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저기서 추천을 받고 2년전 은하영웅전설을 보기 시작했을 때 이와 관련하여 누군가 인터넷에서 쓴 글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서른살이 넘어 '은.영.전'을 본다면 반드시 후회할 것이다. 진작, 보지 않았다는 사실을."
제법 적지않은 시간을 할애해, 은영전을 다 본 후 저는 그 문장에 적극 동의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다소 유치한 제목과는 달리 이 유장한 애니의 서사에 담긴 역사, 정치, 철학적 문제 의식이 결코 녹록치 않았기 때문입니다.
무능한 지도자가 이끄는 좋은 체제와 유능한 지도자가 이끄는 낡은 체제 사이의 대립
정부의 언론 통제, 군대의 적절한 위치와 기능등. 어지간한 인문학 입문서들 이상입니다.
특별히 주인공 양 웬리는 지금껏 제가 본 문화 예술 주인공 중 가장 매력적인 인물이라고 감히 평가하고 싶습니다.
적극적으로 권해드리며, 제가 나름 정리해본 명대사들을 올려봅니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3회
당신은 지금 어디 있습니까?
- 예? 뭐라고요?
제 약혼자는 조국을 지키기 위해 전장에 나갔다 지금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습니다.
위원장, 당신은 어디 있습니까?
전사를 찬미하는 당신은 어디 있습니까?
- 아가씨...
당신의 가족은 도대체 어디 있습니까?
나는 약혼자를 희생의 제단에 바쳤습니다.
그런데도 국민의 희생을 강조하는 바로 당신의 가족들은 어디 있습니까?
그럴 듯이 들리는 당신의 연설을 당신 스스로 실천하고 있습니까?
: 제시카와 트류니히트
4회
있지 키르히아이스
은하제국은 반란군과 전쟁을 하고 있지?
- 응, 확실히 거의 140년 정도 싸우고 있을거야.
그런데 저들은 도대체 뭘 하고 있지?
전장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는데
마치 소풍을 즐기는 것 같잖아?
- 저 자들은 전쟁 같은 데는 안 나가.
상류 귀족인걸.
즉, 타인의 아픔 따위는 알 바 없다는 거지.
: 로엔그람과 키르히아이스
21회
우리들은 평화를 위한 시민 집회로 여기 있습니다.
그런데 왜 당신들이 들어와서 무기를 휘두르고 있는 거죠?
- 우리는 질서를 회복하기 위해 왔다.
“질서”라구요? 무력으로 “질서”를 잡으려는 당신들은
구국군사회의 일원들이지 않습니까?
우리의 “질서”를 폭력 군대로 방해하는 것이
어떤 종류의 질서라고 생각하는 것인가요?
- 질서가 무엇인지는 우리가 결정한다.
우리는 동맹 연합을 없애 질서를 회복했고 폭도의 법을 없앴다.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이 “질서”다.
거만한 독단이군요!
: 제시카와 크리스챤 대령
22회
우린 뭘 해야 하죠? 적이 옵니다.
- 적? 누가 적인가?
그 녀석이 우리를 자신의 적이라고 하지 않았나?
: 콘라드 폰 모더와 콘라드 린저
(리텐하임 후작이 자신의 목숨을 구하려 아군 수송선을 공격
그 안에 살아남은 부하들이 키르히아히스의 전함을 보고 나눈 대화
리텐하임이 자신을 위해 자신들의 부하를 희생시킨 대가는 그들의 적이 된 것이다.)
너무 그를 탓하지마라 브라운 슈바이크 공작은 병자다
- 병자라고요?
정신적으로.
그것은 500년 전통을 가진 귀족의 특권이라는 병이다.
사실이다.
다르게 생각하면 어쩌면 공작역시 피해자이지
만약 그가 100년 전에 살았다면...
그는 운이 없는 사람이지.
- 정말로. 브라운 슈바이크 공작은 운이 없군.
하지만 우리의 미래는 그의 손에 달렸는데...
왜 우리까지 불행해야 하지?
: 메르카츠 제독과 그의 부관
24회
얀 제독... 우리는 은하 제국의 독재 체제를 깨뜨릴려고 노력했다.
당신이 우리를 제국의 압잡이처럼 조작했다.
하지만, 당신은 누가 제국의 독재가 계속되게 도와줬는지 기억해야 할 것이다!
- 난 독재자는 사람들에게 선택되어 지지 않고
힘에 의해 규칙을 정하고, 사람들의 자유를 강탈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당신들이 하이네센에 한 것이다.
당신들은 독재자다 그렇지 않은가?
아니다!
우리는 개인의 힘을 추구하지 않았다!
정치 타락을 끝낼 다른 방법이 없었다!
- 정치 타락은 정치가가 뇌물을 받는 것만을 의미하는게 아니다.
그것은 단지 정치가 개인의 타락일 뿐이다.
정치타락 이란 건 사람들이 정치가의 뇌물 수수를 말할 자유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당신들은 자유로운 발언을 금지시켰다.
이것 하나만으로도 당신들은 전제 제국정치나 동맹 정치를 비판할 수 없다.
: 에반스 대령과 양 웬리
25회
라인하르트님이 제국의 패권을 추구하시는 것은 골덴바움 왕조에선 찾아볼 수 없는
공정함을 가짐으로써만 그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해 왔습니다.
