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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소설] 확률 99.9%
게시물ID : panic_3095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산쵸킴
추천 : 14
조회수 : 4208회
댓글수 : 8개
등록시간 : 2012/06/15 20:11:07

확률 99.9%

나는 남들과 다른 특이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무엇이든 확률을 계산할 수 있다.
학교에서 시험을 볼때도 몇 번문제를 찍는다면 답이 될지 확률을 알 수 있었다.
난 언제나 백점이었고, 내 인생은 너무나도 탄탄대로였다.

척보기에도 엘리트처럼 생긴, 하지만 나쁘지 않은 외모를 가진 한남자가, 서류가방을 들고서 낮의 햇빛이 내려 쬐는 거리를 걷고 있었다.

누구나가 바랄 능력이지만 이 능력은 나이기에 잘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남자는 길을 걷다가 어디선가 굴러온 구슬을 밟고 넘어진다.
넘어지는 장면은 마치 슬로우모션처럼 보이고 남자는 생각한다.
그리고 남자의 눈엔 숫자가 보인다.

내가 넘어지면 다칠확률 90%, 무릎을 꿇는다면 다칠확률 60%, 손을 집는다면 다칠확률 50%, 서류가방을 집고 손을 집는다면 다칠확률 20%, 서류가방을 무릎과 땅사이에 넣는 다면 다칠확률 9% 남자의 눈에는 흰색 숫자가 보였다.

남자는 넘어지는 동안 0.5초만에 이 모든 것을 생각하고, 가장 확률이 낮은 것을 1초만에 실행에 옮겼다.

누구나가 능력을 얻는 다면 세상을 편하게 살아 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모든 경우의 수를 1초도 안되는 시간동안 생각하고, 그것을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운동신경을 동시에 가진사람은 세상에 몇 없을 것이다.
물론 능력과 함께 가진 사람은 남자 단 한사람 뿐이다.

남자는 어느 곳도 다치지 않고, 바닦에 긁혀 더러워진 서류가방을 털고서는 길을 계속 간다. 어느새 횡단보도에 도착하고 그의 옆에는 신호를 기다리는 여자가 서있다.
뒤에서는 아이 한명이 뛰어 오고, 여자와 가까워진 아이는 달려가며 여자를 툭 치고 간다.
여자는 중심을 잃어 앞으로 넘어진다.

여자가 넘어지면 다칠 확률...

남자는 습관처럼 확률을 계산한다.
남자의 눈에 보이는 확률. 숫자는 빠르게 올라간다. 10%, 20%...90%....99.9%!!!

99.9%의 숫자는 남자의 눈에 빨간색으로 보였다.

남자는 순간 눈이 커다랗게 되며 놀랐다. 자신에게 확률계산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안 후 한가지 사실을 깨닳았다. 99.9%는 100%이다. 나머지 0.1%는 지구가 멸망할 확률 때문에 존재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또한 99.9%는 또 다른 결과를 야기한다. 이를 테면...

여자가 다치고, 죽을 확률90%!!!
순간 도로 저편에서 빠른 속도로 달려오는 트럭이 보인다. 여자는 달려오는 트럭을 향해서 넘어지고 있고, 남자는 운동신경을 최대한 발휘하여 여자를 잡아 끈다.
강한 바람과 함께 트럭의 경적이 귀를 때리고, 여자는 남자의 손에 이끌려 죽음을 면한다.

화면이 바뀌고 남자는 또다시 길을 걷고 있다.
길을 가던 중 어느 노파가 남자를 향해 음산한 목소리로 말한다.

자네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구만...

남자는 깜짝놀라며 되묻는다 

네?

뭘그리 놀라는가... 그런데 안됐구만... 자네는 곧 죽을 운명이니...

무슨 개소리를 하는 겁니까??

남자는 기분나쁘다는 듯 퉁명스럽게 대답한다.
그리고 또 확률을 계산한다. 노파가 거짓말을 말할 확률...
0.1%!!! 숫자의 색은 파란 색이었다.
남자는 다르게 생각한다. 노파가 진실을 말할확률...
빨간색이 나타나며 99.9%가 눈에 보인다.

