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수를 부리는것도 정도가 있는데, 정부는 국민을 호구로안다. 제도의 개혁은 장단점이 있기마련이고, 큰틀을 맞추려 작은틀들을 살금살금 조이거나 부수는 정책들을 하나둘 꺼내보이면서 작은틀로된 정책들을 포장해'큰틀'을 가린다. 작은틀은 포괄수가제이고 큰틀은 궁극적 영리병원의 확대로 사실상
의료보험체계의붕괴다.
이것은 비약일수있다. 허나, 포괄수가제의 방향성을 아무리짚어봐도 이것이아닌 답은 없다.
작은틀에 쓰이는 합리화는 이러하다. '병원가면 쓸데없는것같은데 이것저것 검사하라고 하죠? 적절한 치료만합리적으로 받을수있도록 각 질병.상해당 치료비의 상한선을 맞추어 드리겠습니다. 쓸데없이 진료비나가는일이 없어질겁니다.' 진료비를 규격화하겠다는것은, 의료행위를 상품으로 매도하는 작태다.
복통을 호소하는 환자가 내원했을시, 의심소견이 보이면 심전도 검사를 한다. 심전도검사의 결과가 정상이면 환자들은 '그것보라. 배가아파서 왔는데 왜 쓸데없이 심전도검사를 했는가' 라고 따질수 있다.
그것이 포괄수가제의 핵심이다.
하지만 심전도 검사없이 단순 내과진료로 끝낸환자가 정동맥이 막혀 심근경색으로 사망해 돌아올것을 상상해 본적이 있는가.
실상은 혈관이 막혔지만, 분산적 통증으로인해, 환자입장에서 극렬한 복통을 느끼는것 또한 심근경색의 징후이다. 환자의 연령,흡연의 유무 환자의 체격, 직계가족내 발병의 유무를 따져 의심소견이 있을시, 심전도검사를 한다.
심근이 폐색되면 사망일수밖에없기에. 환자를 잃을수 없음으로.
하지만 포괄수가제는 의료행위의 바탕이되는 각종 검사들을 사실상 버리라고 하며, 진료비만을 책정해놓았다. 심지어 진료방향과 진료행위를 어떤식으로하든 상관없으니 '단가'를 맞추란다.
이것이 의료행위의 본질에 적합한 일인가.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라. 품목에 단가를 정해놓고 그이상의 가격을 받으면, 즉 어떤옵션을 붙였어도, 단가이상의 금액을 받으면 안된다 라고정해놓는다. 그렇다면 과연 그 물건의 질이 향상될수있는가? 머무르다 이익을 위해 차감되지않겠는가?
그것이 포괄수가제가 '의료행위'를 '상품'으로 단순히 바라보는 작태에 대한 결과일수밖에없다.
의료계의 후퇴다.
정부부처인 보건복지부가 이러고도 국민을 위한 '보건복지'라 감히 칭할수있는가.
포괄수가제는 최선의 의료가 아닌 선택의 의료를 만든다. 의사는 단가에 맞춰 치료를 선택하고 이에 의료의 질은 떨어질것이며, 따라서 환자는 일반병원에 불신하게되고, 일반병원 또한 손해를 볼것이 불 보듯뻔한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내몰것이다. 그병원은, 제도의 제약없이 최적의 진료가 가능할
영리병원.
실비보험을 '파는' 보험사들은 막대한 이익을 누리게 될것이며, 포괄수가제에 의해 일시적 '불입보험료 삭감' 이벤트를 진행할것이 뻔하지만 당장의 크지않은 손실은 상관이 없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