- 그건 말하지 않아도 알아
500년간의 대귀족들의 잘못을 청산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거기에는 유혈도 감내하지 않을 수 없을 줄 압니다.
하지만 민중을 희생양으로 삼아서는 안 됩니다.
라인하르트님이 세우시는 새로운 체제는 민중을 기반으로 삼아 확립되는 것입니다.
그런 민중을 희생양으로 삼는 것은 자신의 무덤을 파는 것과 같습니다.
- 나도 그걸 알고 있다.
내전은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빨리 끝났다.
결과적으로 희생도 그만큼 적었다.
전략적으로, 정치적으로 그건 불가피했어.
라인하르트 님.
만일 대귀족들이 상대였다면 어떤 방식을 쓰셔도 부끄러우실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민중을 희생양으로 삼으신 것은 피로 얼룩질 뿐입니다.
어떻게든 정당화 시키려하셔도, 그 얼룩은 지워지지 않습니다.
라인하르트 님, 한 순간의 이익에 그칠 일이란 것을 아셨으면서 왜 묵인하셨습니까?
- 설교는 듣고 싶지 않아!
키르히아이스, 이 일에 대해 언제 너의 의견을 구했나?
너는 내가 네 의견을 구했을 때에 한해 대답하면 되는 거야
아닙니다. 그런 일은 없으셨습니다.
- 그렇다. 너는 내가 요구할 때만 대답해 주면 되는 거야.
이미 끝난 일이다.
하지만, 라인하르트 님...
단순한 정치적 이유로 민중을 희생하게 하신다면 루돌프 폰 골덴바움과 무슨 차이가 있습니까?
: 키르히아이스와 라인하르트
26 회
그 땐 위험했어.
- 네?
트류니히트와 악수했을 때 말이야. 그 남자는 이번에도 상처를 입지 않았어.
암리츠어 전투 때도 그랬지. 자기가 폭풍을 일으켜 놓고서는 막상 폭풍이 밀어닥치면
몸을 움츠리고 자신은 결코 상처를 입지 않은 채 보다 강력한 권력을 손에 쥐고 있었던거야.
그렇게 생각하니까 이루 말할 수 없는 공포에 휩 쌓이는거야.
그리곤 이렇게 생각을 했지. 이런 사람에게 권력을 맡기는 민주주의란 도대체 무언인가? 라고 말이야.
내 자신에게 도리어 오싹했어. 은하제국을 일으킨 루돌프나 일전의 구국군사회의 무리들도
계속 그렇게 생각한 끝에 이걸 구출할 수 있는 건 자신 밖에 없다고 생각한거야.
너무 역설적이지만 루돌프가 잔악한 전제정치를 펴나 갔던 것은 전 인류에 대한 그의 사명감이었던 거야.
: 양 웬리와 율리안.
31 회
의장 각하의 견해는 소관과는 다른 것 같습니다.
국가가 세포 분열하여 개인이 되는 것이 아니고,
주체적인 의지를 가진 개인들이 모여 국가를 구성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원리입니다.
민주사회라면 누가 주인이며 누가 누구를 따라야 함은 자명해지지 않습니까?
- 자명해진다고? 나와 귀관의 견해는 다른 것 같소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요. 누구도 혼자 살 수 없으며, 때문에 인간에게 있어 국가란 불가결의 가치를 갖고 있소이다.,
과연 그럴까요?
인간은 국가 없이도 살 수 있지만 국가는 인간 없이는 성립되지 않을 텐데요.
- 이거 정말 놀랍소이다.
이제보니 귀관은 과격한 무정부주의자 이시군
아닙니다. 저는 채식주의자입니다.
그러나 먹음직스러운 고기 요리를 보면 곧 계율을 파괴하는 습성도 함께 지니고 있지요.
: 사문회에서 양 웬리와 국방위원장 네그로폰티
32회
자네도 에드워즈 의원에 대해 알고 있지?
쿠데타 후 전쟁 반대 단체를 제시카 에드워즈 의원이 설립했지.
그 단체는 자체 조사를 근거로 징병 문제를 공개하지 않는 것에 대하여 제안서를 제출했다네 그 내용에는 정재계 주요 인사의 자제중 복무자는 15%에 불과하고 그 중 전선으로 보내진 것은 겨우 1%에 불과하다는 내용이었지. 그 위원회는 정부에 공개 질문서를 제출했지만 트류니히트파는 그것을 묵살해 버렸네. 그리고 기자들도 전혀 그것을 보도하지 않았고.
- 그럴 리가...
아직 최악의 상황이 온 것은 아니었다네.
에드워즈 원회의 멤버들이 시가 행진을 했고
그것이 합법적인 시위임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와서 그들을 진압했네.
경찰들이 온 후에는 우국기사단이 공격해 왔네. 여자와 아이들에게 까지도...
경찰도 단지 그 광경을 멀리서 지켜보기만 했네.
우국기사단이 철수한 후 피해자인 그 위원회의 멤버 전원을 경찰이 체포했네. 폭동죄로.
- 그 정도 일줄은...
그렇다네. 다음날 메스컴이 그 일을 보도했는데,
그것은 단지 경찰의 체포 성명 이었다네.
