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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없는 제목이 없을만한 글.
게시물ID : readers_3052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Limesis
추천 : 2
조회수 : 290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7/12/09 06:2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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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나는 무너져 내릴 곳을 찾지 못해.."

기분좋은 소리와 함께 옅은 회색빛의 하늘에서 내리는 비를 감상하고 있던 나에게 그가 말했다.
그리고서는 굳은 표정으로 나를 응시했다.

"나는 내가 무너져 내릴 곳을 찾지를 못하겠어. 너와 함께 있다 하더라도.."

"그게 무슨 말이야?"

그는 가끔 선문답식의 이야기를 하지만, 이정도로 이해가 안되는 맥락없는 이야기는 한 적이 없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나는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설명해 줄 것을 요구하는 표정을 지었다.

그는 잠시 멈칫하더니 시선을 창밖 아래로 향했다.

"너는 나에게 너의 가장 바닥인 부분까지 내보인 적 있어?"

내 가슴 한켠에서 무언가 욱신거리는게 올라오려고 했다.
그는 내 표정을 읽었는지 숨을 고르고 대화를 이어나갔다.

"물론 그런적이 있었을거야. 그리고 나는 그때 정말 행복했어. 그 일이 있기 이전까지 너는 항상 우리사이에 마음의 장벽을 두고 있었어.
 표정 하나 몸짓 하나까지도, 심지어 우리가 쓰던 언어들 조차도 우리가 마주보고있을 때 각자 상대방의 뒷편에 존재하는 허상을 바라보고
 이야기하는 것 같았어. 하지만, 그 일 이후에 너는 나의 눈을, 영혼을 직시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어. 때문에 나는 네 마음속 깊은 곳에
 존재하는 추례함 조차 기쁘게 받아들이고 사랑하고있어."

"그래? 정말 고마워. 그리고 나도 사랑해~."

이상하게도 그는 항상 진심을 말할 때면 아무런 수식어구 없이 지독히 건조하게 생각을 전달한다.
이야기를 이어나가기 위해 어거지로 붙이는 말들은 마치 학습된 행동이라는 것을 자랑이라도 하듯이 어색하기만 하다.
요령없게시리. 흥! 하지만, 나는 그의 그런 점이 좋다.

나는 지금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까?
아마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얼굴을 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그는 뭔가 꼬인듯한 상을 하고있다.
마치 상갓집에서 얼굴에 만연한 빙구 같은 웃음을 애써 억누느려 하고있는 것 같은 표정이다.
아마, 단 둘이 있을 수 있는 곳 이었다면 정말 좋은 표정을 지엇을 것이다.

그가 나의 눈을 정면으로 응시하며 무척이나 심각한 표정으로 말을 이어나갔다.
나는 직감적으로 이것이 본론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내가 아직 네 위로 부서져 본적이 없다는거야."
"


이 글은 원래 사랑하는 사람들의 감정이 서로 성숙해져 가는 도약의 순간을 담아내려했습니다.
글 속에서 남자는 여성의 가장 추악한 모습까지 받아들이고 사랑하지만, 그는 아직 한번도 여성에게
자신의 밑바닥을 내보인 적이 없습니다. 그것은 그의 원초적인 인간불신에서 기인했을 수도 있고, 혹은 
그녀에게 자신의 완성된 인격을 보여줌으로서 그녀가 자신에게 안전히 기댈 수 있도록 만들어주기 
위함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글에서도 나타나듯이 여성은 어떠한 계기로 자신의 연인을 자신의 상상속에서
가공해 낸 이상적 연인의 대체물로 인식하다가 그를 그 자체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자신을 연인을 직시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그 이후로 남자에게 스스럼 없이 자신을 그 자체 그대로 표현합니다.
이 사건 이후로 남자는 연인을 바라보던 자기 시선이 자신이 만들어내 이상의 연인을 향하고 있었음을 인식하게 되었고,
자신이 이제 바라보고 있는 상대의 본 모습을 자신이 사랑할 수 있고 사람하고 있다는 것에 깊은 안도감과 행복을 느끼게 됩니다.
자신의 마음에 있는 장벽을 인식하고, 그게 없어지지 않았음을 재확인 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그녀에게 포장한 자기만을 보여주었고, 과연 그의 속마음까지 여과없이 그녀에게 전달해도
그녀가 자신을 여전히 사랑 해 줄 수 있을지에 대한 불확신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사람은 모두 다르게 받아들이고 다르게 반응하기 때문에 그녀가 어떤 식으로 반응할 지 모르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그런 불안감을 속으로 쌓아두고만 있었습니다. 한번의 잘못된 흐트러짐으로 인해
그녀의 사랑을 잃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은 남자에게는 너무나도 가혹한 도박이었기 때문입니다.
그 때문에 그는 소심하게도 그녀를 시험하기 보다 언어로 정리된 그녀의 생각을 들어보고자 진심을 담아 
할수 있는 한 최대한 자신의 격류하는 감정을 배제한 채 마치 일상적인 것 인듯 이야기 했습니다.(혹은 하려 했습니다.)

그의 말을 들은 그녀는 이제까지 자신이 생각해왔던 사랑이라는 감정이 아직까지 자신의 입장에서만 이해된 일방의
것이었음을 깨닳고 과거를 잠시 회상하기 시작합니다. 예전부터 그는 한번도 자기를 잃은 적이 없다는 것을
기억하게 됩니다. 그녀는 그가 얼마나 자신을 통제하고있었는지, 왜 그랬었는지 이해하고 감사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의 한마디를 다시 떠올립니다. 부서져 내린다. 
그녀는 이제 그가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깨닳습니다. 
그는 지금 그녀가 남자에게 했던 행위들을 그만의 버전으로 해도 ㅇㄴㄻㅍ.ㅏㅓㅜㄿ미;.당벌프;ㅣ안머,;,ㄹ치ㅏ먼,ㄹ;ㅣㄹㄴ아ㅓㄴ,ㅊㅁ;리

그녀는 예전부터 그가 진심을 말할때 어떤 행동을 하는지 눈치채고 있었고,
그런 그를 여전히 사랑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니, 그의 걱정은 기우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좀 더 두터워진 상호신뢰를 확인하면서 자리를 옮깁니다.


미ㅏ너임나ㅓㅇ ㅣㅏㅓㄴ미ㅕ재ㅑㅜㅍㄷ무패ㅑㅓㅜ.


"커피값 네가 낼래?"

"히잉..아니, 나 돈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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