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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잘산거 맞죠. ㅎ
게시물ID : gomin_30373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Alo.ha-?
추천 : 13
조회수 : 498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2/03/18 00:11:18
제겐 빚이 조금 있습니다.
20대 초반에 가족에게서 빚이 생겨 학교며 사람관계며 가릴것 없이 부웅~ 하고 날아갔죠.

결코 평범하지 못한 생활이었습니다.
남들과 똑같은 밥먹고, 비슷한 학교 다니며 평범하게 지내왔던 나날이..
하루 아침에 길바닥에 나앉아 무엇을 먹고 살아야하며, 일은 어떻게 해야할지를 정해야했으니까요.

당시 사귀던 여자친구는 헤어졌고 학교도 그만뒀습니다.
인간관계는 전무하다시피했고, 돈은 계속 벌어야했지요.

그러다 정신을 차려보니 한손에 약을 입으로 털어넣는 자신을 보고 말았습니다.
수면제가 아니면 잠을 못자게 되었더라구요. 

근데요..
갑자긴지.. 왠지.. 그냥 슬퍼지더라구요.

그러다 하염없이 울었습니다. 
얼마나 운지 기억도 않나더라구요. ㅎ

그리곤 얼마가 지났는지 모를만큼 잠을 자버렸는데.. 
핸드폰이 울리더니 사장이 고래고래 소리지르더라구요.
잠결에 들어도 나오지마! 라는 소린 귓가에 맴돌더군요.

그말을 듣곤.. 
참을수 없을만큼 슬퍼지는데 얼굴은 웃음이 나서.. 혼났습니다. 


그렇게 5년이에요. 
일에 치여 돈에 치여 내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시절을 보낸게.. 5년쨉니다.

이제 곧 29살의 6월이 되면.. 가족의 빚은 없어집니다.

모은 돈은...?  없습니다. ㅎ 
따라서 대학 갈 돈도 없지요. ( 사실 가고 싶진 않습니다 )

아르바이트 인생이었기때문에 경력도 없습니다.
일에 치여 살았기때문에 인맥도..? 없죠. ㅎ

막연합니다. ㅎ
그런데.. 요즘은 너무 두근대서 하루가 짧습니다.
 
상황이 가면 갈수록 나이가 먹으면 먹을수록 되게 막막한데..
너무 두근대고 즐겁습니다.

왜 그런지는 잘 몰라요. 
그런거 아실런지 모르겠지만.. 빚 다갚고 나면 막 울고 그럴까요? 대성통곡하면서 나 갚았다고.

나 어떻게든 살아남았다고 울면서.. 막.. 막.. 그럴까요?

나 열심히 했다고.. 정말로 열심히 살았다고.. 
남들보다 두배로 열심히 살았고 남들보다 두배로 안자고 버텼다고 그럴까요?

닥쳐봐야 알겠지만... 사람들앞에서 영화처럼.. 소설처럼.. 그럴까요?

하루에도 수십번 통장을 확인합니다. 
남은 빚을 확인하고, 일을 시작하죠. 그리고 그렇게 하루가 지나갑니다.

그러니까...

나 잘산거 맞죠..?
고졸에 가진 건 아무것도 없는 나지만.. 정말로 난 잘산거 맞죠?

정말.. 잘산거 맞았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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