- 저는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상황이 점점 안 좋아지고 있다는 말씀이시군요.
하지만 지금은 이해가 갑니다. 제가 말씀드린 것을 왜 그만 두라고 하시는 지도요.
이것이 민주 국가의 슬픈 현실이지. 자네가 비난 받을 일이 아니야.
: 뷰코크 제독과 그린힐 대위
제독, 그대는 능력있고 아직 젊소이다.
그래서 전쟁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소이다.
알았소? 자유와 평화에 대한 감각의 결여는 사람을 후퇴시키오.
사람에게 활력을 주는 것이 전쟁이지요.
전쟁은 문화의 발달을 가속화시키고 인류의 정신을 한층 단련시키오.
평화와 자유가 너무 오래 지속되면 그 활력성이 감소돼서 세기말이 오게 되오.
귀관의 역사관으로는 그것을 증명할 수 없소이다.
- 아주 기발하신 생각이군요.
전쟁으로 생명과 가족을 잃지 않은 사람은 그것을 믿을지도 모르지요.
전쟁을 이용하여, 타인의 희생으로 자기 이익을 취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겐 매력적인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 있지도 않은 조국애를 내세워 남을 기만하는 사람들에게도 전쟁이란 아름다운 것이겠죠.
귀관은 우리들의 조국애가 거짓이라고 말하는 건가?
- 그렇게 조국의 방위나 국가의 존립을 위해 불가피하게 희생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다면 남에게 명령하기 전에 스스로 전선에 나가 모범을 보이는 게 어떻겠습니까 ?
인류에게 가장 비겁하고 수치스러운 행동이 무엇입니까 ?
권력을 가진 사람, 권력을 얻고자 하는 사람들이 자기들은 안전한 장소에서 호의호식하면서 타인들에게 애국심이나 희생정신을 강요하여 전장으로 밀어넣는 것이 바로 그런 짓이 아닐까요?
우주의 평화를 원한다면 제국과 무익한 싸움을 하기보다는
먼저 몸 안에 기생하고 있는 악질적인 기생충부터 제거해야 합니다.
: 사문회에서 사문 위원과 양 웬리
33 회
각하는 제국과의 공존을 바라는 계시는 겁니까?
- 어찌되건 전쟁이 끝나면 좋다고 생각하고 있어.
특별히 전 인류가 단일국가로 있을 필요도 없지.
동맹과 제국이 평화공존하고 있어도 그다지 상관없어.
전제국가로 말입니까?
- 전제정치 자체는 절대 악이 아니야.
단지 정치의 한 가지 형태에 지나지 않는 거야.
요는 그것을 얼마나 사회를 위한 방향으로 운영해 나가느냐 하는 거야.
로엔그람공은 고효율에 공평한 전제정치를 펼치고 있어.
현재도 제국은 그런 방향으로 개혁되고 있고
실제로 정치개혁을 과감하게 이끌어 나가는 쪽은 민주주의 보다 전제 정치 쪽이야.
확실히 그렇군요.
- 하지만 전제정치에 의해 인류가 통일되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생각해.
왜죠?
- 예를 들면 로엔그람공에게는 그런 역량이 있을지도 몰라.
허나 그의 자손은? 그의 후계자는?
언제나 명군이 배출된다고는 정해져있지 않아.;
오히려 그와 같은 존재는 몇 세기에 한명정도의 기적같은 거야.
그런 개인의 능력에 전 인류의 미래를 맡길 수는 없다고 생각하는 거지.
: 그린힐 대위와 양 웬리
35회
유리안.. 그다지 격에 안맞는 얘기는 하고 싶지 않지만
니가 군인이 되고 싶다면 잊어버리지 않았으면 하는게 있어.
군대는 폭력기관이며 폭력에는 두 종류가 있다는 거다.
- 좋은 폭력과 나쁜 폭력?
아니, 그게 아냐.
지배하고 억압하기 위한 폭력과 해방의 수단으로서의 폭력이다.
국가의 군대라는 건.. 본질적으로 전자에 해당하는 조직이다.
유감스런 일이지만 역사가 그걸 증명하고 있어.
권력자와 시민이 대립했을 때 군대가 시민 편에 섰던 예는 적지.
그렇기는커녕 과거 몇몇의 국가에선 군대 그 자체가
권력기구화해서 폭력적으로 시민을 지배하기까지 했다.
작년에도 그렇게 하려다 실패한 녀석들이 있다.
- 그렇지만 제독님도 군인이지만 거기에 반대하셨잖아요.
저는 제독님같은 군인이 되고 싶어요.
하다못해 마음만이라도..
어이어이! 그건 곤란해.
내 마음이 군대엔 없다는 걸 넌 잘 알고 있을거 아냐.
- 역사연구..인가요?
그래. '펜은 칼보다 강하다.'
이건 진리 따위 그다지 없는 인간사회에서 얼마 안 되는 예외의 하나야.
루돌프대제를 칼로는 쓰러뜨리지 못했다. 그러나 우리들은 그의 악행을 알고 있어.
그건 펜의 힘이야. 펜은 몇백년전의 독재자나
몇 천년전 옛날의 폭군까지도 고발할 수 있지.
- 네. 그러나 그건 결국 과거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 뿐이잖아요.
과거..인가.. 알겠나 유리안.
