보았다. 한쪽에 점 두개가 보였다. 치프가 반대쪽을 뒤집자 그곳엔 작은 일자형의 막대기모양의 문양이 있었다. 잡았던 귀를 놓은 치프가 대화를 이어갔다. "어차피 유전자는 모두 동일할텐데 무슨 문제인지. 나도 그건에 대해 여러번 연구해봤지만 어떤 오류도 찾아낼 수 없었다네. 인기있는 녀석이라 폐기처분도 못하고 이거야 원." "어쩔 수 없죠." "그건 그곳으로 가는건가?" "네. 그래야죠. 폐기가 원칙이니까요." "내가 너무 오래 붙잡아뒀나 보군. 수고하게나." "네 치프. 그럼 이만" 남자는 다시 수레를 밀기 시작했고. 치프는 다 먹은 종이컵을 구겨 쓰레기통에 넣었다. 종이컵을 처리한 치프는 그가 일하는 곳으로 돌아갔다. 작업장으로 돌아간 그가 난간에 기대 아래를 바라보았다. 그곳엔 수많은 연구원들이 바쁘게 오가며 끊임없이 그들이 들고 있는 단말에 무언가를 적고 있었고 그들 주변으로 끝없이 인큐베이더가 늘어서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