남자는 놀랐다. 그리고 다시금 노파를 바라보았다. 아니 노파가 앉아 있던 의자를 보았다.
그 사이 노파는 사라지고 없는 것이었다.
남자는 패닉에 빠졌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계산하기 시작했다.
내가 죽을 확률... 99.9%
그러나 이것은 당연한 숫자였다. 사람은 언젠가 죽을 테니까.
사실 사람이라면 자신이 언제 죽을 지 궁금한 법이다. 그러나 두려움으로 인해 알고 싶지 않는게 대부분이다. 남자 역시 마찬가지였다. 30여년을 살면서 몇 번이나 확률을 계산하려다 포기 했다. 언제 죽는지 안다는 것은 너무나 두려운 일이었고, 오늘 죽는 다는 것을 안다는 것은 그보다 더 두려운 일이었기 때문이다.

남자는 다시금 계산한다.
내가 오늘 죽을 확률....7%
정상적인 수치였다. 일반적인 사람은 언제나 이정도의 확률을 가지고 살아가기 때문이다.
남자는 심호흡을 하며 다시 계산한다. 
내가 내일 죽을 확률...99.9%!!!
갑자기 99.9%의 빨간색이 핏빛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남자는 사색이 되어 들고 있던 서류가방을 놓치고, 걸어나가기 시작한다.
그의 발걸음은 점점 빨라지더니 어느새 전력질주를 하여 집에 다다른다.

남자에게 99.9%는 절대적인 숫자였다. 반드시 일어나는 일! 물론 바꿀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여자가 넘어지면 다치는 일처럼 넘어지면 이라는 가정을 가진다면 바꿀 수있다.
그러나 삶과 죽음은 그렇지 않다. 남자가 살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가정이고, 그 가정은 바꿀 수가 없다. 남자는 반드시 내일 죽을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어두운 방안에서 남자는 움크리고 앉아 가만히 있다.
지난 세월들을 생각했다. 능력은 언제나 남자에게 있었고, 그는 누구에게나 부러움을 사는 엘리트였다. 모든 시험에서 그는 만점을 받았고, 연애, 사업 모든 인생에서 성공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는 지금 죽을 사람일뿐이다.

어느새 남자는 잠이 들었다. 그는 놀라서 시계를 보았다.
시계는 어느새 밤 12시를 넘어버렸다.

그는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과연 죽을 수 밖에 없는 것인가.
그리고 결심했다. 살아가 보기로, 이대로 죽을 수 없다고.
남자는 결심을 하자마자 다시금 확률을 계산했다.
오전 1시에 죽을 확률, 2시,3시... 그리고 오후 5시 15분 30초의 빨간 숫자.
남자는 숫자를 확인하고 옷을 챙긴다. 평소 마음에 들어하던 옷과 신발, 배낭등.
그리고 정확히 1시간을 자고서 집 밖으로 나선다.

집밖을 나선 그는 온신경을 생각하는데 집중했다.
오후 5시 15분 30초에 저 장소에서 죽을 확률... 모든 시야가 빨간색 숫자로 가득찼다.
그는 포기하지 않고 길을 나서며 계산을 하고 또한다. 어느새 날은 밝아왔다. 그가 아닌 다른 사람이라면 벌써 머리가 터져버렸을지도 모른다. 확률계산 능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머리, 그리고 이를 뒷받침해줄 수 있는 체력과 운동신경을 가진 그였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아니, 죽음에 몰린 그였기에 그 한계를 넘어선것일지도 모른다.

그는 피곤에 지친 얼굴을 하며 신중하게 계산을 한고, 숫자를 살핀다. 계절은 늦가을로 접어들어 쌀쌀하고 하늘은 어느새 먹구름을 가득 먹어 일반사람이라면 추위를 느낄 날씨지만 그의 얼굴은 땀으로 범벅이 되어있다.