인류의 역사가 계속 이어진다고 한다면 과거라는 건 무한하게 계속 쌓여간다.
역사라는 건 과거의 기록일 뿐만 아니라
문명이 현재까지도 계속 이어지고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현재의 문명은 과거의 역사의 집적위에 서 있는 거다.
알겠나?
- 네
생물은 자손에 유전자를 전하는 것 외에는
긴 시간의 흐름 속에 자신의 존재를 주장할 수가 없어.
그러나 인간만이 역사를 가지고 있다.
역사를 가진다는 것 만이 인류를
다른 생물들과 다른 존재로 만들어 주는거지.
때문에 나는 역사가가 되고 싶었던 거야.
첫 단추를 잘못 채운 바람에 이런 꼴이 된거야.
- 그치만 역사를 만드는 사람이 없다면
역사를 쓰는 사람의 존재가치도 사라지지 않나요?
: 양 웬리와 율리안
39회
그보다 너한테 좀 묻고 싶은데..
이대로 간다면 우리들은 아무래도
로엔그람공과 사활을 걸고 싸우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데..
그 로엔그람공은 과연 악의 화신일까..?
- 네? 저.. 그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요..
그야 그렇지. 악의 원흉 따위 3류 텔레비젼 드라마속에서밖에 존재하지 않아
오히려 악이라고 한다면 이번에 동맹은 제국의 구체제파와 손을 잡았어.
적어도 역사를 역전시키려는 쪽에 가담했다고 할 수 있지.
공정한 역사가는 우리들이야말로
악의 진영이라고 분류할른지도 몰라..
- 설마 그런 일이..
그런 관점도 역사에는 있다는 거지..
그래도 인간은 자기가 악하다는 인식에도 견딜 수 있을 만큼 강하지는 않지
때문에 각자 나름대로의 정의를 믿고 타인에게 강요하려고 싸우는 것이다.
- ‘절대적인 정의’ 따위는 없다'는 건가요?
그래. 그러니 유리안.
니가 페잔에 가서 그들의 정의와 우리가 말하는 정의를 차이를 직접 보고 듣게 된다면
그건 아마도 너한테 마이너스가 되지는 않을거야.
거기다 비교한다면 국가의 흥망 따위는 대단한 의미따윈 없어.
정말이야 이건.
- 자유행성동맹의 흥망이라도 말인가요?
그렇지..내가 연금을 받는 동안에는 버텨줬으면 하지만 말야..
그러나 역사적 의의에서 얘기한다면,
자유행성동맹은 루돌프 폰 골덴바움의 정치사상에 대한 안티테제로서 탄생한거야.
- 네.
전제에 대한 입헌정. 비관용적인 권위주의에 대한 개혁적인 민주주의
뭐 그런 것들을 주장하며 실천해 왔다고 하지만..
루돌프적인 것들이 로엔그람공의 손에 의해 일소된다면
굳이 동맹이 존속해야 할 이유도 없어지지.
유리안. 사람이 반드시 죽는 것처럼 국가도 영원토록 불멸하는 존재는 아니야.
국가라는 건 단순한 도구에 지나지 않는거야.
이 정도 만이라도 잊지않고 있다면 아마도 제정신을 갖고 살아갈 수 있겠지..
: 양웬리와 유리안
제 40회
사회적 활력을 잃어 사회생활이나 문화는 쇠퇴일로의 길을 걸었다.
사람들은 무기력화 되어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마약, 술, 성적 남행과 신비주의에 빠지는 사람들이 속출했다. 혹은 스피드나 폭력으로 자극을 구해 사고나 범죄가 격증하고 이에 반비례해 검거비율은 저하되었다. 생명을 경시하고 모랄을 조소하는 경향이 날이 갈수록 심해질 뿐이었다.
이러한 경향에 하나의 영향을 끼친 것은 지구통일 후 종교의 영향력이 현저하게 저하된 것에 있지 않은가라는 의견이 있습니다. '13일 전쟁'과 그 후의 '90년 전쟁'이라고 하는 말세적, 세기말적 상황에 있어서도 결국 구세주는 나타나지 않고 신의 재림도 없어 구원해 줄 절대자 따위 없다는 인식만이 남았던 것입니다.
연방의 황금시대에는 여러 종교들이 스스로의 힘을 갖고 적극성의 근원이 되어 있었습니다만 사회침체기가 되어서는 반대로 구원에의 절망감을 안겨줬다고 할 수 있습니다.이러한 사태를 우려한 사람들은 물론 많이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그러한 사람들의 인류사회의 증상에 근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하는 인식에는 잘못이 없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들이 실수한 것은 민주공화정 자정작용의 채택을 통한 회복이라고 하는 장기요법이 아닌, 속공성을 추구해 극심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는 극약을 선택했다는 것입니다. 즉 독재정치라고 하는 극약이었던 것이다.
루돌프의 대두는 민중이라고 하는 것이 근본적으로 자주적인 행동과 그에 따르는 책임 부담보다도 명령과 복종, 그에 따르는 책임면제를 선호한다고 하는 예증이라고 할 수 있겠죠. 루돌프가 황제가 되었을 때, 분개를 금할 수 없었던 사람들보다도 쾌재를 부른 사람들이 훨씬 다수파였습니다. 루돌프가 황제가 되기를 바란 것은 다름 아닌 민중들이었다.
