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개빠지고 와서 유행은 지났지만 다시 씁니다! 한화를 한 화 한 화 정성들여 쓰겠습니다. 한화가 실제와는 다르게...음 실제와 얼마나 다른지는 모르겠지만 실제와는 다르게 조금 더 글러먹은 팀으로 묘사되어있습니다. "아무리 우리 한화가 바보지만 저 정도로 바보는 아니야!" 하는 팬 분들이 계시겠지만, 본 소설은 어디까지나 픽션이며 일부 이미지, 현황, 역사 정도만 참고하였음을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표지는 [출처]글의 오별빛멜로디님 일러, 무민코 님이 옮긴 표지를 사용하였습니다 [한화가 꼴찌 탈출을 위해 여동생을 스카웃해 갔다] 프롤로그
======================================================================== [1번타자타석에들어섭니다.] 화장실에서동생의머리를진지하게고민하던사이, 경기는시작되었다. 대전상대는무려삼성. 대구와대전, 단한글자차이지만리그성적은 최상위와최하위로극과극이다. 절대이길수없는경기. 야구에서동리그에소속된팀이라면절대이길수없는경기는없다고들말하지만 현실적으로보자면가능성이희박한것은사실이다. [리그첫경기를삼성과한화가치르게되었는데요. 어떻게생각하십니까?] [뭘어떻게생각해요.] [협조적으로해설을할생각은없나요?] [어린노모와다늙었다고누워만있는곰같은자식이있는데열심히해야겠죠....] 조금더늙어보이는빡빡머리가깊게한숨을내쉬었다. 어린노모와늙은자식의아스트랄한조합은아무도신경쓰지않는듯해설은계속진행되었다. 아니, 이게해설이라고할수있는걸까. [집이싫으신가봐요?] [자식이라는건매일매일누워만있고...어머니는젊어서이리저리쏘다니고...] [애가몇살이죠?] [7개월입니다.] [누워만있는게당연하네요.] [당연하다니, 내가 7개월때는...] [쳤습니다! 밀어치는공! 쭉쭉뻗어나갑니다!] 타이밍좋게 1번타자가힘껏공을밀어쳐서펜스근처로가떨어졌다. 누가선공이라고는말하지않았지만, 이론상으로따져본다면맞은쪽이한화, 때린쪽이삼성이라는건모두들알수있을거라고생각한다. 삼성은투수진이 특별히 강한 팀이라고 알려져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타자진이 강한 것도 아니다. 팀의 상징인 사자는 이런 팀의 성정을 잘 보여준다. 그러면 LG는 왜 팀의 상징이 쌍둥이냐고 묻는 사람이 있을 것 같은데, 그건 그냥 여의도 LG 트윈타워에서 비롯한 어른들의 사정이 녹아 있는 이름이다. 별 뜻 없다. [그런데 우리 주인공께서는 뭘 어떻게 하신다는 거죠?] 내 말이 그 말. 주인공이라면서 해설진들 사이에 떡하니 앉아서는 해설을 하는 것도 아니다. 그냥 어느 게임 리그의 해설자처럼 금빛오라를 발산하며 멀뚱멀뚱 앉아있을 뿐이었다. 그 사람이랑 다른 점이 있다면 방긋거리면서 웃고 있다는 점. [시작하자마자 얻어맞는 한화를 보면서도 방긋거리면서 웃는 주인공씨. 과연 해탈의 경지에 다다른 한화 팬 답습니다. 그런데, 아까 강 캐스터도 말했지만 언제 활약하시는 겁니까? 주인공이라면서요?] [거 참 아저씨들 성격들 급하시네요. 제 연봉이 얼마인지 알아요?] [작가가 적어준 바로는...]
"돈? 돈을 받는다고?"
팬질을 좀 유난하게 해서 저 자리에 나와있는 것이라 생각했다. 사실 말이 방송이지 공중파도 아니고, 메이저 케이블 채널도 아니라 편파해설 방송일 뿐이다. 팬질 좀 심하게 하다보면 나올 수 있는 그런 방송이라 그러려니 하고 보았다. 그런데 의외의 말이 튀어나오자 나도 모르게 혼잣말이 튀어나왔다.
