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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문] 거부할 수 없는 절망의 공포 바로 그 맛. (허접감상)
게시물ID : readers_3034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RedVelvet★
추천 : 11
조회수 : 318회
댓글수 : 10개
등록시간 : 2017/11/22 21:15:41

1. 읽고 나서 드는 의문. (질문)

저항할 수 없는, 그 광기와 공포와 죽음 그리고 멸망만이 우리의 미래라면 우리는 대체 무엇으로 살아야 할까요?


2. 감상.

시작은 스티븐 킹이었고, 이벤트 호라이즌이었습니다. 명작가요, 걸작이죠.(제 기준에서요!)

전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공포 장르를 좋아했고 그에 관한 영화와 글들을 읽어왔습니다.
어떤 정보가 있어서도, 같은 관심사를 공유한 사람들이 있어서도 아니었습니다.
그냥 그렇게 공포와 관련된 작품들을 찾고 읽고 보다보니 자연스럽게 러브크래프트가 등장했습니다.

어떤 부분에서는 그가 공포의 근원과도 같게끔 느껴지더군요.
무진 애를 써도 헤어나올 수 없는 그 미망과도 같은 공포의 세계라니.
저는 코스믹 호러라는 그 절망이 주는 매혹에 한동안 빠져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득한 미지의 공포,
그리고 그걸 이야기하는 강력한 단편의 압축된 흡입력.

쓰다보니 뭔가 책을 광고하는 문구 같다는 느낌도 듭니다만, 
아무튼 제가 계속 러브크래프트의 책을 읽고 또 읽는 이유는 이 때문인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쉬이 적응해버리죠. 
그걸 두고 성장이라고 하는데, 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많은 것들이 재미 없어져 버리거든요. 공포 역시 적응하게 됩니다.
이미 알아버리고 그걸 이해해버리는 순간, 공포의 깊이는 얕아집니다.

저는 러브크래프트라는 작가가 그런 측면에서 인간을 깊게 이해했다고 생각합니다.
공포라는 감정, 인간을 움직이는 아주 큰 동기이자 원동력. 그걸 제대로 이해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범접할 수 없는 존재를 만들어낸거죠. 그들이 숨쉬는 압도적인 미지의 세계를 말이죠.

그래서 당시 팬들이 부럽기도 합니다.
그 시대에서 그의 작품들을 읽었다면 더 공포스러웠을 수도 있겠죠.
현대는 정보의 바다잖아요. 막상 자기가 겪기 전까지는 모든 일이 다 익숙한, 들어본 그런 시대죠.

아무튼 무섭고 먹먹하면서도 저항불가라는 그 일방적인 절망을 자꾸 맛보는 이유가 뭘까요.
저는 마음 한구석에 이런 생각이 있거든요. 어차피 내가 이해도 못할 놈들, 올테면 오라지.

그리고 이런 말하면 진짜 이상한 사람 소리 들을수도 있겠지만, 전 그의 글에서 광기가 느껴지거든요. 
등장인물들이 미쳐가는게 아니라 작가가 미쳐간다는 느낌이요.
글이 그 절망의 대상들을 다루는 방식을 가만히 보면, 그 경이로움과 괴기스러움을 찬양한다는 느낌이 들어요.

머리가 쭈뼛서죠. 그것도 꽤 짜릿한 경험이긴 합니다. 독서에서 짜릿함이라니, 이거 최고 아닙니까.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이해를 못해서 무섭고 절망하고 공포가 되듯,
저 역시 무지 덕에 그 절망도 재미로 여기고 한치 앞을 헤어리지 못하는 어리석음으로 그의 글에 빠져드나 봅니다.

그럼, 공포를 사랑하시는 모든 분들, 
사랑이 넘치는 러브크래프트 작품과 함께 괴기 잘 구워 드시길 바랍니다.



ps. 저 이미 황금가지본을(번역으로 쓴소리 많이 듣는) 집에 소장 중이라 그거 읽고 감상평 씁니다.
평소에도 잠 안오면 자주 읽곤 합니다. 황당한 꿈 꾸기 딱 좋은 책이거든요! 추천추천!
감상문은 레포트나 어디 대학교 장학금 대회 쓸 때나 써보고(전형적인 줄거리, 감상 쓰고 전공분야 연결하는 글쓰기)
근래 쓸일이 없었는데, 마침 이 곳에서 좋은 취지가 있길래 일기 쓰듯 편하게 맥락없이 주절주절 감상평 써봅니다. 허허.

출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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