: 역사학자
제 45회
전 때때로 이런 생각이 듭니다.
재작년 쿠데타가 성공했더라면 훨씬 좋았을 거라는..
그랬다면 국방태세강화가 효율적으로 실행되었을른지도 모릅니다.
- 그리하여 제국의 전제주의와 동맹의 군사독재정권이 패권을 다투게 되는 건가?
암울하게 생각되지 않는가?
예. 그건 확실히 그렇습니다.
- 난.. 제국의 비민주적 정치태세에 대항한다고 하는 구실로
동맹의 태세까지도 비민주화되는 걸 용인할 수는 없네.
동맹은 독재국이 되어서 존속되기 보다는
민주국가로서 멸망해야 할 것이네. 내가 꽤나 과격한 말을 한 거 같구만.
허나 실제로 건국이념과 시민의 생명이 지켜질 수 없다면
국가가 존속해야 할 이유따윈 사라지는 거라네.
그렇기에 나는 이념과 시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 싸우려 하는 거라네.
: 뷰코크 제독과 그의 부관
제 69회
하지만 그건 좋지만 하나 확실히 하고 싶은 게 있어.
이 사이 들은 것이지만, 자네 정말 진심으로 카이저 라인하르트를 타도할 의지가 있나?
카이저 라인하르트는 지금까지 실정을 범하지 않았고
그 기략과 무력은 전 우주를 통일하는데 부족치 않아.
그를 타도한 뒤에 사태가 좋게 흘러갈 보장이 있나, 양?
- 없어.
솔직하군. 뭐, 그렇다고 해도 지금 자네가 혼자서 아무리 노력한다고 해도
한 번 쇠약해진 민주공화제가 건강하게 재생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아.
그래도 좋은 건가?
- 그럴지도 몰라. 하지만 언젠가 시든다고 해서 씨를 뿌리지 않으면 풀도 나지 않아.
언젠가 배고파지리라고 해서 식사를 하지 않을 수는 없지. 그렇지, 보리스?
뭐, 시시한 비유이지만 그건 그렇군.
- 구 은하연방이 루돌프 폰 골덴바움의 찬탈로 멸망한 이후,
알레 하이네센의 출현까지 2세기가 경과했어.
일단 민주공화정치의 뿌리가 파헤쳐지면 부활은 힘들거야.
어차피 몇 세기가 걸릴 일이라 해도 다음 세대의 부담을 줄여주고 싶어.
: 코네프와 양 웬리
제 72회
카이저 라인하르트 폐하,
나는 당신의 재능과 기량을 크게 평가할 생각이다.
손자를 갖는다면 당신 같은 인물을 가지고 싶다.
하지만 당신의 신하는 될 수 없다.
양 웬리도 당신의 친구는 될 수 있으나 역시 신하는 될 수 없다.
타인의 일이지만 보장해도 좋을 것이다.
왜냐하면, 잘난 척해서 말하면
민주주의는 대등한 친구를 만드는 사상이지 군신을 만드는 사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좋은 친구를 갖고 싶고 누군가에 대해 좋은 친구가 되고 싶다.
하지만 좋은 주군이나 좋은 신하는 원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나와 당신은 같은 깃발을 받드는 게 불가능했던 것이다.
호의에는 감사하나 이제 와서 이제 와서 이런 노인이 필요 없을 것이다.
민주주의에 건배!
: 뷰코크 제독.
제 73회
그럴수록...
카이저 라인하르트가 명군일수록 그는 민주공화제 최대의 적이야.
: 양웬리
제 74회
카이저의 전제 정권과 타협하는 겁니까?
민주주의의 투사인 양 제독의 말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군요.
- 다양한 정치적 가치관의 공존이야말로 민주주의의 진수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 닥터 롬스키와, 양 웬리
전제는 변혁을 이끌기에는 효율적이기 그지없는 체제군요.
- 한편 민주주의는 멀리 돌아가는거지. 멀리 돌아가는데 질린 민중들은 말하는거야.
'위대한 정치가에게 거대한 권한을 주어 개혁을 추진시켜라.' 라고.
민중은 언제나 전제자를 원하고 있었던 게 아닐까?
그리고 그들은 지금 그 이상적 전제군주를 만난 것일지도 몰라.
그 황금의 우상과 비교하면 민주주의는 빛바랜 청동 우상이 아닐까?
아니, 틀려. 율리안, 우리는 군인이다.
그리고 민주공화제도는 종종 총구에서 시작된다.
하지만 군사력은 민주정치를 낳는다고 해도
그 공적을 자랑하는 것은 용납되지 않는다.
그건 불공정한 게 아니야.
왜냐하면 민주주의는 힘있는 자의 희생에 진수가 있기 때문이다.
강자의 희생을 효율적으로 제도화시킨 것이 민주주의야.
그리고 군대야말로 희생이 무엇보다도 필요해.
자기 자신을 기본적으로 부정하는 정치체제를 위해 싸운다.
그런 모순된 구조를 민주주의의 군대는 수용하지 않으면 안된다.
군대가 정부에 요구할 수 있는 건 단지 연금과 유급휴가 정도야.