시간은 어느새 흘러 5시.
남자는 지쳤고, 조금씩 자신의 죽음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5시 14분.
남자는 두려웠다. 그러나 한편으론 편했다. 죽음이란 것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남자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풀린 그의 눈에는 희망이라곤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온통 빨간 숫자로 가득찼던 그의 눈에 이상한 숫자가 보였다.
분명 빨간색이었다. 그러나 마치 네온사인처럼 빨간색으로 깜빡거리는 숫자.
그리고 시간은 5시 15분 1초. 하늘 저 높은 곳에서는 비가 만들어져 그 첫 방울이 내려오기 시작한다.

남자는 그 숫자가 있는 장소로 뛰어갔다. 99.9%의 빨간색과 99.8%의 흰색이 교차하며 마치 네온사인과 같은 것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남자가 그 장소로 뛰어갔을 때 남자는 알았다. 그 곳은 그 노파가 앉아있던 바로 그곳이라고.

남자가 그 장소에 도착했을때 시간은 5시 15분 30초에 가까웠다. 남자는 생각했다.
그가 할 수있는 모든 행동을.
엎드리기, 손들기, 웅크리기, 달리기, 물구나무서기,........수백가지 행동들이 단 몇초만에 그의 눈을 스쳐간다. 그리고 점프. 점프!!!
모든 행동에서 숫자는 99.9%와 99.8%를 왔다 갔다했지만 점프에서 만은 99.8%였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했다. 
점프해서 손들기, PT체조처럼 점프하기, 두손두발로 점프하기 또다시 수백가지 행동들이 그의 눈앞을 스쳐간다.
그리고 어느샌가 그의 시야에 보이는 커다란 트럭들. 그중 한 트럭의 느낌이 이상했다.
그리고 그 트럭은 그 무리에서 빠져나와 그를 향해 돌진하고 있었다. 트럭은 브레이크가 고장나 그를향해 오는 동안 각종물건들을 들이받으며 어느새 유리창은 날라가있었다. 운전수는 노력했지만 마음대로 트럭을 조정할 수 없었다.

그 장면을 단 몇미터 앞에 앞둔 그는 놀라고 두려웠다.
그러나 그는 생각을 멈처지 않았다.

수백가지, 수천가지의 생각을 그는 했다. 그리고 점프해서 의자를 발판삼아 도약하기.
그 행동에서 그는 숫자가 급격하게 줄어드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직 빗방울이땅에 닿지는 않았지만 어느새 빗방울은 높은 빌딩보다 낮은 곳에 위치해있었다. 

그의 눈에 또다시 수백,수천 아니 수만가지의 행동이 보였고 트럭과 그의 사이가 단 2미터 남짓 남았을때 그는 살 수 있는 방법을 알았다.

그는 당장 점프하여, 노파가 앉아있던 의자를 디딤돌 삼아 재도약 했다.
어느새 빗방울은 땅에 다다라 그의 눈에 보였다. 빗방울은 돌진해오는 트럭운전수의 뺨을 적신다. 운전수는 빗방울 하나에 움찔하며 핸들을 돌리고, 부숴진 창문통해 남자의 몸이 통과한다.
트럭안으로 몸이 들어가자 남자는 몸을 움크리며 앞으로 체중을 옮긴다.
트럭은 남자뒤에 있던 벽을 박고서, 찌그러지며 뒤쪽창문은 깨지고, 그곳을 통해 남자의 몸이 나온다.

어느새 빗방울들이 땅을 적시고 남자는 땅에 몸을 부딧치며 유리파편이 박힌체 누워있다.
사람들은 몰려오고 남자의 의식은 흐려진다.

그와중에 남자의 눈에 숫자가 나타난다.
지금 내가 죽을 확률. 99.9% , 90.. 60..30..20..10...
99.9%의 빨간 숫자는 그 수가 점점 줄어들고, 어느새 한자리 수로 바뀐다.

사람들의 웅성거림과 응급차의 요란한 소리를 뒤로하고 남자는 의식을 잃었다.
남자는 응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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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감겨 검게된 화면에서 어느새 빨간 숫자가 나타난다.
응급차에서 죽을 확률 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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