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의 인생이 달려있어요.. 다름이 아니라 제 친오라버니 얘기입니다. 학창시절 뭣모르고 친구따라 사고를 치고는 소년원에 갔었어요. (사고의 자세한 내용은 저도 잘 모르겠네요..)
그 이후 20살 처음 신검을 받을 때 '2급 현역'이 나왔다고 합니다. 그리곤 현장에서 소년원 갔다온 사람 손들어라 → 손 들었음 → 어떠한 서류를 떼어 오라 → 서류 떼어 갔음 → 알았다 는 얘길 듣고 집에 옴 → 그 후 한달 뒤쯤 민방위 통지서가 날라옴 → 4년에 걸쳐 민방위 훈련 다 받음 → 끝.
그리고 일년쯤 지난 시점에서 다시 '공익'으로 '입영통지서'가 날라왔습니다. 정부기관 행정상의 문제임에도 병무청/구청은 서로 책임 미루기에만 급급합니다.
이 시점에서 저희 오빠는 철 없던시절 부모님 속을 썩여가며 살던때를 반성하고 정말 열심히 돈을 벌고, 고맙게도 마음 씀씀이가 고운 언니도 만나 착실한 생활을 했었습니다. (지금도 그 언니와 결혼도 하지 않은 채 둘이 함께 일하면서 돈 모으고 있어요.. 오빠가 어느정도 자리를 잡고 결혼을 하겠다고, 꼭 제대로된 결혼식 해주겠다고 언니와 약속했다네요.) 저도 제 어릴적 사고만 치던 오빠가 너무 미웠었는데, 노력하는 오빠를 보며 참 다행이다 생각했었어요.. 그렇게 오빠가 밑바닦부터 열심히 하면서 어느정도 자리를 잡아가는 시점에 통지서가 다시한번 날라왔어요.
몇달동안 술만 마시고 또다시 방황을 하는것이 눈에 보였습니다. 그리곤 둘이서 도망가듯 어디로 사라지고 일이년 가족에게 연락이 없었어요. 부모님도 저도 다시 입영통지서가 날라왔고, 가지 않으면 병역기피로 교도소에 가야하는 상황이라는걸 몰랐구요.. 전 더욱이 집에서 나와 멀리서 학교를 다니는 상황이라 어머니가 집안 이야기를 잘 안해주셨어요.
참 답답합니다. 오빠 어렸을적 부터 부모님도 오빠도 해병대를 가길 원했어요. 소년원 다녀온 후엔 해병대는 못가지만 아버지가 오빠 위해서 육군이라도 꼭 가길 원하셨구요.. 오빠도 그러길 원했고, 갈 방법이 없을까 병무청과 주변 여기저기 여러번 문의하기도 했었구요.. 가고 싶었지만 그땐 국가가, 군대가 받아주지 않아서 못갔었는데 이제 정말 맘잡고 열심히 사는사람 강제로 오라고 하니 힘없고 잘 모르는 어떤 한 사람의 인생이, 앞으로 살 날이 더 많은 한 사람의 인생이 와르르 무너지게 생겼습니다.. 옆에서 보기에 너무 안타까워요.. 자기는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는데 이제야 사는게 보람있고 행복이 뭔지 알았다며.. 근데 왜 자기에게만 이런일이 생기냐고 죽고싶다는 얘기까지 하더라구요.. 저희오빠 책임져야 할 가정도 있구요.. 지금상황에서 공익 다녀오면 오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해요.. 근데 그게 잘 되리란 보장도 없구요.. 다시 예전의 힘들었던 손가락질 받던 삶으로 돌아가야 할지도 몰라요..
지금현재 병무청에선 처음부터 면제가 나온적이 없다며 공익판정 받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흰 아무런 통보도 받은적이 없고, 민방위 훈련까지 다 마친 상태라하니 해당 구청에다 문의 해보라며 병무청에선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얘기했어요.
제가 취할수있는 방법은 신문고나 국민권인위에 문의, 민원 정도밖에 없네요.. 혹시 다른 방법이 있는지.. 오유분들 혹시 이것과 관련해서 잘 아시는분 짧게나마 댓글로 의견을 남겨주시면 저희에겐 큰 힘이 될거예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요약. - 고등학생때 소년원을 갔다 옴 - 처음 신검에서 2급이 나왔지만, 소년원 갔다 온사람은 서류를 떼오라 함 - 서류를 떼어갔고, 한달 뒤쯤 민방위 훈련 통지서가 날라옴 - 4년동안 민방위 훈련 다 받았는데, 얼마 후 공익 입영통지서가 날라옴 - 병무청과 구청은 책임 전가만 할 뿐 무조건 다시 복무를 해야하며, 하지 않을시 입영기피로 교도소.. - 마음잡고 열심히 살고있던 행은 다시 방황을 시작함. 군대를 가고싶어 했지만 가지 못했던걸 이제와서 다시 오라니 자기에게만 왜 이런 일들이 생기냐며 죽고싶단 극단적인 생각까지 함.. 옆에서 지켜보는 가족들이 더 마음아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