즉 노동자로서의 권리 그 이상은 용납되지 않아.
: 율리안과 양 웬리
제 82회
피가 많이 흐르는군.
뭐 내가 지금까지 흘리게 한 양에 비하면 적은 거겠지만.
이런 곳에서 내가 죽을 수는 없어.
기묘하군.
피가 이 정도 쏟아졌으면 체중은 감소할텐데...
왜 이렇게 몸이 무거운 거야...
이거 자세가 나쁘군...
이런 이런, 기적의 양이 피투성이 양이 되어 버렸어.
미안, 프레데리커.
미안, 율리안.
미안, 모두...
- 양 제독!
우주력 800년 6월 1일 2시 55분,
양 웬리의 시간은 33세로 정지했다.
: 양 웬리의 마지막 대사, 유리안, 그리고 나레이션
제 97회
각하, 트리스탄은 손상이 심해 항행에 무리가 있습니다.
병원선이 아니라도 다른 함으로 자리를 옮겨 주십시오.
- 뮬러가 기함을 바꾸고도 칭찬을 받은 것은
격전 속에서도 지휘를 계속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도망치는 자가 기함마저 버린다면
오스카 폰 로이엔탈의 이름은 겁쟁이의 대명사가 될 것이다.
로이엔탈 원수는 죽는 순간까지 로이엔탈 원수 이외의 누구도 아니었다.
특히 주위 사람들이 특히 존경하는
명철한 이성과 강한 자존심이 마지막까지 사라지는 일이 없었다.
: 로이엔탈과 그의 참모, 그리고 나레이션
제 105회
나는 이 사람들의 추억을 떠올리고 싶지 않아.
이 사람들과 함께 추억을 떠올리고 싶고, 그것을 위해서라도...
: 유리안 민츠
제 107회
싸움에 앞서 경들에게 다시 말해 두겠다.
골덴바움 왕조의 과거는 모르겠으나,
로엔그람 왕조가 있는 이상 은하제국의 군대는
황제가 반드시 진두에 선다!
짐의 아들을 포함 로엔그람 왕조의 황제는
병사들의 등 뒤에 숨어 안전한 궁궐에서 전쟁을 지휘치 않는다!
경들에게 서약하겠다.
비겁한 자가 로엔그람 왕조에서 지존의 자리에 앉는 일은 절대 없으리라고!
: 라인하르트
제 108회
좋은 경치다.
뭔가를 올려다보며 죽는 것은 취미가 아니야.
월터 폰 쉔코프 37세. 죽음에 임해 한마디 남긴다.
내 묘비에 이름은 필요 없다.
그저 미녀의 눈물만이 내 영혼을 쉬게 하리라.
아무래도 지금은 좋은 시상이 떠오르지 않는군.
아텐보로 같은 애송이에게 대필을 맡겨야 하는 건가.
그래, 그 아가씨다. 로잘리안 폰 크로이첼이라고 했어.
로자라고 불러달라고 했었지.
월터 폰 쉔코프가 절명한 정확한 시간은 불명이다.
제국 귀족으로 태어나 어릴 때에 동맹으로 망명하여
두 번 다시 조국을 배신하지 않은 이 자는
37년의 파란의 인생을 끝냈다.
: 쉔코프의 유언과 나레이션
무슨 일이 있어도 무릎을, 무릎을 꿇어서는 안돼.
민주공화주의자는 전제군주에 대해
절대 무릎을 꿇어서는 안되는 거야.
: 유리안 민츠
제 109회
저기, 나 좋아해요?
만약 그러면 고개만 끄덕이지 말고 확실히 말로 해 줘요.
- 좋아해.
민주주의라는 건 멋지네요.
- 어째서?
하지만 하사가 중위에게 명령할 수 있잖아요.
전제정치라면 이렇게는 못할거에요.
: 카린과 유리안
제 110회
꿈을 꾸었습니다, 누님.
안네로제는 라인하르트의 눈동자에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조용하고 부드러운 빛이 감도는 것을 보았다.
그것은 안네로제에게 동생의 죽음을 확신시켰다.
라인하르트는 지금까지 강한 마음을 가지고
자신의 몸을 태우며 싸워온 것은 아니었던가.
라인하르트의 부드러움은 그 심신이 타고 난 하얀 재의 온기 같았다.
- 아직 꿈을 더 꾸고 싶지 않니? 라인하르트.
아니오, 이미 충분히 꾸었습니다.
누구도 본 적이 없는 꿈을 너무나 충분할 만큼.
: 라인하르트와 안네로제
좋은 아이구나, 펠릭스. 앞으로도 알렉과 잘 지내 주렴.
군무상서가 보이지 않는데 그 사람 어디 있는가.
- 군무상서는 급한 사정으로 자리를 떠났습니다.
그래, 그 사람이 하는 일에는 언제나 합당한 이유가 있지.
카이제린. 당신이라면 짐보다 현명히 우주를 통치할 수 있을 거야. 입헌체제로 이행하겠다면 그것도 좋아. 어쨌든 살아남은 자 중에 제일 거대하고 현명한 자가 우주를 지배하면 되는 거야. 만약 알렉산드로 지크프리트가 그런 기량을 갖지 못한다면 로엔그람 왕조를 굳이 존속시킬 필요는 없어. 모든 것은 당신 생각대로 처리해 주면 그 이상 바랄 바가 없어.
