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쇼미더머니4 열풍이 뜨겁죠?
피타입은 어제 허망하게 탈락했지만
'힙합1세대라면서 가사를 잊어먹다니...'
'거장이라더니 별것도 아니네'
가 평가의 전부가 되길 바라지 않는 마음에
그의 진정성, 선행 하나를 알리고자 합니다.
작년 12월에 피타입이란 한 랩퍼가 공연의 수익금을 뉴스타파에 전하였습니다.
피타입은 2004년 1집 앨범 'heavy bass'를 통해 데뷔했으나, 1990년대 후반부터 랩활동을 시작해 온 랩퍼입니다.
힙합이 차별의 반대, 저항, 반항, 본능의 정서를 중심으로 태동하였던 점을 감안하면
최근의 한국 힙합은 기교는 좋아졌을지언정, 시대정신에선 한걸음 물러서있는 듯한 인상입니다. (미국이라고 별반 다르진 않겠지만...)
제한적인 표현만 허용되는 시대에 살고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지만.
제가 힙합에 빠져들었던 것도 기교보단 그것이 주는 메세지였습니다.
힙합이란 상업적인 대중문화, 서민들의 현실, 폭력적인 사회 정치 속에서 느껴지는 정서들을 담아낼 수 있는 또 하나의 예술.
그래서 조금은 힙합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피타입의 쇼미더머니 등장에 열광한 매니아들의 입장을 제가 다 대변할 수는 없겠지만,
쇼미더머니4의 주제는 3와 별로 다르지 않게 '언더vs아이돌'입니다.
이게 틀렸다라기 보단, 이런 대립을 계속 힙합의 주제로 양산해내는게 좀 싫었었고,
민상토론 무한도전 초인시대 실종느와르 등등 폐지 제재속에서 갈증이 났습니다.
그 갈증이 피타입의 등장으로 약간이라도 해소되지 않을까, 이게 그를 좋아했던 팬들의 입장이 아니었나 합니다.
그렇다고 피타입이 노골적이고 직설적으로 사회비판의식을 드러낸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것보단 그의 철학적 사고 자체가 힙합씬에 균형을 가져왔다고 생각합니다.
어쨌거나 대리만족을 주는 랩퍼가 허탈하게 탈락하여 좀 아쉽게 됐네요.
와 '시사' '삶' '사회' '예술' 이라는 담론으로 이어질만한 '다크'한 분위기의
한국힙합 작품들을 몇개 링크해 보았습니다.
m&a - everything changes(feat. red roc)
이 리스트는 그냥 짤처럼 봐주시고, 하고자하는 말은
어제 광탈?한 피타입이 그렇게 아무것도 아닌? 뮤지션이 절대 아니라는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