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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영국에서 살고 있는데요... (포괄수가제 이야기)
게시물ID : sisa_20893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오유마킴
추천 : 10
조회수 : 724회
댓글수 : 16개
등록시간 : 2012/06/19 09:54:42
오유를 통해 한국소식 보고 있는 1인입니다.

요즘 포괄수과제가 큰 이야기거리인것 같네요.
제 의사친구들이 포괄수가제에 대해 강한 부정의 글을 페북에 올리면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첨엔 친구들 편들고 반대하는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영국의 의료체계는 한국과 많이 다릅니다.
그리고 영국에서 포괄수가제가 적용되는 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겪은 부분에 비추어서 한국의 많은 분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알려드리고 싶어서 글을 적게 되었습니다.

영국은 NHS라는 국가의료보험이 있습니다.
그냥 전부 무료입니다.
감기부터 시작해서 뇌수술, 암, 심지어 중풍 환자 간병인까지 전부 무료입니다.
(제가 의료인이 아니라 정확한 표현법은 잘 모르겠습니다. 죄송...)

하지만 의료의 질은 분명히 차이가 있습니다.
감기나 작은 질환들은 처리 잘 안해줍니다.
감기걸려서 병원예약하면 감기 다 낳을때쯤으로 예약 잡아줍니다.
예약잡아서 가도 그냥 푹 쉬라고 합니다. 주사 이런거 없습니다.
이를 보고 외국인들은 다 분노합니다. 제대로 치료도 안해준다고...
그런데 영국인들은 다릅니다. 처방해준대로 회사병가내고 집에서 푹 쉽니다.
이런 병가는 병원에서 증명서를 띠어 주지도 않고 띨 필요도 없이 쉴수 있습니다.

대신 교통사고나 암, 정신질환등은 열심히 치료해 줍니다.
경찰과 합동으로 가장 가까운 병원으로 이송하고 바로 치료합니다.
환자 보호자확인 머 드라마에 나오는 그런거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무상치료니 노숙자, 외국인 전부 가리지 않고 치료해 줍니다.

또 한가지 이야기 해야할 것이 임신과 출산입니다.
제 아이가 영국에서 태어났습니다.
계획하지 않은 임신이라 처음에 많이 당황스럽고 와이프와 저 둘다 무지해서 어쩔줄 모르고 있었습니다.
일단 병원에 가서 등록도 처음 하고 임신사실을 알리니 그때부터 주차별로 병원에서 관리를 해 줍니다.
임신중 가능한 질병이나 위험에 대해서 미리 설명해 주고 테스트 해주고...
초음파검사 두번 (12주, 20주) 했습니다.
불행히도 우리 아기는 역아위치여서 제왕절개술을 했습니다. (이것도 무료)
출산 후에도 주별로 월별로 아기와 산모를 집중적으로 관리해 주어서 아무것도 모르는 저희가
돈한푼 들이지 않고 얼마전 첫 돌을 무사히 지낼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임신과 출산, 육아 2년을 지내면서 영국의 의료체계에 대한 믿음을 가지게 되었고 장단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영국의 의료컨셉은 크게 두가지 입니다. 예방의학과 자연치유.
국민건강의 측면에서 예방의학은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
담배를 줄일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과 담배를 피워서 걸린 병을 잘 고쳐주는 것...
언뜻 생각하기에 비슷해 보이지만 실제는 아주 다릅니다.
의료시스템의 방향이 예방의학에 촛점이 맞추어져 있고 그 체계가 효율적으로 돌아간다면
의료에 소요되는 비용이 훨씬 절감되기 때문입니다.

여성들의 유방암, 자궁경부암 검진이나, 비만,음주, 흡연으로 인한 질병등은
정기적인 검사와 예방으로 발병률을 현저하게 줄일수 있기 때문에 
발병후 소요되는 치료비용에 비해서 예방에 소요되는 비용이 훨씬 저렴합니다.

이렇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영국의 병원은 항상 바쁩니다.
조금만 아파도 사람들이 쉽게 병원을 찾기 때문입니다.
처음엔 그런 사람들때문에 내가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한다는 생각에 불합리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내가 NHS의 관리대상이 되어 그 서비스를 경험하고 나니
아무것도 모르고 또 아무것도 없는 사람들도 편하게 동등하게 경험할 수 있는
영국의 의료시스템이 부럽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이를 고려하여 포괄수가제를 연결하여 생각해 본다면,
현재 한국의 의료체계와 개념이 예방의학보다는 치료에 다소 무게가 실려있다고 보았을때
포괄수가제의 시행이 가져올 많은 부작용들이 실제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국민건강증진이 최후의 목적이라고 한다면 전체적인 국가의료의 개념을 다시한번 재고하여
예방의학의 장점과 국민건강보험의 수혜를 늘려서 의료의 사각지대에 있는 국민들역시
평등한 의료서비스를 받을수 있도록 하는 것이 옳지 않은가하는 것이 저의 의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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