우주를 손에 넣으면, 모두...
그것은 신 제국력 3년, 우주력 801년 7월 26일 23시 29분의 일이었다.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은 25세. 그의 치세는 겨우 2년이었다.
- 카이저께서는 병으로 돌아가신 것이 아닙니다.
천명을 다하고 돌아가신 겁니다. 병마에 쓰러지신 것이 아닙니다.
부디 그 점을 모두 잊지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
: 라인하르트의 유언과 카이제린.
“전설이 끝나고 역사가 시작된다.”
외전 1기 1부 1회
이 행성에서의 싸움은 대체 뭐냐!
풍부한 천연자원이 있으니 적에게 넘겨주고 싶지 않다
양측 모두 그렇게 생각해서 상대편이 개발 플랜트를 건설하면, 공격해서 파괴한다. 그 반복이야 전략적 성과는 없어, 무익한 싸움일 뿐이다!
- 말씀대로입니다만 전선인 이상 무훈을 쌓을 기회는 있을테죠
우리의 웅대한 목표를 향한 첫 걸음으로 생각해주십시오
, 키르하이스, 넌 쓰레기 더미에서도
보석을 찾아내고 마는 타입이야
날 만나지 않고,
학교 선생님이 되었다면
학생들의 재능을 이끌어내는
좋은 교사가 됐을지도 모르겠구나
: 라인하르트와 키르히아이스
외전 1기 2부 1회
유전이 모든것을 결정한다고? 어리석긴.
유전적 결정 따위, 본인에게는 아무런 책임도 없다는 소리 아냐.
개인은 개인이다. 유전이나 가문 따위 개인의 능력과는 상관없어.
그런것 따위를 맹신하는 녀석은 보통 지금 가진 것에 만족할줄 밖에 모르는
진정한 의미의 무능한 녀석이다.
선조를 내세우기만 하는 녀석은 지금의 자신에게는 아무것도 내세울게 없는 녀석이다.
나는 그런 녀석들이야말로 경멸해.
: 라인하르트
외전 1기 2부 2회
윗사람이 아랫 사람에게 검소, 검약을 강요할때
솔선해서 그걸 준수한 예 따위 거의 없어.
비만은 나태의 표출이라고 해서 국민의 식생활에 검소를 초래했던 루돌프도
자신은 맛있는 식사와 폭음의 결과 만년에는 통풍(요산성 관절염)으로 고통받았다고 한다.
전 교장도 교장실의 캐비넷에 고급와인과 캐비어를 숨겨 상비하고 있있어.
: 라인하르트
외전 1기 2부 3회
응, 마음에 들지 않아.
라이프아이젠 대령의 고분고분함도, 그것을 인정하지 않으면 안되는 스스로의 처지는
지배당하는 자의 긴요함이 지배자를 우쭐하게해, 통치로부터 긴장을 잃게하는것은 아닐까.
- 라인하르트님의 말씀은 정론이지만, 비약이 조금 심하군요.
그렇겠지. 그의 죄가 아니야. 5세기에 걸쳐 정신구조를 노예화,
아니 가축화 당해버렸기 때문에. 그는 희생자인거야. 탓할 수는 없겠지.
하지만 나는 일방적인 희생을 감수하거나 하진 않겠어.
: 라인하르트와 키르히아이스
외전 1기 2부 4회
자신보다 약한 자, 아니 자신과는 조금 다르다는 것만으로,
그 상대를 차별하고 공격하고 그것에 의해 자신의 우월감을 충족시킨다.
하지만 그것조차 지배당해 차별받는 시스템의 일부로 자리잡고 있는 게 안타까워.
- 꿈이 작은 자들을 경멸하십니까? 라인하르트님.
꿈의 대상은 어쨌건, 약한 녀석은 아니, 약한 것에 만족하는 녀석은 나는 경멸한다.
자신의 정당한 권리를 소중히 하지 않는 자는
타인의 정당한 권리가 침해당할 때에 공범의 역할을 다한다.
그런 녀석들을 좋아하게 될 수 있을 리가 없어.
: 라인하르트와 키르히아이스
외전 1기 3부 2회
나는 그녀에게 구혼했네. 만난 지 1년만이었지.
나를 인생의 동반자로서 생각해 줄 수 없겠는가 하고 용기를 내어 부탁했네만...
- 거절당하신 겁니까?
아니, 틀려, 그렇지 않네. 거절당한게 아냐. 처음부터 무시당했던거지. 남자로서는 말야.
'당신은 좋은 사람이에요'라는 말을 들었을 때, 나는 패배를 깨달았네.
좋은 사람이라는 것 따위, 여자가 남자에게 원하는 것이 아냐.
좋은 사람이란 건 속내를 알아 미지의 매력을 느낄 수 없는 남자에게
동정을 보낼 때의 표현인걸세.
- 그럴까요?
그렇게 생각하는게 옳겠지. 어차피 나는 그녀를 원망하지 않았네.
나를 상처입히지 않으려고 배려해준 것이기 때문이지.
게다가 그녀의 존재 자체가 나의 기쁨이었기 때문일세.
-그 후 결혼은 하지 않으셨습니까?
