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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현듯 찾아온 이별에 대처하는 방법
게시물ID : humorbest_30344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코코오빠Ω
추천 : 41
조회수 : 3761회
댓글수 : 4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0/10/11 04:22:53
원본글 작성시간 : 2010/10/10 23:57:00
10.10.10

날짜가 신기하네 왠지 기억하기 쉬운 날인것 같다.

어제 코코가 하늘나라에 갔다. 교통사고였다. 

누나가 퇴근하는 엄마 마중을 나가는데 횡단보도에서 그만 사고가 났다. 

엄마를 발견하고 반가운 마음에 마구 달려나가다 신호위반을 한 오토바이에 치어버렸다.

겉으로 보이는 외상은 없었는데 아마 머리를 다쳤나보다.

병원에서 진찰을 할 틈도 없이 허무하게 꽃이 시들어벼렸다.

한참후에 내가 도착해 코코를 보았을 때 그저 자는것처럼 편안히 누워있었다. 

가슴을 어루만지니 아직도 온기가 가득했다.

거칠어진 내 심장박동 때문에 앞발을 잡았을 때 맥이 아직 뛰고 있는것처럼 느껴졌으나 이미 코코는 이 세상에 없었다.

오늘아침 화장터에 갔다.

코코가 좋아했던 장난감과 과자를 함께 넣어 화장을 했다.

가마에 들어가기 전 코코의 모습은 잠든것마냥 편안해 보였다.

유골을 수습해 가루로 빻아 가져오는 길 내내 단지는 온기를 품고 있었다.

갑가지 너무나 가벼워진 무게가 어색했기에 행여나 깨어질까 조심스레 가슴에 품고왔다.

산으로 향했다.

작은 뒷산이지만 생전 코코와 함께 종종 왔던 추억이 있기에, 이곳에 왔을 때 가장 신나고 행복해 보였기에 이곳으로 왔다.

산에 화장한 재를 뿌리는 것은 불법이라 하더라.

하지만 너무나 활달한 성격이던 코코를 그동안 작은 집에서 살게한 것이 너무나 미안해 이렇게 혼이나마 자유롭게 해주고 싶었다.

산책로를 벗어나 엄마와 코코가 자주갔던 둘만의 장소로 이동했다.

앞이 탁 트이고 경치가 좋은 곳이었다.

그렇게 손수 바람에 날리우고 내려오는 길 작은 시냇물 코코가 목마르면 목을 축이던 곳에 손에 남은 재를 씻어보냈다.

구둣발에 한 산행이라 비탈을 내려오기 쉽지 않았다.

항상 다른용무로 나갈때만 잘 차려입고, 코코와 산책나갈 때에는 대충 추리닝만 입었던게 미안해, 마지막 보내는 길 만큼은 제대로 차려입고 싶었다. 

아직도 사실 실감은 나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 언젠가는 분명 괜찮아지겠지만, 지금은 그냥 하염없이 그리고 슬퍼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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