[3억...이네요. 뭐 이런 미...ㅊ진한 한화를 살릴 수 있는 유일한 카드세요? 정말요?] "미친."
해설자가 차마 내뱉지 못한 말은 내 입에서 튀어나왔다. 5억? 웬만한 국내 야구선수 4-5명 이상은 합쳐야 나오는 액수이다. 야구를 봤으면 봤지 하지는 않았던 현지다. 그런 현지를 그런 거액을 들여서 영입을 하다니 아래에서 허우적 대던 한화가 드디어 미쳐서 팬덤에게 돈을 쥐어 줌으로서 주술적인 효과를 얻기라도 하려 한 것일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아니겠지만 그걸 제하면 한화가 5억이나 주고 현지를 영입 할 이유따위는 전혀 없다.
[재국 오빠! 이제 고생 끝! 내 학비도 이걸로 끝!] [이야아 소년소녀 가장이었나요. 나도 소년 소녀 가장이었으면 이런 빌어먹을 쥐꼬리만한 급여 받고 캐스터를 하는게 아니라...같은 급여라도 해설자를 하고 있겠지요! 하하하! 암요, PD님. 어우, 바깥 쪽 아이라인이 샤프해지신 것 같네요. 특히 위쪽으로.] [뭐 어차피 이번 회는 글러먹은 것 같으니 집 이야기나 들어볼까요.]
이야기를 하는 도중에 한화는 추가로 2루타 두개를 얻어맞았다. 전광판은 스코어 2:0에 주자 2루, 원 아웃에 투 볼을 기록하고 있었다.
[부모님이...집에 안계세요.] [저런...] [크루즈 타고 여행하느라 집에 오지를 않아요. 고등학생 때는 그래도 생활비로 얼마정도는 붙여주시더니, 대학생이 되자마자 그 마저도 끊어버리더라구요.] TV에서 캐스터와 해설자들이 뜨악한 표정을 짓고있던 말던, 나는 마시던 커피잔의 잔을 잡고 눈물을 뚝 뚝 떨구고 있었다.
"으허엉."
잔을 잡은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전국에 있는 소년 소녀 가장을 모욕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그래도 부모님이 살아계시고, 아주 가끔씩이지만 만날 수도 있으니 그들보다는 객관적으로 행복하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없느니만 못한 것' 과 '실제로 없는 것' 의 차이는 그리 크지 않다는 것도 알아주었으면 한다.
[오빠가 고등학생이 되자마자, 그리고 저는 중학생일 때 였죠.] [딱 아르바이트가 가능해졌을 시기네요.] [그 이야기도 하셨어요. 아르바이트는 가능해 졌으니 혼자 살 수 있을 거라고.] [목적이 여행이셨나요?] [음...아마 그랬던 것 같아요. 처음에는 슬픈듯이 막 안아주고 그러더니 마지막에 그런 말을 꺼내는 거 있죠. 부모님이 연기에 재능이 있다는 걸 그 때 알았죠. 와 진심.]
자식으로서 부모의 전폭적인 지원을 당연하게 여기는 것도 안될일이다. 하지만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자식 중 맏이가 고교생이 되자마자 40 남짓 산 인생에서 여태까지 산 것보다 많은 60년을 즐겨보겠다고 집이고 뭐고 다 팔아버리고 여행을 가다니! 건강만 하다면 오토바이로도 세계를 일주하고도 남을 시간이다.
[어찌됐건! 그런 이야기는 제껴두고 시작해 보겠습니다!] [오오! 드디어 뭔가 시작하는 건가요?] [다음에 커브를 던지고 한화답게 맞은 뒤에, 3루 쪽으로 뻗어서 홈런이 될거에요.]
저게 뭔 개소리일까 하고 생각할 틈도 없이 투수가 공을 던졌다. 그리고 그 개소리는 한 치의 오차도 없이 현실이 되어 TV를 통해 전국으로 방송되었다. 그나저나 1회초에 홈런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