음...이런 생각이 옳은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사람의 정열에는 일정한 양의 한도가 있어.
나는 요한나에게 그걸 다 소모해 버린 것 같은 생각이 든다네.
아무리 좋은 여성과 결혼해도 그건 나에게 있어 의무를 수행하는 것 밖에 될 수 없겠지.
그래서는 상대에게 큰 실례가 아닌가.
: 카이저링 남작과 키르히아이스
외전 1기 3부 3회
나는... 이전에, 말하는 걸 잊었던 모양일세.
젊음이라는 건 사회적 정의를 구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 것이다. 그걸 말이야.
3년 전, 나는 이미 그 젊음을 잃어버렸었다.
나는, 그저 그녀를 불행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오로지 그것밖에 생각하지 않았었는데 하지만 성의나 애정이란 건
받는 사람에게 있어서 부담밖에 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네.
인생은 초급 수학이 아니야. 방정식처럼 모든 게 해결될 리가 없어.
이만큼의 애정을 바치면 이만큼 결과가 돌아온다.
그런 것이라면, 인생이란 얼마나 단순 명쾌한 것일까...!
중령. 자네가 옳네. 나보다 옳다네!
내가, 3년 전에 진실을 터놓았었다면,
하다못해 그 이후의 사이옥신 중독 환자 발생을 막을 수 있었을텐데!
나는 내 감상을 위해 많은 병사를 희생시켜 버렸다.
그들에게도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손에 넣고 싶은 것도, 지키고 싶은 것도 있었을 텐데!
나는! 구제불능의 나르시스트였다!!
누구 하나, 내 덕에 행복해지지 못했어!
- '이 사람의 바젤 부인에 대한 사랑은, 대가조차 바라지 않는 것이었다.'
'그건. 고귀한 것이라고 해도 되는 것일까?'
'아니면, 그저 단순한 이기주의인 것일까.'
: 카이저링 남작과 키르히아이스.
외전 1기 4부 6회
제12지구의 전사자의 수가 빕니다.
- 그런 끝자릿수에 신경쓰지 말라구 젊은이, 어쨌든 엄청 죽었으니까. 적어도 100만 정도 죽었을테니 그것이 정확하게 백만 한명이라 하더라도 그런 것에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그럼 사자는 숫자에 불과한 것인가?
그것도 끝자리를 문제로 삼지 않아아도 좋을 정도의 숫자였던 것입니까?
- 높으신 분들에게 있어서는 그렇지. 왜 그렇게 열을 내지?
죽은 놈들은 쓰고 버려진 도구에 지나지 않아 우리들 역시 언젠가 그렇게 될거야.
그럼 우리들은 무엇을 위해 싸우고 있는 것인가
전제주의자의 침략으로부터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는 것이 아닌가?
- 아 물론 그를 위한 것이지 우리들은 악마로부터 신을 지키는 정의의 기사다.
그렇지만 제국군의 병사라 하더라도 비슷한 것을 생각하고 있을테고
설령 녀석들이 악마라 하더라도 부모, 형제, 애인이 있을테지
일일이 그런 것들을 생각할 수 없으니까 숫자로서 처리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조만간 너도 이해하게 될 거다.
: 동맹군 무명의 장교들의 대화.
외전 2기 5부 1회
그랜드 카나르는 민간인을 구했다는 의미에서
가치면에서 엘파실의 영웅과 동일하다고 생각됩니다만
그들에게 오늘의 훈장의 수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그랜드 카나르에게는 100개의 훈장보다는
1척의 아군이 필요했다고 생각됩니다만
: 기자와 양 웬리
외전 2기 5부 2회
대답하도록 해. 선각자는 항상 이해되지 않는 것,
이미 일시적인 풍파, 비협력은 논하기에도 모자른다.
영원한 가치를 바라며 소관은 전진하여 미래에 알아줄 자를 원한다 라고 말이야
- 역시 그렇군.
선각자는 반드시 광인이라고 불리던 사람이다.
그렇지만 광인이 모두 선각자는 아니다.
지금 다시 한 번 후퇴 권고를 보내도록
만약 후퇴를 거절한다면 항명죄로 군법회의에 고발한다고
누가 꿈쩍이나 한데.
원래부터 이 작전은 내가 고안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로보스 원수도 나에게 작전의 실행을 맡긴 것이다.
현재 이 승리는 누가 가져온 것인가
누구에게 정의가 있는가 군법회의에서 명백하게 밝히겠다.
: 홀란드 제독과 뷰코크 제독
영웅인가? 그런데 알고 있는가 우람프 제독
영웅이라는 존재에 대해서 재미있는 말을 한 사람이 있는 듯 하다.
영웅 같은 건 술집에 가면 얼마든지 있다. 그 반대로 패자의 치료대에는 한사람도 없다.
뭐 그 정도라는 것이다 라고 말한 것이다.
- 역시 그렇군요. 반론의 여지가 없는 듯 합니다.
그 교묘한 비유가는 도대체 누구입니까?
시트레 원수가 사관학교의 교장을 하고 있을 당시의 나온 말이라 하더군
이름은 뭐라 했던가? 귀관과 같이 동양계의 심플한 이름인데 여하튼 들은 듯 한데.
: 뷰코크와 우람프의 대화 중 “양 웬리”의 말을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